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권 법무법인(유) 이현 대표변호사
이환권 법무법인(유) 이현 대표변호사

몇 년 전부터 로맨스스캠 사기 범죄가 국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는 파병 군인이나 의사, 외교관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이성에게 호감을 얻은 뒤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이라고 접근하거나 투자리딩방, 쇼핑몰 리뷰 알바(팀미션 사기) 수법이 이용되는 등 범죄의 행위태양이 교활해지고 있다.

2024년 2월부터 6월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만 해도 454억 원(출처: 경찰청)인데, 여러 사정으로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피해 규모가 몇 배는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로맨스스캠 범죄의 특성

로맨스스캠은 인스타그램 DM, 텔레그램이나 라인 메시지 등을 활용하기에 SNS에 익숙한 청년층이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2023년 학술 저널 ‘디지털 포렌식 연구’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의 87%가 30대 이하라는 연구 결과까지 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현재는 로맨스스캠 범죄가 외로움을 느끼는 노년층으로 타겟을 옮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간한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0대의 SNS 이용률은 45%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쌓은 연애 감정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청년층보다 자산이 많기에 범죄의 타깃이 되는 것이다.

로맨스스캠 피해 시 초기 대응이 중요

보이스피싱 같은 경우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피해자가 금융사에 지급정지를 신청하면 즉각 관련 조치가 실행된다. 하지만 로맨스스캠은 해당 법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로맨스스캠 피해자는 ① 형사고소와 ② 채권 가압류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상대방이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다수의 계좌에 나눠서 입금을 받는 형태를 주로 취하고 있기에 고소한다고 하여도 진범의 검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대포통장 제공책 등 범행에 가담한 이들로부터 합의금을 받아 피해 금액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다. 

이어서 채권 가압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여 판결문 등을 받기 전에 해당 계좌에서 돈을 출금할 수 없도록 동결해 놓는 절차를 말하는데, 아직 상대방이 피해 금액을 제3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출금하는 방식을 취하기 전 가압류를 통해 계좌를 동결해 놓는다면 이후 민사소송을 통해 집행권원(판결문)을 확보하여 채권추심을 진행할 수 있다. 

필자 또한 로맨스스캠 피해를 보아 낙심한 의뢰인의 돈 3천만 원가량을 찾아 주기도 하였다(신속한 가압류 후 민사소송 및 추심 진행). 초기 대응이 늦어진다면 위와 같은 절차로도 구제가 힘들 수 있으므로, 로맨스스캠 피해를 본 즉시 변호사와 함께 피해 금액 회수를 위한 조언부터 얻기를 권한다.

이환권 법무법인(유) 이현 대표변호사

[로리더 손동욱 기자 twson@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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