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넥슨이 슈퍼캣과 공동 개발하던 PCㆍ모바일 크로스플레이 MMORPG ‘바람의나라2’의 개발 계약을 전격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아직 공식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지만,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다각적인 이견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람의나라2’를 총괄하던 이태성 디렉터 등이 퇴사하면서 넥슨은 동등한 수준의 대체 인력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슈퍼캣은 ‘바람의나라: 연’을 총괄했던 김원배 대표, 박성준 PD 등 기존 핵심 인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넥슨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계약 해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G-STAR에서 공개된 ‘바람의나라2’는 올해 말 유저 테스트가 가능할 정도로 개발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이처럼 개발이 거의 끝난 프로젝트임에도 넥슨이 계약 해지를 단행한 것은 성과보다는 IP 방향성과 장기적 파트너십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 철학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브랜드 가치와 사업 연속성을 우선하는 넥슨의 전략적 판단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번 계약 해지 통보로 슈퍼캣 내부는 당분간 무거운 분위기 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캣의 2024년 매출은 131억 7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0.16% 감소했으며, 영업비용은 347억 7000만 원으로 59.36% 증가해 전년 1억 8,800만 원의 영업이익에서 2024년 216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슈퍼캣이 ‘바람의나라2’ 개발에 과감하게 12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게임 퀄리티와 개발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자금난이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베타테스트 전까지 개발 인원이 50명을 넘는 경우는 드물고, 투자자나 퍼블리셔도 계약에서 50인 이상의 개발 인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슈퍼캣이 다소 무리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람의나라2’ 계약이 해지된 만큼, 슈퍼캣은 새로운 투자처 확보나 신작 프로젝트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넥슨게임즈의 주가는 ‘바람의나라2’ 기대감이 해소된 이후에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이미 다양한 차기작 퍼블리싱 라인업을 준비해온 만큼, 이번 계약 해지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3거래일간 주가 하락 폭은 0.92%에 그쳤고, 넥슨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이 투자자 신뢰를 유지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넥슨은 유저 향수를 자극한 ‘바람의나라 클래식’을 출시해, 오픈베타 10일 만에 평균 동시접속자 38만 8,500명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바람의나라2’ 개발 중단으로 인한 공백 역시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대비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슈퍼캣은 이번 파트너십 결렬을 기점으로 자체 IP 기반의 신작 개발을 통해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양사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후속 보도를 통해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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