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신현기 가톨릭대 행정학 부교수(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임효창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로리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정지웅 변호사는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두고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내란도 종식해야 하고, 개혁 과제도 정말 많다”면서 “사회적 갈등 치유와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강당에서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정지웅 변호사는 스웨덴에서 무려 23년 집권한 타게 엘란데르 총리를 예시로 들며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먼저 정지웅 변호사는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면 꼭 현충원을 먼저 들린다”면서 “현충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이 잠들어있는 곳”이라고 당선 후 현충원을 참배한 이재명 대통령의 첫 행보에 대한 발언을 시작했다.

경실련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 토론회
경실련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 토론회

정지웅 변호사는 “대통령으로서 헌법 제69조에 의해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고 시작되는 취임 선서를 하기 전에, 대통령 당선인은 현충원에 들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에게 ‘저는 제 목숨을 바쳐서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라며 “오늘 이재명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 것입니다’라고 썼다”고 말했다.

정지웅 변호사는 “작년 12월 3일, 위헌적인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내란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사법개혁과 검찰개혁 등 여러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또 한편으로는 극단적으로 갈라진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서 “이 두 과제는 딜레마로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딜레마와 관련해서, 정지웅 변호사는 “북유럽의 스웨덴을 지금의 스웨덴으로 만든 총리, 타게 엘란데르(Tage Fritjof Erlander)는 척박하던 나라에서 국민을 통합시켰다”면서 “엘란데르는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는 스웨덴 국민들, 당시에는 노사 문제가 심각했는데, 이들을 목요일마다 총리 관저가 있는 하르프순드로 불러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25대 스웨덴 총리 타게 엘란데르(사진=퍼블릭 도메인)
제25대 스웨덴 총리 타게 엘란데르(사진=퍼블릭 도메인)

타게 엘란데르 총리는 1946년부터 1969년까지 무려 23년간 집권하며, 1932년부터 1976년, 1982년부터 1991년까지 등 20세기 스웨덴에서 도합 50년 넘게 집권한 사회민주노동당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엘란데르 총리는 강경 좌파 운동권 출신이었지만, 실용주의 노선을 타며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스웨덴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복지 시스템과 민주주의 체계를 갖춘 국가로 성장시키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지웅 변호사가 언급한 ‘목요 모임’은 기업가ㆍ경영자들과 노동조합, 정부가 함께 참여해 노사정 대화의 장으로 기능했다.

정지웅 변호사는 “타게 엘란데르 총리는 ‘물론 우리는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다 함께 성장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면서 “지금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내란도 종식해야 하며, 개혁 과제도 정말 많다”고 이재명 정부의 과제를 다시 언급했다.

국회에서 취임선서식 가진 이재명 대통령 / 사진=이정문 국회의원 페이스북
국회에서 취임선서식 가진 이재명 대통령 / 사진=이정문 국회의원 페이스북

정지웅 변호사는 “그렇지만 이것을 49%의 국민만으로는 이룩할 수 없다. 과거 윤석열 정부가 그렇게 하려고 했기 때문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던 것이고, 역대 정부에서는 항상 국민통합위원회, 이름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런 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국민 통합이 조금은 느리고 더 선명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국민을 통합해 다 함께 가야 국정 과제는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진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은 내란 옹호와 탄핵, 정권 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심판’ 프레임에 힘입어 승리했다”고 진단했다.

정지웅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은 49.42%의 득표율로 당선했지만,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국민은 특정 진영에 절대적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견제와 균형을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절반 가까운 국민이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반대 진영의 목소리까지 경청하면서 소통과 타협, 개혁과 혁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는 “21대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으로 먼저 극심한 정치 양극화와 진영 갈등이 두드러졌다”면서 “이 부분은 오히려 정치인들이 더 조장했다고 볼 수도 있고, 그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이른바 ‘훌리건’들이나 유튜버들이 더욱 가속했다”고 비판했다.

정지웅 변호사는 “필연적인 결과로 올해 선거의 특징으로는 선거 범죄와 불법행위가 급증했다”면서 “경찰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사범 2100명을 적발해 8명을 구속했고, 지난 대선 대비 선거폭력은 2.2배, 현수막ㆍ벽보 훼손은 3배 급증했으며, 딥페이크와 같은 신종 범죄도 등장했다”고 꼬집었다.

정지웅 변호사는 “또, 조기 대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책집 발표가 늦어지고, 실현 가능한 정책 경쟁이 부족했다”면서 “그래서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등 격변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의 상처와 분열이 심화됐고, 선거 이후에도 사회 통합과 치유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향후 전망에 대해 정지웅 변호사는 “새 정부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서, 먼저 경제ㆍ외교ㆍ통상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해 국내외 경제 위기 극보기 초기 국정 운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도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집권당의 책임과 리스크”라고 짚었다.

정지웅 변호사는 “앞으로 향후 적어도 3년간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주도권을 모두 가지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도 할 수 있지만, 권력 남용이나 사유화, 오만과 독선, 사법ㆍ언론 탄압 등 민주주의 기본 질서 훼손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정지웅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따라서 사회적 갈등 치유와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정치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던 것만큼 국민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 실용적이고 신속한 정책 집행, 미래 비전 제시 등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실련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 토론회
경실련 “제21대 대선 결과의 의미와 향후 전망” 토론회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임효창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현기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가톨릭대 행정학 부교수), 한성민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지웅 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발표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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