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노동전문 변호사 출신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9일 삼성이 고위 검사들에게 제공한 떡값 이른바 ‘삼성 X파일’과 관련해 정치검찰 권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특히 “삼성은 왕국을 넘어 삼성제국으로 달리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노회찬재단(이사장 조승수), 노동당, 녹색당, 민주노동당,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진보당 윤종오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노회찬 7주기 추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 2005년 노회찬 국회의원이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명단’을 세상에 알린 지 20주년을 맞아 “‘삼성 X파일’ 사건의 교훈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국회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노회찬비전포럼 박창규 운영위원장은 “노회찬재단은 삼성 X파일과 관련해서 노희찬 의원의 유지를 받들기 위한 일환으로서 권력과 자본에 대한 부당한 횡포에 맞서서 용기 있게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는 분들을 위한 격려의 차원에서 노회찬상을 제정해서 매년 그 상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 운영위원장은 “20년이 지난 오늘 X파일에서 보여줬던 상징적인 한국 재벌의 민낯, 사실 그것은 자본의 과도한 일탈을 넘어서서 한국 사회의 기본, 우리가 합의해 왔던 민주주의라고 하는 그 기본을 무너뜨린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창규 위원장은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서 다시 한번 한국 사회에서 자본과 시장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그들의 일탈을 또 어떻게 통제하고 보완해 나갈 것인지 좋은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표는 “삼성 X파일 ‘금 떡검’이라고 하는,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던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했을 때, 느꼈던 충격 아직도 생생하다”며 “20년이 지났는데, 어제 일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 사회가 그만큼 기업과 언론 그리고 검찰 권력이 카르텔을 형성했다는 사실이 낱낱이 밝혀지는 계기가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국 대표는 “아마 노회찬 당시 의원이 (삼성 떡값 검사 명단) 이것을 폭로하려고 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아마 (노회찬 스스로) 본인에게 이걸 후회할 거냐라고 물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짐작했다.
권영국 대표는 “근데 이러한 자신의 진로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던 이것이, 아마 우리에게 남겨진 제대로 된 정치 지향을 밝혔던 것 같다”며 “이 폭로로 인해서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 권영국 대표는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오히려 윤석열 정권하에서 검찰의 권력은 훨씬 더 집단화됐고, 세력화되어서 전횡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대표는 “또 삼성은 어떻게 돼 있을까요? 이제는 왕국을 넘어 제국으로 달리고 있다”고 혹평했다. 삼성은 삼성왕국, 삼성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권영국 대표는 삼성제국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권영국 대표는 “과연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시장과 이러한 권력을 통제하는 민주적 사회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번 심포지엄에서 잘 드러낼 거라고 본다”며 “오늘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 그리고 검찰 개혁, 형사사법 체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개혁해 나갈지 이 부분에 대해서 저도 관심 있게 같이 검토하고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권영국 대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최장수 노동위원장을 맡았다. 노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거리에서 노동자들과 함께하면서 ‘거리의 변호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 민주노동당 대표로 출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조승수 노회찬재단 이사장,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노회찬 전 의원을 기리는 인사말을 했다.
이후 제1세션은 ‘삼성 X파일 사건의 교훈과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전성인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하고, 박창규 노회찬비전포럼 운영위원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제2세션은 ‘삼성 X파일 사건의 교훈과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주제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여연심 변호사(민변 법원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김준우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성창익 변호사(전 민변 사법센터 소장)가 참여했다.
제3세션은 ‘재벌 대기업의 사회지배 영향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시사점’에 대해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가 발표하고,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