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고 당사자인 안미숙 씨(가운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고 당사자인 안미숙 씨(가운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리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지난 3월 13일과 4월 18일 진행된 현대차의 이수기업 집회 폭력사건에 대해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는 17일 “수십 년간의 불법파견 범죄도 모자라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연대자들을 집단으로 폭행한 현대차에 대한 엄벌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자동차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및 고용승계대책위원회,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수기업 비정규직 집단해고 철회와 현대차 불법파견과 구사대 폭력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이수기업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출용 차량이송 업무를 담당하던 사내하청 기업으로, 지난 2020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현대차 수출선적부의 모든 사내1차 하청을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년 4월 4일과 7월 25일, 일부 업체에 대한 불법파견만을 인정했고, 일부 업체 노동자들은 패소했다.

이수기업은 2024년 7월 25일 불법파견이 인정된 업체로, 기자회견 주최 측은 “확정패소 인원이 이수기업 소속으로 재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을 우려해 현대차는 이수기업을 계약 해지하며 노동자 전원을 해고했다”고 주장한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이수기업은 2024년 9월 30일부로 폐업 처리됐고, 노동자들은 10월 1일부로 전원 직장을 잃었다. 이에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3월 13일과 4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특히 주최 측은 “4월 18일 정리해고 200일을 맞아 진행된 투쟁문화제 중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현대차 구사대 500명이 난입해 이수기업 해고자들과 연대 시민들에게 무차별 폭행으로 약 3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는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2024년 10월 1일부터 해고자가 돼 오늘(17일) 290일째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불볕더위 속 현대자동차 정문 앞 천막 농성도 90일째 진행하며 진짜 사장 현대차가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실시, 그리고 모든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과 처우를 책임지라 외치며 투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미숙 대표는 “현대차는 수십년 간 사내하청과 위장도급, 그리고 불법파견 범죄와 착취를 통해 일확천금의 범죄 수익을 쌓아 올렸다”면서 “오늘날 (자동차업계) 글로벌 탑3 달성은 불법파견 범죄를 통한 비정규직 노동 착취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안미숙 대표는 “현대차는 오랜 기간 사내하청을 통해 업체 사장이나 업체가 변경되는 정규 공정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해 왔다”면서 “하지만 현대차는 2024년 대법원이 이수기업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자, 10월 1일부로 이수기업을 폐업시키고 노동자 전원을 정리해고했다”고 설명했다.

안미숙 대표는 “현장의 여론이 들끓자, 현대차는 적반하장격으로 사내하청 바지사장의 일신상 이유로 폐업한 것이라며 거짓으로 주장했다”면서도 “현대차 내에 이수기업 폐업이 현대차와 무관한 사장의 일신상 이유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4년 9월 유인물을 발행하며 ‘이수기업 폐엄은 업체장 일신상의 이유 때문이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특별채용에 응하지 않은 점, 불법파견 법적 시비를 회피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안미숙 대표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역사는 치열한 투쟁을 통해 자리잡은 현대자동차 노사가 만든 것이고, 현대차 사내하청을 경험한 노동자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이수기업 노동자들도 수십 년을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로 근무해왔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동안 업체 사정과 간판만 바뀌었을 뿐, 고용과 처우는 진짜 사장인 현대차가 책임져 왔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확약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미숙 대표는 “그렇기에 이수기업 해고자들의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요구는 정당하다”면서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정당한 요구조차 폭력으로 재갈을 물리려 했다. 현대차는 구사대를 동원해 3월 13일과 4월 18일 두 차례 이수기업 해고자들의 신고된 집회 장소를 폭력으로 침탈했고, 천막을 강탈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4월 18일 현대차 구사대의 난입으로 부상을 당한 이수기업 노동자 및 연대 시민들(사진=현대자동차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및 고용승계대책위원회)
4월 18일 현대차 구사대의 난입으로 부상을 당한 이수기업 노동자 및 연대 시민들(사진=현대자동차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및 고용승계대책위원회)

안미숙 대표는 “이 과정에서 이수기업 해고자들과 연대자들을 향한 폭력 만행을 저질렀고, 특히 4월 18일에는 여성 연대자들을 표적화한 집단 폭력이 벌어졌다”면서 “수십 년간의 불법파견 범죄도 모자라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연대자들을 집단으로 폭행한 현대차에 대한 엄벌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미숙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 실현은 현대차의 만행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수기업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현대차의 불법파견 범죄와 폭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이재명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

안미숙 대표는 “이수기업 해고자들은 원청 사용자들의 책임을 강화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법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면서 “이수기업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삶은 매일이 비상계엄이었다. 수십 년에 걸친 불법파견 범죄에 시달려야 했고, 원청 사용자의 업체 폐업과 정리해고도 모자라 구사대의 폭력에 짓밟혀야 했다”고 호소했다.

안미숙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상식과 국민의 안전을 얘기한다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김영훈)는 이수기업 해고자들을 빠르게 만나 민생을 살피고, 상식적으로 현대차의 불법과 폭력을 엄벌하고 해고자들은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현대차 이수기업 불법파견, 구사대 폭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김남규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 조직팀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안미숙 이수기업 해고자 대표,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 김상은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등과 연대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대차 이수기업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불법파견과 구사대를 동원한 폭력 처벌과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국정기획위원회에 방문해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현대차 불법파견, 정의선을 처벌하라”
“현대차 비정규직 집단해고 철회하라”
“현대차 폭력탄압 반드시 처벌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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