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주영 의원실
사진=김주영 의원실

[로리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고용 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의원실에 따르면, 현금지원을 받은 외국인 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 9곳이 ‘고용미달’로 총 54억 원의 지원금을 반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투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2022년 공장 화재로 일방적 폐업 후 노동자를 해고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고용승계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영 의원실이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외투기업 지원금 환수조치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현금지원을 받은 기업 중 10곳이 57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토해냈다. 사유별로 보면, ‘고용계획 미달성’ 9곳ㆍ54억 6029만원(95.79%), ‘계약해지’ 1곳ㆍ2억 3983만원(4.21%)이다. 국내에서 각종 지원을 받고도 고용보장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들이 상당한 셈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 제14조의2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외투기업에 현금지원을 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허위 또는 부당한 방법 등으로 현금지원을 신청할 경우 외국인투자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모기업인 니토덴코에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모기업인 니토덴코에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

한편, 김주영 의원실은 이윤만 챙기고 고용은 외면하는 외투기업 먹튀 논란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460일째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한국옵티칼’)의 자매법인 한국니토옵티칼은 2024년, 노동자 77명을 신규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은 화재로 폐쇄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460일째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 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이다.

김주영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한국니토옵티칼 고용보험 취득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한국니토옵티칼 신규채용자는 총 77명으로 매월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1월 6명, 3월 4명으로 총 10명이나 채용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한국옵티칼 화재 이후 지난 3월까지 한국니토옵티칼이 채용한 노동자는 156명에 달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은 LCD 편광 필름 생산업체로 모두 일본 니토덴코의 한국 자회사다. 특히 한국옵티칼은 2003년 11월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50년 토지 무상임대와 법인세ㆍ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으며, 국내에서 수십조 원의 이익을 보장받아왔다.

그러나 2022년 공장이 화재로 전소되자 한국옵티칼은 노동자들에 희망퇴직을 명분 삼아 폐업을 통보하고,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 반면, 회사는 같은 제품을 만드는 평택 한국니토옵티칼로 물량을 이전하고 대체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부당함을 느낀 해고노동자들은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 승계를 촉구하며, 고공농성과 일본 항의방문 등을 이어오고 있지만, 본사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과 한국니토옵티칼은 각각 별개 법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 구미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던 2022년 10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신규채용을 지속해왔다. 고용 여력이 있음에도 7명 노동자의 고용 승계 요구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외투기업이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회피한 채 이윤만 챙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국내의 외국자본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7월 26일 국회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 3명(왼쪽부터 이용우ㆍ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이 일본 내각부에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가장 오른쪽은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사진=금속노조)
지난 7월 26일 국회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 3명(왼쪽부터 이용우ㆍ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이 일본 내각부에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가장 오른쪽은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사진=금속노조)

이에 김주영 국회의원은 “외투기업의 먹튀 행각이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생존권 사각지대에 몰린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외국자본의 무책임한 행태로부터 노동자를 지켜내고, 외투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주영 국회의원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고용 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위 소식이 전해지자, 금속노조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노동자는 여전히 하늘 위”라며 “사회대개혁을 열망하는 광장의 민주주의는 이제 한국옵티칼 박정혜, 소현숙이 땅을 밟도골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전과는 다른 사회, 노동자가 소모품 취급받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니토덴코는 요구에 응하고, 한국니토옵티칼은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라”며 “박정혜ㆍ소현숙 노동자가 땅을 밟고, 7명의 조합원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