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연 변호사(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유식 변호사(민변 사법센터 소장)
장서연 변호사(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유식 변호사(민변 사법센터 소장)

[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7일, 국정기획위원회에 30대 개혁과제를 전달하면서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국회와 광화문 앞 광장을 채운 목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별관(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노조법 2ㆍ3조 개정(노란봉투법 제정),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포괄적 차별금지법, 내란종식 특별법 제정 등 30개 과제를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했다.

민변 30대 개혁과제 국정기획위원회 전달 기자회견
민변 30대 개혁과제 국정기획위원회 전달 기자회견

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인 장서연 변호사는 “지난 12월 3일, 내란과 위헌적 계엄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작년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덕분이었다”면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번 사태가 박근혜 정권 탄핵 때와는 달라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고 회상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단순한 정권교체만으로는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윤석열 파면 이후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는 내란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떤 근본적인 개혁과제가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윤석열 파면과 더불어 개혁과제들을 광장에서 함께 외쳤다”고 강조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오늘 제안하는 30대 개혁과제는, 어느 정도 입법 논의의 성숙도를 고려해 당장 입법이 실현 가능한 의제들과, 지난 정부에서 거부권 행사로 입법이 가로막혔던 의제들, 지난 정부에서 인사 횡포로 인해 독립성이 훼손된 국가기관들을 정상화하기 위한 과제들,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의제들과 민변과 시민사회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의제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지난 광장을 돌아보면, 그 안에서는 소수자도 노동자도 농민도, 시민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고 권리를 요구하는데 스스로 안전하다는 느낌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있었다. 이는 분명 두드러지는 사회적 변화였다”면서도 “그렇지만 이런 변화된 광장의 목소리들이 이번 대선국면과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이 됐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국정기획위원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과제로 제시했다.
민변은 국정기획위원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장서연 변호사는 “최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민석 의원의 과거 성소수자 혐오성 발언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 “새로운 정부의 행정부를 총괄 분장하는 국무총리 후보의 인권의식의 후진성도 문제지만,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도 무시하는 태도에 매우 실망스럽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장서연 변호사는 “이는 비단 김민석 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광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분출되었던 목소리 중에는 20, 30 여성들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작 지난 대선국면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변 장서연 변호사는 “이재명의 국민주권정부는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이미 많은 시민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동의강간죄 신설(성폭력법 개정) 촉구 피켓
비동의강간죄 신설(성폭력법 개정) 촉구 피켓

장서연 변호사는 “정작 지난 대선국면에서 지워진 여성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비동의 강간죄’ 신설 등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개혁과제도 국정과제에 포함하길 바란다”면서 “또한,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외국인 혐오 문제를 해결하고, 출신국과 이주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태어날 때 출생을 등록할 수 있는 권리와, 지난 정부에서 후퇴한 학생인권법 등 새로운 정부는 무엇보다 지난 정부에서 후퇴한 인권 의제들에 대한 더 선명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서연 변호사는 “더불어 민변에서 오랫동안 집중해 온 사법개혁, 민생과 노동 과제들도 있다”며 “민변이 제안하는 30대 개혁과제가 이재명 정부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실현이 되도록 민변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복남 민변 회장이 국정기획위원회에 30대 개혁과제를 전달했다.
윤복남 민변 회장이 국정기획위원회에 30대 개혁과제를 전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윤복남 회장은 국정기획위원회에 민변의 개혁과제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고,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를 수령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지훈 민변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았다. 발언자로는 윤복남 민변 회장, 장서연 변호사(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회), 장유식 변호사(민변 사법센터 소장), 김남주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장범식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가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주권자 시민이 염원한다!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광장의 희망이다. 개혁과제 실현하자!”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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