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민생 회복 정책인 ‘민생회복소비쿠폰’을 각 카드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는 가운데, NH농협카드의 경우 NH농협은행 지점과 지역농축협의 신청 건당 프로모션 내용이 달라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앞에서 ‘NH카드의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 관련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차별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7월 21일부터 5부제로 실시된 민생회복소비쿠폰을 NH카드를 통해 신청하게 될 경우, NH농협은행 소속 취급 노동자는 신청 건당 2000원의 프로모션을 받지만, 지역농축협 소속 취급 노동자는 50건당 사은품 1상자를 선착순으로 지급 받게 된다.
이에 김덕종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위원장은 “전국 8만 명이 넘는 지역 농축협 노동자들도 경험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민생회복지원금 또는 소비쿠폰 신청이 얼마나 바쁜 업무인지 잘 알고 있기에 걱정이 앞섰다”면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에 바닥을 치고 있는 소비 경기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고,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경기에서 시름하며 사는 소상공인들과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기에, 고객 한 분 한 분을 정성을 다해 민생회복소비쿠폰 신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덕종 위원장은 “하지만 얼마 뒤, 전국 농축협 은행 지점을 대상으로 농협중앙회, NH금융지주, 농협카드사가 민생회복소비쿠폰 신청 실적에 따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렸고, 어이없게도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에게는 사은품 몇 개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렸다”고 밝혔다.
김덕종 위원장은 “일주일이 지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그 내용 그대로였다”면서 “지역농축협 노동자에게는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모습이 생생한 현장의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김덕종 위원장은 “NH농협금융지주, 그리고 NH농협카드는 늘 그래왔다”면서 “전국 8만 명의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은 아래의 노동자인 것처럼, 그리고 지주사나 카드사가 시키는 대로 강요해도 아무 소리도 못 하는 노동자로 대우했다”고 비판했다.
김덕종 위원장은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에서 발생했던 차별적 행태는 작은 일일지 모르지만, 본질적으로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카드가 지역농축협 노동자를 대하는 차별과 무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면”이라면서 “특히나 정부가 민생회복소비쿠폰을 전 국민에게 나눠주며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시점에서 감히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에게는 무한의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행태를 이번에는 어물쩍 넘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전국협동조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에도 “NH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민생회복소비쿠폰 프로모션’은 농축협과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행위”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다음날인 25일, NH카드는 대구지역 농축협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8월 1일 공문을 발송했다.
NH카드는 “프로모션과 관련해 형평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 부분은 카드사업의 구조, 비용 지급주체와 처리계정, 법적이슈와 세무이슈 등으로 불가피하게 상이할 수 밖에 없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면서 “향후 최대한 균형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NH카드는 “영업점 신청량이 예상량을 상회해 부득이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하게 돼 불편을 끼친 점도 사과한다”면서 “프로모션 조기종료에 따른 별도의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덕종 위원장은 “민생회복소비쿠폰에서 NH농협지주와 NH농협카드사가 지역농축협 노동자를 차별하고 무시하는 것은 NH농협카드와 지역농축협이 맺고 있는 불공정한 위수탁 약정에서 비롯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NH농협카드와 지역농축협이 맺은 위수탁 약정을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갱신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국협동조합본부 측은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 구조 개편 이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은 NH농협금융으로, 경제사업은 NH농협경제로 재편되면서 농협중앙회는 협동조합 사업과 그 체제를 주식회사에 헌납했고, 유일 대주주가 됐다”며 “이후부터 지역농축협 노동자는 농협중앙회와 NH농협 금융ㆍ경제에 의해 NH주식회사의 하청노동자로 살아갈 것을 노골적으로 강요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김덕종 위원장은 “이 차별과 무시의 모든 책임은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에게 있음이 분명하기에, 직접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또한, 다시는 이러한 차별과 무시가 벌어지지 않도록 공평한 대책을 제시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종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정책 중 하나인 민생회복소비쿠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다른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전 국민 대상 정책이 온전하게 이행되고 집행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석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김덕종 전국협동조합위원장,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이동호 농협유통노조 위원장, 문현진 하나로유통노조 위원장, 이기섭 전국협동본부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즉각 농축협 노동자에게 사과하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축협 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방안을 신속 제출하라!”
“농축협 노동자는 농축협 카드 사업 불공정 약정갱신을 통해 농축협에 대한 불공정 지배구조를 타파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