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로리더]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 역사적 기여는, 헌법을 바꾸면 나아지겠느냐는 물음에 ‘적어도 바꾸지 않으면 망하겠다’는 인식을 줬다는 것이 유일한 업적”이라고 꼬집으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제왕적’인 부분을 바꿔가는 방향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혜화동 경실련 회관에서 ‘비상계엄 이후 정치개혁과 개헌을 논하다’라는 제목으로 지방분권회의ㆍ한국정치학회ㆍ한국헌법학회와 함께 토론회를 개최했다.

‘비상계엄 이후 정치개혁과 개헌을 논하다’ 토론회
‘비상계엄 이후 정치개혁과 개헌을 논하다’ 토론회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여한 장승진 교수는 “윤석열 이전에 한국 현행 헌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면서 “현행 헌법은 1987년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권력 구조 문제(대통령 직선제)에 너무 집중해서 단기간에 헌법을 쓰다 보니 기타 기본권이나 한국 사회가 지향할 방향과 관련된 조항들은 제3공화국 헌법에서 그대로 가지고 온, 60년대에 만들어진 헌법으로 굉장히 낡았다”고 지적했다.

장승진 교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의원내각제의 요소를 굉장히 많이 가미한 상태인데, 제헌 헌법 때부터 그랬다”면서 “2025년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과 현행 헌법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러면서 장승진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 역사적 기여는, 헌법을 바꾸면 나아지겠느냐는 물음에 ‘적어도 바꾸지 않으면 망하겠다’는 인식을 우리에게 줬다는 것이 유일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장승진 교수는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제왕적’ 부분을 바꿀지 ‘대통령제’ 부분을 바꿀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의원내각제를 한다고 해서 정말로 나아질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너무 큰 틀에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접근보다는 ‘제왕적’인 부분을 바꿔가는 방향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승진 교수는 “대통령이 제왕적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현행 헌법의 의원내각제적 요소에서 대통령이 행정부의 행정권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권에까지 지나치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장승진 교수는 “반드시 개헌을 거치지 않고서라도 가능한 정치개혁인 선거제도 개혁이나 정당법 개정, 국회의원의 국무위원(장관직) 겸직 등 법률 개정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법을 위반하는 사람을 개헌으로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장승진 교수는 “살인죄를 아무리 강력하게 처벌하고, 여러 가지 예방 시스템을 만들어도 살인자는 나오기 마련”이라면서도 “헌법을 어떻게 개정하고 시스템을 만들어도 그 허점을 악용하려는 사람은 분명히 나온다. 그런데도 개헌을 얘기하는 것은 그런 일탈적 개인이나 행위가 나왔을 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박경준 변호사(경실련 민주주의 정상화 추진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했고,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병규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법학박사, 한국헌법학회),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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