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18일 “(대우조선해양의) 470억원의 손해배상도 모자라서 검찰이 저에게는 징역 4년 6개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작은 감옥 안에 갇혔던 유최안 동지에게는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며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가을비가 내리던 이 날 오전 11시 30분,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등은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사회 경종 울린 한화오션 하청 파업, 무죄 선고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재판 당사자로서 김형수 지회장은 “(검찰은) 함께 고공농성을 하던 동지들에게 징역 2년과 1년을 구형했다”면서 “우리는 부당함을 알리고, 이 사회적 부당함을 바꾸기 위해 투쟁했다. 우리가 불법을 한 게 아니라, 이 사회가 부조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수 지회장은 “그러면 그 부조리함을 바꿔야지, 부조리함을 외쳤던 노동자들에게 (사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하는 이 사회의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면서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번 재판을 통해 증명했다”고 성토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불법은 어떻게 해서든지 합법화시키고 법망을 피해간다”며 “그러나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외치는 힘을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에게는 준엄한 법의 잣대를 갖다 대 우리 노동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우리에게 그저 말없이 묵묵히 자본과 권력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라고 강요한다”고 꼬집었다.
김형수 지회장은 “이런 현실을 매일같이 느끼는 우리 노동자들이 참고 인생을 바쳐 견뎌내야 하는 것인가? 절대 우리는 그럴 수 없다”며 “이런 법의 기준은 법이 아니라 폭력일 뿐이다. 우리는 폭력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싸우겠다고 선언했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10월 16일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조합원은 ‘왜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차별을 만들어내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게 만든 자들이 아니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그는 ‘만약 그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는 똑같은 투쟁을 할 것’이라고 당당히 얘기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가진 입장이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고, 세상이 부당하다고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정당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수 지회장은 “싸울 것이다. 싸우지 않을 수가 없다. 권력이 부당하고, 법이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고,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고,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부당한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 권력을 내려놓으라.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부정하고 부당한지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자본의 이익을 위한 노리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노동자의 정당함을 우리의 힘으로 쟁취하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며 “함께 연대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싸우는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김형수 지회장은 “(한화오션) 470억원의 손해배상소송, (검찰의) 4년 6개월의 징역형 구형은 두렵지 않다”면서도 “우리가 이렇게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더 두렵다”고 호소했다.
17일 한화오션이 이용우ㆍ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470억원의 하청 노동자 파업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국회가 중재하면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김형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한화오션이 산재사고나 국정감사장에서의 ‘셀카’ 논란도 터지니 언론 잠재우기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했다.
금속노조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한화 자본은 국회 중재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손배를 철회하고, 다단계 하청 구조를 없애 죽음의 행렬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서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냈다. 23억원의 이익을 봤는데도 증거가 없다고 한다”며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데, 옛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자들은 헌법적 권리인 파업을 했는데 징역형을 구형하고, 헌법에 보장돼 있지 않은 불법을 행사한 김건희 씨에게는 불기소를 결정하는 검찰에 대해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함성은 좀 다르게 외치겠다”며 “저는 ‘오빠’가 누군지 모르겠다. 오빠를 한번 불러보도록 하겠다”며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함께 대통령실을 향해 ‘오빠’라는 함성을 외쳤다.
허원 부위원장이 언급한 ‘오빠’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에 등장하는 인물로,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는 ‘오빠’가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를 의미한다고 보지만, 일부 언론과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킨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미숙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김혜진 집행위원장,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 이예인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 김형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지회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