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소년공 출신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포스코이앤씨(E&C)의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해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죽어도 어쩔 수 없지’라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닙니까?”라고 질타했다.

이날 국문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보니까 포스코이앤씨라는 회사에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5명이 돌아가셨다. 일하러 갔다가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살자고, 돈 벌자고 일한 직장이 (죽음의) 전쟁터가 된 거 아닙니까? 어떻게 동일한 사업장에서 올해만 5명이 일하다 죽을 수 있습니까?”라고 포스코이앤씨를 직격했다.

포스코이앤씨 홈페이지
포스코이앤씨 홈페이지

고용노동부가 파악한 포스코이앤씨 사망사고는 올해 5건이다. 지난 1월 경남 김해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높은 곳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지난 4월 경기도 광명에서 신안산선 터널 공사를 진행하던 중 터널 일부 붕괴로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또 지난 4월 대구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7월에는 경남 의령의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천공기에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 등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며칠 전에도 상수도 공사하는데 맨홀로 들어갔다가 2명인가 질식 사망했다고 한다. 며칠 전에도 무슨 큰 통에 수리하러 들어갔다가 또 질식 사망했다. 뭔가 폐쇄된 공간에 일을 하러 들어가면 질식 사망하는 사고가 많다는 건 국민적 상식인데, 어떻게 보호 장구 없이 일을 하게 합니까?”라고 꾸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서, 어떤 사업자를 위해서 일을 하다 죽는 것, 그에 대한 감각이 없는 건지 사람 목숨을 사람 목숨으로 여기지 않고 무슨 작업 도구로 여기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와 내 가족이 귀한 것처럼, 일하는 그 노동자들도 누군가의 가장이고, 누군가의 가족이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내이고 그렇다”라고 환기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건, 똑같은 방식으로 특히 사망하는 거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 이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을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건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거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닙니까? 죽어도 할 수 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런 생각을 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SPC가 8시간 이상의 야간 장시간 노동을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인데, 말씀을 꼭 지키시기 바란다”며 “전에도 (SPC가) 천억을 들여서 동일 사고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했는지 제가 확인해 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신속하게 꼭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SPC 측에 당부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5일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SPC그룹 삼립 시흥공장을 방문해 허영인 회장 등 경영진들을 만나 연속해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를 점검했다. 이틀 뒤 SPC그룹은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노동자도 사람이죠. 12시간씩 밤에 주야 교대로 뛰어서 일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어쨌든 이런 후진적인 산재를 영구적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간 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하다 죽는다고 하는데 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대한민국이 명색이 10대 경제 강국의 5대 군사 강국, 문화 강국이라고 불린다”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민주주의 국가죠. 일하다 죽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안전이라고 하는 거는 (사용자가) 당연히 해야 될 의무지, 이걸 비용으로 생각해서 ‘아껴야지’ 생각하면 안 된다”며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다는 생각을 모든 사회 영역에서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 이앤씨 같은 데서 1년에 5명씩 산재 사망사고가 나는 것도 아마 하청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한번 가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며 “이 산재 사망, 산재 사고 특히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국무회의 의제로 제가 미리 고시를 해드렸는데, 이게 어느 한 부처만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가 산재 사망 근절 원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망이 계속 유지되거나 늘어나는데, 꺾이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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