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11일 차, 박태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지회) 쟁의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욕심이 너무 강한 것 같다”면서 “하청노동자들에게 약속한 것은 지키지 않고, 자본을 승계할 목적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너머서울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CCTV 첨탑 앞에서 지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지난 3월 14일부터 ‘삭감된 상여금의 원상회복과 상용인력 확보’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김일웅 민주노총 서울본부 정책국장은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진짜 사장’ 한화오션이 노동자들의 상여금 회복 요구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2024년 단체협약이 해를 넘겨서도 타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인석 거통고지회 부지회장의 49일간의 단식에 이어 또 한명의 노동자가 고공농성까지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고 안타깝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박태규 거통고지회 쟁의부장은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으로 올라간 지 11일이 됐다”면서 “첨탑 위는 좁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곳인데, 왜 하청노동자는 하늘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냐”는 규탄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한화는 2년 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소박하고 간단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을 아직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한화는 노동조합을 탄합하고, 이후에 올 불황을 준비하는 것 같다”면서 “자신들이 약속한 것조차 호황인데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나중에 어떻게 할지 계획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조금 있으면 조선소에 또 불황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는 한화가 조선을 분리하고 방산업만 갖고 가겠다는 계획의 속내가 비치는 것 같다”면서 “하청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든, 어떻게 살든 책임지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본색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김승연 회장의 욕심이 너무 강한 것 같다. 아들에게 한화를 승계하기 위한 목적에 얼마 남지 않은 생의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는 것 같다”면서 “하청노동자들에게 약속한 것은 지키지 않고, 자본을 승계할 목적이 드러나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조선하청지회의 투쟁은 노동조건과 임금을 개선하는 투쟁이지만,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투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그 중심에 조선하청지회가 투쟁하고 있고, 반드시 승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결의했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물러서면 하청노동자들의 생존은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조선하청지회가 투쟁하지 않고, 승리하지 않으면 조선소에 있는 하청노동자들의 차후 생존권 투쟁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규 쟁의부장은 “절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지지해 주고 투쟁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일웅 민주노총 서울본부 정책국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너머서울 상임대표), 박태규 거통고지회 쟁의부장, 김태을 금속노조 서울지부장, 최형숙 너머서울 상임대표,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전장호 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김유리 녹색당 서울시당 위원장, 안숙현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박무웅 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윤석열은 감옥으로, 노동자는 현장으로!”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약속을 지쳐라!”
“진짜 사장, 한화오션은 교섭에 나서라!”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너머서울은 기자회견 직후 한화 본사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11시부터는 58개 인권단체의 거통고지회 고공농성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