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지부 결의대회
세라젬지부 결의대회

[로리더] 세라젬 직원들이 24일 회사가 “집단해고”를 하고 있다며 “고객과 직원에게도 약속을 안 지키는 회사에 무슨 미래와 비전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노조) 세라젬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세라젬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사측에 “방문점검원(HC, 헬스큐레이터) 집단해고 중단”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현장 발언으로 나선 직원들은 저마다 사정을 호소했다.

전주에서 HC 리더(방문점검 중간관리)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HC 리더로서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해 회사에서 외치는 고객 만족도 90% 이상을 위해 입이 닳도록 세라젬의 우수성을 자랑하며 세라케어에 최선을 다했다”며 “고객들은 열정적으로 세라젬을 자랑하고 있는 HC 시절의 제 모습을 보면서 ‘세라점에 대한 자긍심이 참 대단하시네요. 회사에서 상 주셔야겠어요’라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본지는 세라젬 직원의 신원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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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아파서 못 쓰겠다 반품하겠다는 고객들을 설득시켜서 서서히 적응시키는 데 몇 개월이나 걸린다”며 “그게 또 고맙다며 주변 분들 소개해주고, 우리 매니저들은 영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렇게 우리는 회사와 함께 세라젬을 명품으로 만들어 놓았다”면서도 “정도 경영을 외치면서 어디서 사도 똑같았던 제품 가격이 이제는 여기서도 할인, 말 잘하면 더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시장 제품으로 추락했다”고 질타했다.

A씨는 “이 좋은 제품의 이미지를 다 깎아먹는 경영진들은 도대체 경영을 어떻게 하는 거냐”며 “고객에게도, 직원에게도 약속을 안 지키는 회사에 무슨 미래와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따졌다.

A씨는 “직원들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했던 본부장의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며 “너무나 억울하고, 배신감에 회사에서 나가라는 대로 조용히 쫓겨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세라젬 직원의 신원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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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HC로 근무하는 B씨는 “세라젬이 우리가 지금 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모르고, 그냥 방문 서비스만 하는 사람으로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가 하고 있었던 일들을 좀 말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소개했다.

B씨는 “방문도 했지만, AS도 함께했다”며 “고객들은 시간과 요일은 중요하지 않아 주말에도 새벽 6시든 저녁 10시든 전화해서 판매하는 쪽이 아닌, 가정에 방문했던 우리를 믿고 ‘기계의 전원이 안 들어오냐, 언제 올 수 있냐, 에어가 안 들어온다, 언제 올 거냐, 이사했는데 부품을 다 빼서 못 켜겠다, 언제 좀 와줘라, 갑자기 기계가 멈춰서 도통 움직이질 않는다, 리모컨 전원을 들어오는데 시작을 하지 않는다, 전원 키면 목에서 삐그덕 소리가 난다’ 등 모든 AS 문의나 불편한 점을 HC들에게 전화를 했다”고 짚었다.

B씨는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저희 고객님들 편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가 개개인의 고객님들의 물건 맞춤을 통해서 시간과 장소, 용도 따지지 않고 고객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B씨는 “모든 (홈쇼핑) 채널에서 (세라젬) 제품들을 다 팔아대고 있는데, 이후 카드 요금 정산일 안내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는 다 우리 몫이었다”며 “단순히 한 사람 한 사람 수당 받고 일하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세라젬의 가치를 알려왔다”고 강조했다.

B씨는 “세라젬이 HC를 버리는 것은 곧 자기가 만들어 놓은 세라젬 제품을 버리는 것과 같다”며 “우리가 없다면 세라젬 제품 역시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지는 세라젬 직원의 신원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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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 SMT(설치ㆍ수리)로 근무한다고 밝힌 C씨는 “2021년 11월에 입사해 딱 2년 됐다. 그때는 정말 많은 꿈을 갖고 왔다”며 “늦은 나이에 재취업을 해서 솔직히 이 회사에서 공부하고 교육받으면서 10년은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들어왔다. 비전도 좋아 보였다”고 회상했다.

C씨는 “근데 2년 만에 길바닥에 나앉고 있다”며 “지금 이렇게 길바닥에 나앉게 한 게 누구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C씨는 “내가 잘못한 거냐”며 “하라는 일 열심히 하고 영업하고, 지금 고객 만족도도 점수 높고 모범 사원”이라고 전했다.

C씨는 “그런데 이 추운 겨울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왜 사람들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내버리는지 모르겠다. 정말 회사의 대표고 리더라면 그리고 조직원들을 돌볼 줄 안다면 절대 이래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세라젬지부 시민 대상 선전전

◆ 세라젬 본사 입장은

이날 결의대회 직후 세라젬 사측과 노조는 교섭을 진행했는데, 일단 시간을 더 갖고 논의하기로 해 오는 12월 1일 교섭 일정을 잡았다.

본사 측은 “노조에서 요구하는 부분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원활하게 협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혀왔다.

세라젬이 입주한 건물 앞에 경찰들이 막고 서있다.
세라젬이 입주한 건물 앞에 경찰들이 막고 서있다.

특히 세라젬지부 측이 HC 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들이 사측의 요구대로 세라젬 오프라인 매장으로 직무전환이 되더라도 계속 HC 업무를 보고, 계약직은 계약기간 종료 후에도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 본사 측은 “검토 후 최대한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 측은 “기존(2022년 10월 이전 구매자)에 제공되던 방문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로 대체된다”며 “기존에 계약을 이미 한 고객은 방문 횟수 보장을 위해 한동한 계속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구매자들은 간호사 출신 상담원들의 24시간 상담 및 병원 진료 우대예약 서비스, 병원 에스코트, 웰카페 할인 및 쿠폰 제공 등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본사 측은 “HC 인력을 줄이다 보니, 채용이 안 돼서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동원해 특별 전담팀을 구성해 방문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서비스를 아예 못 받는 고객이 없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방문하기 위해 특별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라젬지부 선전전.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센터필드 건물 입구를 경찰이 막고 있다.
세라젬지부 선전전. 세라젬 본사가 입주한 센터필드 건물 입구를 경찰이 막고 있다.

노사는 다음 교섭 일자를 12월 1일로 예정하고 그동안 상호 비방을 자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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