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태광그룹바로잡기공투본 이형철 대표는 16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경찰에 재고발하며 “이호진 전 회장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로, 여러 불법행위를 직접 지시하고 관여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바로잡기공투본(태광그룹 공투본),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전해투, 민주노동당 등 10개 노동시민사회 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앞에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수천억 배임 사건 경찰 재고발 및 교환사채 배임 미수 추가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2022년 7월과 2023년 4월 이호진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검찰은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았고, 내부 제보로 유죄 입증이 충분한 고발 건에 대해서도 수사 개시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법원이 이호진 전 회장의 개입을 인정한 계열사 동원 김치ㆍ와인 강매 사건에서도 검찰은 재차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체들은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 파동과 관련해서도 이호진 전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한다”면서 “현재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 등으로 교환사채 발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이기는 하나, 태광산업은 법원 결정에 따라 여전히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가회견에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예전에 검찰에 고발할 때는 없었던 증거였지만, 관계자들이 카톡을 주고 받은 녹취록을 확보해 추가로 제출한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경찰이 수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득의 대표는 “우리가 검찰의 봐주기라고 하며 경찰에 고발하는 이유는 바로 대법원에서도 인정했던 김치ㆍ와인 사건 때문”이라며 “대법원은 이호진이 관여했다고 보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내리며 책임을 물었는데도 검찰은 또 불기소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태광그룹은 “검찰의 재수사에서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이호진 회장은 김치ㆍ와인 관련해 모르고 있다’는 녹취가 확인됐고, 김기유 전 의장이 기존 진술을 번복했으나 이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2023년 3월 당시 대법원(주심 김선수 대법관)은 이호진 전 회장과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 8000만원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호진 전 회장이 태광그룹에 대한 지배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강매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티시스 휘슬링락CC 골프장 상품권 배임 사건에서도, 경찰은 김기유 태광그룹 전 경영협의회 의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지금까지도 수사나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에만 가면 함흥차사가 되는 태광그룹 관련 사건에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지 않나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 시도에 대해서 김득의 대표는 “이재명 정부 들어서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자 자사주 소각을 피하려고 교환사채를 발행하게 한다면 그것은 우호 지분으로 남기 때문에 대주주만 이익”이라고 꼬집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하게 되면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모두 이익을 본다.

김득의 대표는 “자사주 매각이 예견되자 그것을 피하고자 교환사채를 발행한다면, 법률상 위배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철 태광그룹 공투본 대표는 “2022년 7월, 태광그룹의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의 2000억원 대 사익 편취 행위와 관련해서 이호진 전 회장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었다”면서 “또 한 번은 2023년 4월,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을 통해 산하 계열사와 거래하는 하청 협력업체에 본인의 개인 회사인 티시스(Tsis) 히슬링락CC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도록 강요해서 부당이익을 얻도록 지시하고 관여한 것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는데 현재까지 고발인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형철 대표는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는 개인 지분에 대한 위장 계열사를 통한 파킹(주식분산 감추기)과 매도로 관련 기업인 티브로드와 태광산업 등에 3000억원 대의 피해를 끼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형철 대표는 “또 하나는 교환사채 발행과 지배구조 강화 및 경영 세습에 의한 배임미수 혐의 고발 건”이라며 “이호진 전 회장이 주요 경영 사안에 관여하거나 지시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있어, 이것을 바탕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경찰청에 고발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형철 대표는 “실제로 태광그룹이 유동성이 풍부한데도 자사주 매각으로 인해 언론과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지 않느냐”면서 “여전히 태광산업 주식은 저평가로, 시장에서 데이터로 이미 확정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월말 기준 유동자산은 연결 기준 약 2조원, 별도 기준 1조 7000억원이다.

이형철 대표는 “이번에 애경산업 인수와 관련해서 ‘티투프라이빗에퀴티(T2PE)’를 통할 것이라고 했는데, 태광그룹 측의 변명을 들어보면 궤변이 아닐 수 없다”면서 “특히 자사주 매각으로 지배구조가 강화되는 결과는 명백하다. 태광그룹의 교환사채 발행은 지배구조 강화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세습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측은 “태광산업이 교환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상 판단일 뿐, 지배구조 강화와 경영 세습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도 “태광산업 대주주는 현재 54.5% 지분을 보유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고, 자사주를 매각하지 않고 소각할 경우 오히려 지분율이 72.1%로 더 높아진다”고 해명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을 인수하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태광산업이 T2PE를 통해 애경산업을 인수할 계획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형철 대표는 “우리는 최근 이호진 방지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호진 전 회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의 비호 아래 고발된 사건이 수년째 미뤄지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대로 묻힌다면 경제ㆍ사회 정의와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의주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공투본 대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이동구 사무연대노조 위원장, 봉혜영 민주노총 전해투 지도위원, 윤범기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 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검찰을 못 믿겠다. 경찰은 철저하게 수사하라”
“경찰은 이호진을 처벌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