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로리더] 개혁적 성향의 농협조합장들이 모인 단체인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은 “(농협이) 전업 농업인보다는 비농민 조합원, 준조합원 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회사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역농협이 농민 조합원의 이익에 기초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농협중앙회 역시 사업이나 구조적인 것이 회원조합원 지역농협의 이익을 대변하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조합장들의 직선제로 바뀌고 난 뒤에 모순점이 더 많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 “막상 선거가 끝난 뒤 간부나 직원들이 중앙회장 줄서기에 급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에서 열린 “농협,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농협개혁을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논의” 토론회
국회에서 열린 “농협,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농협개혁을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논의” 토론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농협조합장 정명회(회장 노종진), 지역재단(이사장 허헌중)은 ‘경실련 농정개혁 정책 제안 연속 토론회’ 시리즈로 9월 10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농협,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농협개혁을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논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사회를 진행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편집국장은 “이 토론회는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농협법 개정 필요성 그리고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백민석 정명회 부회장은 “농협은 농민들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자주적으로 모인 단체지만, 실제로 지역농협에서 일해보면 판매, 구매, 신용, 지도, 공제사업 등 종합적인 형태를 갖고 있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쓴소리로 토론을 시작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백민석 부회장은 “농촌의 고령화 등의 원인으로 지역농협에 관심 있는 사람은 적고 직원들에 의해 움직이는 농협이 되고 있다”면서 “또한, 전업의 농업인보다는 비농민 조합원, 준조합원 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회사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민석 부회장은 “지역농협이 농민 조합원의 이익에 기초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농협중앙회 역시 사업이나 구조적인 것이 회원조합원 지역농협의 이익을 대변하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회원조합이 출자해 설립한 중앙회는 1111개 지역농협과 품목농협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의 은행업무에 치중돼 조직인력 자원이 집중된 형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백민석 부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고 난 뒤에 모순점이 더 많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 “막상 선거가 끝난 뒤 간부나 직원들이 중앙회장 줄서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농협중앙회장 선출은 2024년 올해 17년만의 ‘직선제’로 치러져 강호동 회장이 당선됐으나, 투표권은 전국 200만명의 농협 조합원이 아닌 전국 1111명의 조합장들에게만 주어진다. 2024년 이전에는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졌다.

김용빈 철원농협 조합원
김용빈 철원농협 조합원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에 대해 조합장이 아닌 모든 조합원에게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철원에서 온 김용빈 조합원은 “농협중앙회장 선출에 대해서, 이장은 물론 초등학교 학생회장도 주민이나 학생이 직접 뽑는데, 정작 전국의 지역조합장은 직접 뽑아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전체를 상대하는 농협중앙회장은 뽑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을 지역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실질적인 직접 선거로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민석 부회장은 “중앙회와 지역농협이 경합을 하는데, 과연 경쟁이 되겠느냐”면서 “지역농협은 경쟁 자체가 될 수 없을 만큼 금리 싸움에서 불리하므로 경합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석 부회장은 “농협금융지주에서 여러 수익을 남겨서 농촌 지역의 영세한 지역농협에 투자하는 역할을 기대하는데, 과연 농협중앙회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백민석 부회장은 “특히 농협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 도심의 농협으로 가버린다”면서 “지역농협에 양질의 우수한 인력이 점점 안 오고 있는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민석 부회장은 “조합상호지원자금의 공정한 운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에 줄 서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중앙회장을 뽑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패거리처럼 조합장들이 모여 사조직을 만드는 일에 대해 조합장 중 한 명으로서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백민석 부회장은 “농협중앙회의 농정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농협은 농민이 없으면 스스로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농촌의 농민들은 실질적으로 다 죽어간다”고 말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

백민석 부회장은 “쌀값 문제도 있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처럼, LH사건 이후로 농촌에 농지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나서서 도농상생 등 상생하기 위한 법 제도 마련에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석 부회장은 “간추리자면,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에 지원 자금 운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길 바란다”며 “그리고 농협금융지주가 지역농협과 경쟁하는 것도 문제고, 그렇게 벌어들인 돈이라도 농민과 농촌의 활성화를 위해서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 좌장은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을 지낸 김호 단국대 교수가 맡았다. 발제는 이용희 전국농민회총연맹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이 ‘농협개혁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농협,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농협개혁을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논의”
“농협, 농민을 위한 조직인가? 농협개혁을 위한 법 개정과 제도 논의”

토론자로는 철원농협 김용빈 조합원, 지역재단 허은중 이사장, 농협조합장 정명회 백민석 부회장(경주양남농협 조합장), 황의식 GS&J인스티튜트 농정혁신연구원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김효정 사무관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농협조합장 정명회 노종진 회장이 참석했고, 또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종덕 진보당 국회의원, 전국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 조방형 회장 등이 참석해 관심을 나타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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