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과 화섬식품노조 부산경남지부,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는 12일, 서울 성북동에 있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상습적인 노조탄압, 담철곤이 책임져라”라고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 등은 이날 오전 담철곤 회장 집 앞에서 ‘노조탄압 상습범 오리온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2015년 오리온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회사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면서 “오리온은 2018년 이미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노동조합과 피해자에게 민사상 손해까지 배상했으나, 범죄행위에 대한 반성 없이 2023년 비슷한 수법으로 노조 파괴를 계획ㆍ실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조는 “오리온이 계속해서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부당노동행위라는 범죄에 대해 매우 안일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판단하고 있다”면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노조 파괴 행위는 개개인의 판단과 행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범죄유형이 아니며, 필연적으로 회사 경영진의 판단이 엮여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025년 6월 25일, 1년 6개월이라는 긴 수사 끝에 ㈜오리온의 부당노동행위 사건이 다시 한번 검찰에 송치됐다”면서 “와중에도 ㈜오리온 내에서는 계속해서 특정노조 가입을 방해하고, 또 다른 특정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동일한 인물에 의해 버젓이 벌어지고 있으며, 노조탄압에 앞장서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문경주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은 “오리온 하면 초코파이. 전국민적 식품기업 오리온이지만 노동자에게는 노조파괴 노조탄압 기업으로 각인됐다”면서 “수년전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았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 이유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더라도 처벌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임기홍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장은 “담철곤 회장이 이제 나서야 한다”며 “오리온 대표(이승준)라는 작자가 부당노동행위 범죄자를 지키려고 수천~수억의 회사 공금으로 법무법인을 선임하겠다는 것은 ‘공금유용의 사전모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기홍 지회장은 “이런 집회를 묵인하고 있는 저들의 방임행위는 회장님을 욕보이게 만들려는 ‘오리온 내의 내란방조 혐의’가 아닐 수 없다”며 “회장을 대신해 대표를 오리온 윤리위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임기홍 지회장은 담철곤 회장에게 “지금 우리 오리온의 어려운 영업환경은 ‘트럼프발’ 관세정책도, 국내시장 침체도 아니라 인사를 독점해서 전횡하고, 경영전략도 소실된 무지하고 무심한 중간 관리자 때문”이라며 “담철곤 회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직원이 우선이고 행복한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오리온이 8월 14일 공시한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담철곤 회장은 보수로 12억 6000만원을 받았다. 급여 7억 1400만원과 상여금 5억 4600만원을 받았다.
장욱진 화섬식품노조 부산경남지부장은 담철곤 회장에 ▲10년 동안 발생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죄 ▲재발방지 대책 ▲부당노동행위 가해자 징계ㆍ처벌 ▲정상적 노사관계 형성을 위한 민주노조 인정 등을 요청하며 “민주노조가 뿌리 받을 수 있게끔, 자리 잡을 수 있게끔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마무리하며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상징의식은 초코파이, 꼬북칩, 썬칩 등 오리온의 대표 제품들을 ‘모시고’ 결의문과 ‘부당노동행위’, ‘윤리경영’이 적힌 종이를태우는 것으로 진행됐다.
김영미 화섬식품노조 조직국장은 상징의식에 대해 “민주노조 탄압하는 오리온의 부당노동행위를 뿌리 뽑고, 노조 탄압하는 '나쁜' 윤리경영도 훨훨 불살라 버린다는 의미”라며 “오리온에서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조합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한편, 화섬식품노조는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과 함께 7월 17일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리온의 복수노조를 활용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강력한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