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혁명의 역사에 비추어본 디지털혁명의 본질>

인류역사에는 신석기혁명(농업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등 인류사회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혁명이 있었지만, 그밖에도 시대마다 크고 작은 수많은 혁명이 있었다. 어떤 혁명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어떤 혁명은 사회의 쇠퇴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혁명’이란 시대를 초월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강력한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혁명은 새로운 이념과 가치를 도입하며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사회에 필요한 혁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과거에 발생한 혁명의 역사를 거울삼아 디지털사회에 필요한 혁명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과거의 혁명을 살펴보면, 대개 억압적 정치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프랑스혁명은 절대왕정과 구체제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한 사건이었으며, 미국 독립혁명은 식민지배에 대한 저항으로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이끌었다. 이러한 혁명은 단순한 정치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관과 제도를 정착시켰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혁명은 주로 이념에 관한 혁명이었다. 이념혁명의 대표적 사례는 러시아혁명과 중국의 공산혁명을 들 수 있다. 러시아혁명은 차르체제를 붕괴시키고 사회주의국가인 소비에트연방을 탄생시켰다. 이는 세계적으로 큰 파급을 미쳤고, 사회주의 이념확산에 기여했다. 중국 공산혁명 역시 맑스주의를 바탕으로 사회주의체제를 도입하여 중국 현대사를 새롭게 썼다.

우리나라의 혁명은 주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억압적 정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로 특징 지울 수 있다.

1960년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학생과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시작되어 대통령을 하야시켰고,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열망을 보여준 사건이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계엄령 확대와 독재에 반대하여 광주시민들이 일으킨 저항운동이다. 이 운동은 많은 희생자를 낳았지만, 한국사회에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며 이후 민주화운동의 촉매제가 되었다.

1987년 6월항쟁은 전두환 정권의 독재에 반대하여 전국적으로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시위였으며, 직선제개헌을 이끌어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2017년 촛불혁명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사건으로 평화적 시위, 수백만 시민의 참여로 한국 역사상 대통령이 탄핵된 첫 사례로, 법치주의와 민주절차의 승리를 가져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평화적 민주화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말 윤석열 정권의 위헌적 비상계엄선포와 내란행위를 막아낸 이른바 빛의 혁명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잔존 내란동조세력의 발호로 사회의 정상화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상과 같은 혁명사례를 바탕으로 눈을 좀더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면, 오늘날 디지털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혁명은 무엇일까?

첫째, 디지털혁명은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사회 전반을 변화시켜야 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기술은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며, 국가경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둘째, 환경혁명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과제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며, 자원순환을 강화하는 등 전 지구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생활방식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정책변화까지 요구한다.

셋째, 사회불평등 해소를 위한 혁명이 필요하다. 경제불평등과 사회적 소외는 현대사회의 큰 과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기회의 확대와 공정한 분배정책이 중요하다. 이는 사회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요컨대, 혁명의 역사는 우리에게 변화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디지털사회에서도 기술, 환경,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혁명이 절실하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혁명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도전이자 기회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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