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노조법 2ㆍ3조 개정 운동본부에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신하나 변호사는 18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 김형수 지회장의 고공농성장에서 “한화오션은 거통고지회의 투쟁이 마치 돈 때문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 앞에서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금속노조 거통고지회와 교섭에 나서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화빌딩 앞 CCTV탑 꼭대기에서는 3월 15일부터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이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신하나 변호사는 “3월의 눈은 상서로운 눈이라고 하는데, 지금 고공에 올라가 있는 김형수 지회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안 그래도 높고 좁은, 추운 곳에서 지금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 눈을 다 맞지는 않았을까, 옷은 얼마나 젖었을까 너무나 걱정스러웠다”고 안부를 전하듯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신하나 변호사는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 농성에 나선 이유로 “2024년 단체협약이 해를 넘겨서도 타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노동자들의 빼앗긴 임금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49일간의 단식에 이어서 기어코 노동자는 저 높은 하늘에 매달리게 됐다”고 밝혔다.
신하나 변호사는 “한화오션이 진짜 사장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지도록 오늘 우리는 ‘진짜 사장 하나오션은 금속노조 거통고지회와 교섭에 나서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신하나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는 노조법 2ㆍ3조 개정에 대해서 두 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우리가 거통고지회의 여러 가지 기록을 봤을 때, 갑자기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와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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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나 변호사는 “명태균 그자가 무엇이길래 감히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투쟁에 대해서 함부로 평가하고 정부의 기조를 결정할 수 있단 말이냐”면서 “또, 그의 말 한마디에 강경진압 정책을 정하고 그에 따라 한화오션까지도 부화뇌동한 것에 대해 분노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하나 변호사는 “지금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의 투쟁이 마치 돈 때문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조선하청지회의 사정을 들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사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거통고지회가 김형수 지회장의 고공농성 돌입을 알리며 “상용직 고용확대의 핵심 요구는 상여금 인상이며 하청노동자도 2016년 이전까지는 연간 550%의 상여금을 받았지만, 조선업 불황기에 모두 삭감되어 제로(0)가 됐다”고 밝히자, 한화오션은 “①상여금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 기본급으로 전환했으며, 그 이유는 ②더욱 안정적인 임금 체계를 마련, 합리적인 임금격차 확보와 장기 근속 유도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거통고지회는 18일,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상여금 550% 중 일부(150%)는 그냥 삭감되고, 일부(400%)는 기본급으로 전환하여 삭감됐다”면서 “즉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한 것 역시 내용적으로는 상여금 삭감”이라고 선을 그었다.
거통고지회는 “2023년에 상여금 50% 회복안을 제시한 것도 원청 한화오션이고, 2023년과 2024년에 상여금 50%의 재원을 하청업체에 지급한 것도 원청 한화오션”이라며 “한화오션이 그 요구를 일부 수용해 상여금 인상이 합의된다면, 형식적인 합의는 하청업체와의 단체교섭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하나 변호사는 “상여금과 관련해서 원래 받던 임금이 불황을 이유로 깎였다가 지금 조선업 호황이 다시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깎인 임금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하나 변호사는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들에게) 제안한 임금이 정규직의 80%라고 한다. 그럼 지금까지는 얼마나 낮은 임금을 받았던 것이냐”면서 “이렇게 처우가 안 좋으니까 숙련공이 현장을 떠나고, 그 현장을 미숙련공이 채워 사건ㆍ사고가 늘어나 지금 현장은 한 달에 2명이 죽어나가기도 하는 죽음의 현장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석열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공동의장으로서 10일째 단식 중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선교위원장인 김중연 전도사,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활동가 등이 발언자로 참가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한성규ㆍ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장혜영 정의당 전 국회의원,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김헤진 공동집행위원장, 인권운동공간 활 ‘랑희’ 상임활동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상임활동가, 삼성생명노동조합 강방식 GFC지부장을 비롯해 ‘아무 깃발’을 들고 ‘말벌 동지’들이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김형수 지회장의 농성을 응원했다.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와 지금 당장 교섭하라!”
“나중은 없다. 지금 당장 노조법을 개정하라!”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한화오션이 해결하라!”
“노조 탄압 목적 470억원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하라!”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라!”
“김형수는 땅으로, 윤석열은 감옥으로!”
“연대의 힘으로 한화자본 박살내자!”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