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주) 노동조합을 출범시킨 박지훈 초대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회사와 다툼보다는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사측 경영진에 전달하는 역할을 많이 할 것”이라며 “회사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면 같이 상생하는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될 거라고 믿고, 박민규 대표에게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국내 손해보험사 1등 ‘삼성화재’의 자회사인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주)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은 지난 3월 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노동조합의 설립을 신고하였음을 증명합니다”라는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에 교부했다.
본지는 이에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으로 공식 출범시킨 박지훈 초대 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박지훈 위원장은 “지금 너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왔는데, 우리들도 고된 업무에 상응하는 임금이라든지 근로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니,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주) 박민규 대표도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꼭 개선해 줄 거라고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주) 노동조합 박지훈 초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전문>
▶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조 출범 축하드립니다.
박지훈 위원장 = 감사합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노동조합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회사 직원 수는 어느 정도이며, 이번에 노동조합 설립할 때 조합원은 몇 명일까요?
박지훈 위원장 = 회사 직원은 약 1900명 가량 됩니다.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 설립할 때 3명의 동의를 얻어서 준비를 시작했고, 김재원 수석부위원장, 김경훈 회계감사와 함께 설립했습니다.
회사가 생기고 우리에게 수십 년 동안 노동조합이 없었는데, 이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고 직원들에게 알릴 것입니다. 노동조합 설립 인가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면 모든 직원들에게 기사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노동조합에 가입할 조합원들이 증가할 거라 기대합니다.
▶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뭐가 있을까요?
박지훈 위원장 = 많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삼성이라는 그룹에서 무노조 경영을 계속해 왔고, 저희 선배들도 ‘우리가 과연 노조가 있는 게 맞냐’라는 의문들을 많이 가지셨는데, 다른 삼성 그룹사에서도 다 노조가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저희는 설립이 너무 좀 지연된 거 아니냐라는 취지에서 저희도 이제 연대해서 같이 동참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보면 20여개의 노동조합이 있다)
▶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박민규 대표가 지난 1월에 취임했다. 3월에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 박지훈 위원장님 출범했는데, 두 분의 호흡이 잘 맞을까요?
박지훈 위원장 = 이번에 변경된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경영진 분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으니까, 노동조합이 설립되더라도 이제 서로 상생하면서 건전한 노사 문화를 만드는데 같이 기여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 앞으로 교섭 상대가 박민규 대표가 될 텐데, 한 말씀을 하신다면?
박지훈 위원장 = 지금 너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계속 열심히 일해 왔는데, 우리들도 고된 업무에 상응하는 임금이라든지 근로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니, 박민규 대표도 이제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시고 꼭 개선해 주실 거라고 기대합니다.
우리도 이제서야 노동조합을 설립한 거니까 회사와 다툼보다는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사측 경영진에 전달하는 역할을 많이 할 겁니다. 회사도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좀 해 주시면 같이 상생하는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박민규 대표에게 이렇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박지훈 위원장은 이날 ‘노동조합 설립신고증’ 교부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사측과 모회사(삼성화재)에 대한 현장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
박지훈 위원장은 “우리는 국내 최고의 장기보상과 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부심과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젊음을 불태우며 열정을 다했지만, 강도 높은 업무량으로 퇴직과 휴직 등 공백이 증가하며 남은 직원들의 고충은 더욱 가중되는 악순환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막무가내식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지훈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노조위원장은 “모회사(삼성화재)와 자회사 간의 현저히 낮은 수준의 연봉과 OPI 성과급의 부당한 차별 처우에 대한 현격한 괴리는 우리의 열정과 자존감을 낮추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지훈 위원장은 “또한 사측은 인사제도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 후, 동의 서명을 강요해 직급별 체류기간을 비상식적으로 길게 설정, 일방적인 직무전환과 인사발령, 사업 개편 등의 원칙 없는 일방통행 정책으로 우리의 노동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 아무래도 노동조합은 조합원 숫자가 힘인데, 직원들이 많이 동참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지훈 위원장 = 그동안 직원분들이 여기저기서 ‘왜 우리만 노동조합이 없냐’라는 목소리들을 많이 내셨는데, 사실은 노조 설립에 선뜻 나설 분들이 좀 쉽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을 설립한다는 자체가 사실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많은 직원분들이 노조에 참여해서 현장의 목소리가 회사에 잘 전달이 돼서 우리도 이제 임금이라든지 복지라든지 이런 근로 환경이 좋은 속에서 미래 지속 가능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셔야 이런 목소리가 회사에 잘 전달이 될 거니까 꼭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 행보가 어떻게 되는 거죠?
박지훈 위원장 =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에 합류하기로 했고요. 그래서 연대해서 공동 요구안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희도 삼성노조연대에 참여하기로 해서 다른 삼성 계열사 분들이 옆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이번에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조를 출범하는데 수월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의장 오상훈)에는 삼성화재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삼성생명노동조합, 삼성생명서비스노동조합,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서비스노동조합, 삼성SDI울산노동조합, 삼성에스원참여노동조합, 삼성E&A앤유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노동조합을 설립한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은 삼성그룹노조연대에 12번째로 합류한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