[로리더] 김지수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제도에 대해 “진정한 문제는 로스쿨 교육만을 받고 변호사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라며 “사교육 없이 로스쿨 수업만 들어도 변호사시험에 붙을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돼야 ‘돈스쿨’이라는 오해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는 박균택ㆍ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11월 11일 오후 2시부터 국회도서관에서 ‘로스쿨 제도의 공익적 개선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로스쿨 출신 4년차 변호사인 김지수 대한변협 대변인은 로스쿨을 경험했던 것과 실무에서 변호사로서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로스쿨 제도 전반의 입시와 학사 운영, 실무 교육 등 전반에 대한 개선에 대한 발제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면서 “바로 법학전문대학원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라고 지목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로스쿨 제도는 이미 16년간 법조인 양성 제도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고, 법조인 양성을 교육을 통해 새롭게 연 것은 법조와 사법개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진정한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질적 신뢰를 회복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로스쿨 입시 제도에서 기회의 평등에는 공감하지만, ‘돈스쿨’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법에는 단순히 장학금을 늘리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실제로 50%에 달하는 재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로스쿨을 다니고 있으며, 17%의 재학생이 전액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로스쿨의 장학금 제도 자체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나아가 장학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학자금 대출이 시중 금리에 비해 굉장히 저렴하게 책정되는 등 금융적으로 보완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장학금을 많이 주는 것으로 로스쿨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진정한 문제는 로스쿨 교육만을 받고 변호사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의과대학과 비교하자면, 의과대학도 연 학비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데, 의대생의 학비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왜냐하면, 의대 교육만 잘 들으면 의사시험을 통과해 의사가 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지수 대변인은 “로스쿨 원생으로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원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은 로스쿨 수업료가 아니라 수업 외로 들어야 하는 학원비 등 사교육비였다”면서 “구체적인 통계는 찾지 못했지만, 의과대학에 비해 로스쿨의 사교육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경험상 변호사시험에 한 번에 붙지 못해 사교육을 어쩔 수 없이 들으면서 생활이 어려웠던 친구도 있었는데, 이들의 경우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정도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들에게 문제가 됐던 것은 로스쿨 수업 자체만으로는 변호사시험에 대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라고 전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지금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대다수의 졸업생 중 사교육을 듣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장학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이미 재정적인 문제가 로스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고, 국가 지원이 확충될 수 없다는 전제에서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늘리기보다 로스쿨 교육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 즉 사교육 없이 로스쿨 수업만 들어도 변호사시험에 붙을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돼야 ‘돈스쿨’이라는 오해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또, 로스쿨 체제에서 많은 재학생이 변호사시험에 종속되면서 교육이 형해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퇴로가 없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재학생은 로스쿨 3학년 때 세 번의 졸업시험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 모든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서야 ‘내가 법학시험에 적성이 없구나’하고, 변호사가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고, 그때는 이미 LEET 시험부터 시작해서 3년간의 기회비용을 모두 쏟은 상태이기 때문에, 변호사가 되지 않는 길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로스쿨에 들어왔다고 해서 모두가 반드시 변호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LEET에 응시해 로스쿨에 입학한 사람들에게 잠재적 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법조유사직역 수준에서 다양한 진로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개인이 변호사가 적성에 맞는지 로스쿨 내에서 제도를 통해 계속 확인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지수 대변인은 “로스쿨 3학년 마지막에 겪는 졸업시험에서야 자신의 법학 적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로스쿨 제도 자체에서 끊임없는 시험과 유급 제도를 통해 학생에게 퇴로를 찾을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책포럼 주제발표는 김수영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와 김기원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 양천수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법학적성평가연구원장)가 참여해 로스쿨 교육과정의 내실화 등 법조인 양성체계의 개선 과제 전반에 대해 짚었다.
지정토론으로는 반형걸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이사), 김지수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구본억 과장(교육부 인재양성지원과), 이동근 과장 (법무부 법조인력과), 김광현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을 비롯해 염형국 변호사(법무법인 DLG 공익인권센터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임상법학교육 실무위원회 위원장), 이범준 박사(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가 참여해 로스쿨 입시 및 교육제도 개편, 장학금 확대, 기초법학 강화, 공익적 실무교육 활성화 등 제도 전반의 개선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좌장은 이선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부이사장)이 맡았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반형걸 변호사 “변호사시험 불합격자 문제, 로스쿨도 고민해야”
- 서울변호사회 김기원 “로스쿨 4년 개편…오탈자 구제방안 마련”
- 서울변호사회 김수영 “로스쿨 ‘한국형 공공부문 학자금 탕감제’ 도입”
- 염형국 변호사 “로스쿨 3년→4년제 개편 고려…학자금 탕감은?”
- 국회입법조사처장 “로스쿨, 적절한 법조인 배출 많은 지혜 필요”
- 이범준 법학박사 ”로스쿨도 직업윤리나 인공지능 활용법 교육해야“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홍대식, ‘법조인 양성’ 로스쿨에 거대 기대
- 박균택, 서울변호사회와 로스쿨 제도 공익적 개선 정책포럼
- 진선미 “로스쿨 교수들도 입학 과정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 아쉬워해”
- 조순열 서울변호사회장 “로스쿨, 법조인 다양성 확대 성과…비판 수용”
- 서울변호사회, 로스쿨 제도 공익적 개선 위한 정책포럼 개최
- ‘로스쿨 3년→4년’ 제안에 교육부 과장의 고민 내용은?
- 양천수 “로스쿨 모든 문제는 변호사시험 종속화…진선미 법안 통과돼야”
- [종합] 로스쿨 짧아 ‘4년’ 개편…변호사시험 불합격자 구제 목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