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의 조합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 강인석 부지회장은 18일 “한화오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용자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거통고지회의) 550% 상여금 반환 요구에 이미 지급됐다고 얘기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화빌딩 앞에서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금속노조 거통고지회와 교섭에 나서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화빌딩 앞 CCTV탑 꼭대기에서는 3월 15일부터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이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 신하나 변호사는,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에 나선 이유로 “2024년 단체협약이 해를 넘겨서도 타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노동자들의 빼앗긴 임금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49일간의 단식에 이어서 기어코 노동자는 저 높은 하늘에 매달리게 됐다”고 밝혔다.
하청노동자 당사자로서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거통고지회 강인석 부지회장은 “늘 함께해 주는 깊은 연대에 감사드린다”면서도 “또다시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이런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너무 참담하고 힘이 들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꼭 이길 것이고, 반드시 한화를 무릎 꿇게 만들겠다”는 말로 연대를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왜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하지만, 차라리 생지옥에서 사는 것보다 낮기 때문에 이런 길을 선택한다”며 “작년에 7명의 노동자가 출근했다가 집에 돌아가지 못했고, 올해 초에는 한 명은 한화오션 문 앞에서 교통사고로, 또 한 명은 야간작업하다가 심혈관으로 사망했다”고 한화오션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그때 한화오션은 개인 질병으로 죽은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런 한화오션을 바꾸기 위해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오션은 일요일에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 핵심은 두 가지로, 사용자성 문제를 거론했고, 550% 상여금 반환 요구에 이미 지급됐다고 얘기했다”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5일, 거통고지회가 김형수 지회장의 고공농성 돌입을 알리며 “상용직 고용확대의 핵심 요구는 상여금 인상이며 하청노동자도 2016년 이전까지는 연간 550%의 상여금을 받았지만, 조선업 불황기에 모두 삭감되어 제로(0)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한화오션은 “①상여금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 기본급으로 전환했으며, 그 이유는 ②더욱 안정적인 임금 체계를 마련, 합리적인 임금격차 확보와 장기 근속 유도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이 들어오고 나서 하청노동자들에게 한화오션이 ‘올해 임금 인상은 상여금 50%와 상용직 고용을 확대하고 처우를 개선하자’고 직접 제안했다”면서 “거통고지회는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겨우 1년도 안 됐으니, 이번에는 평화적으로 교섭을 마무리하자고 합의했는데, 이게 무슨 사용자성 운운할 자세냐”면서 따졌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오션은 2023년부터 5년간 정규직 임금의 80%까지 맞춰주겠다고, 우리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저들이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지금 와서 사용자성 운운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너무나 뻔뻔하고 염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또,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들에게 3년간 성과금의 100%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며 “거통고지회는 상여금 300%도 교섭을 평화적으로 타결하기 위해 포기했고, 기존에 지급하던 상여금 50%에 플러스알파에서 조금이라도 진전된 안이 나오면 2024년 교섭을 타결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오션이 사용자성을 운운하는 것에는 또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한화오션 내에 있는 민주노조인 대우조선해양지회, 웰리브노동조합, 거통고조선하청지회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사용자성을 따지기 전에 상여금 50%는 이미 합의에 의해 지급되고 있다”면서 “비록 이름은 상여금은 아니지만, 상생격려금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지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한화오션은 550%의 상여급을 지급했다고 얘기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2017년부터 상여금을 없앤 뒤부터 최저임금 인상분이 상여금을 대체했고, 550% 중 150%는 일방적으로 삭감됐다”고 밝혔다.
거통고지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상여금 550% 중 일부(150%)는 그냥 삭감되고, 일부(400%)는 기본급으로 전환하여 삭감됐다”면서 “즉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한 것 역시 내용적으로는 상여금 삭감”이라고 설명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윤석열과 한화오션은 함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노조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윤석열도 반드시 권좌에서 끌어 내려야 하지만, 민주노조를 유린하는 한화오션의 버르장머리도 한번 고쳐 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석열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공동의장으로서 10일째 단식 중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선교위원장인 김중연 전도사,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활동가 등이 발언자로 참가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한성규ㆍ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장혜영 정의당 전 국회의원,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김헤진 공동집행위원장, 인권운동공간 활 ‘랑희’ 상임활동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상임활동가, 삼성생명노동조합 강방식 GFC지부장을 비롯해 ‘아무 깃발’을 들고 ‘말벌 동지’들이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김형수 지회장의 농성을 응원했다.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와 지금 당장 교섭하라!”
“나중은 없다. 지금 당장 노조법을 개정하라!”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한화오션이 해결하라!”
“노조 탄압 목적 470억원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하라!”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라!”
“김형수는 땅으로, 윤석열은 감옥으로!”
“연대의 힘으로 한화자본 박살내자!”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