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로리더]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희왕, 이하 비대위)가 서울 청진동 MBK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 17일, 비대위 이의환 상황실장은 “지금이라도 김병주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홈플러스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다.

MBK 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사모펀드로, 비상대책위원회는 “동북아시아 최대의 사모펀트 MBK 파트너스는 이미 다수의 기업에서 LBO(차입매수) 방식으로 투자자의 배당금을 받아 투자자와 피인수 기업에 피해를 떠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이날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의환 비대위 상황실장은 먼저 “지난 4월 7일, 김병주 회장 집 앞에서 항의 전단지를 테이프로 붙이고 왔다”면서 “초인종도 안 누르고, 후배 1명과 전단지만 붙였을 뿐, 소리를 지르거나 구호를 외치지도 않아 아무도 내다보지도 않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의환 상황실장은 “그런데 (김병주 회장 측이) 나중에 전단지가 붙어 있는 것을 두고 협박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한 모양”이라며 “종이를 보고 위협을 느꼈다면 사과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이게 협박으로 처벌까지 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이상은 전과범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의환 상황실장은 “김병주 MBK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돈이 가장 많은 부자라고 한다”며 “우리가 부자들에게 요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는데, 돈을 많이 벌었으면 그만큼 사회에 기여하고, 공익을 위해 활동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의환 상황실장은 “김병주 회장도 서대문구에 ‘김병주 도서관’을 만드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하는데, 공립 도서관 전체 사업비 675억원 중 300억원을 냈다”면서 “나머지 375억원은 서울시민이 낸 돈인 데다가 이렇게 홈플러스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김병주 회장의 이름을 도서관에 붙이면 거기서 공부하는 시민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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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의환 상황실장은 “도서관에서는 훌륭한 분을 거울삼아 공부해야 하는데 김병주 회장 같은 사람을 교훈으로 삼으면 앞으로 사기 채권을 발행해서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냐”면서 “서울시청은 당장 김병주 도서관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의환 상황실장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공정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의 논리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현대 한국의 금융제도 안에 있었기에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라며 “김병주 회장이 돈을 벌 수 있게 한 그 제도는 국민이, 그리고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이 만들어낸 제도로, 김병주 회장의 부가 순전히 본인이 잘해서 번 것이 아니므로 이제는 홈플러스에 사재를 출연해 회생하고 정상화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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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이의환 상황실장은 “애초에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매입하는 것부터 잘못돼 있었다”면서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매입할 때,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하면서 기업의 장기성장보다 단기 차익과 무리한 배당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의환 상황실장은 “MBK는 2020년을 즈음해 최대한 가치를 높이고 노동자를 구조조정해 몸집을 줄이고, 건물과 알짜 매장을 팔아 수익을 남긴 다음 배당금을 챙겨 팔아넘기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이 갑자기 성장하면서 계획이 일그러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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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환 상황실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떨어지니까 물품구매전단채(ABSTB)를 발행해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면서 “그런데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마지막까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전단채로 물품을 살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을 배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의환 상황실장은 “우리의 목적은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돼 충분히 반성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김병주 회장이 지금이라도 사재를 출연해 홈플러스를 정상화하고 국민의 유통 기업으로 다시 거듭나서 고통스럽게 노동자와 납품업체, 투자자들을 골탕 먹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비대위는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홈플러스 전자단기사태 사기발행 MBK 김병주를 출금 금지하고, 구속 처벌하라”
“툭하면 거짓말하는 사기원흉 홈플러스 김광일 대표를 즉각 구속하라”
“동북아 최대 사기펀드 MBK 파트너스 김병주, 김광일의 사재출연 즉각 이행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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