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현대모비스가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3년) 재선임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것과 정의선 대표이사에게 보수를 지급하기 위해 이사보수 한도액을 증액하는 것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반대를 권고했다.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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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현대모비스(대표이사 이규석)는 오는 3월 19일 오전 9시 서울 논현로 GS타워 1층 아모리스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김화진) 선임안, 사내이사(이규석, 조윤덕) 선임안, 감사위원(김화진) 선임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또한 이사 보수한도액을 전기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승인안도 있다.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는 한국ESG기준원 의결권위원회 위원장, 아시아기업지배구조포럼 의장, 국민연금공단 지배구조개선 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 현대모비스 “김화진, 지속가능경영 원칙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역량 보유”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김화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 추천 이유에 대해 “법률 및 거버넌스 전문가로서 회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 및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이 가능하고, 거버넌스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자로, 해당 분야의 이론적 깊이와 실무적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라며 “특히, 기업 지배구조, 법적 리스크 관리, 그리고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 체계 구축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원칙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 김화진 “현대모비스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

김화진 사외이사 후보도 이사회에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에서 “주주가치 제고 등 회사의 주요 현안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으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주주, 이사회, 경영진과 긴밀히 소통해 위원장으로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2022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회 및 위원회에 100% 출석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모두 참여했고, 재선임 이후에도 적극 참여해 현대모비스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화진, 주주권익 침해하는 결의에 찬성해 충실의무 위반”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3월 12일 ‘현대모비스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는 내고, 김화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화진 후보는 2022년 9월 7일 이사회에 참석해 KT와의 자기주식 교환 결의에 찬성했다”며 “이에 따라 회사는 2022년 9월 8일 자기주식 138만 3,893주를 KT에 매각하고, KT의 자기주식을 동일한 금액만큼 매입해 상호주를 보유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1.47%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한, 회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자동차도 같은 날짜에 동일한 방식으로 KT와 자기주식을 교환해 1.04%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며 “이는 회사의 자산으로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지배권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것으로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따라서, 김화진 후보에 대해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결의에 찬성해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봐 반대를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 “김화진 감사위원 후보 선임 반대 권고”

아울러 현대모비스 감사위원회 위원 김화진 선임안에 대해서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위와 같이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결의에 찬성해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봐 김화진 후보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 현대모비스 “이사 보수한도, 경영성과 등 고려해 20억원 증액한 120억 책정”

또한 현대모비스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 100억원에서 20억원 증액한 120억원으로 하는 승인 안건도 상정한다.

현대모비스의 이사는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이며, 2024년 지급된 이사 보수총액은 76억 9200만원이다. 이중 사외이사 5명에게는 5억 4100만원(1인당 1억 800만원)이 지급됐다.

현대모비스는 “이사 보수한도는 회사의 임원보수 지급기준을 기초로 사업실적, 경영진 성과 및 기여도, 대내외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됐다”며 “지난 13년간 동결되었던 보수 한도는 그 동안의 물가 상승을 반영하고, 경영성과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확대 등을 고려해 전년 대비 20억원 증액한 12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보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심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 사진=현대차그룹 홈페이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 사진=현대차그룹 홈페이지

◆ “정의선 이사 보수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합리성과 공정성 결여해 반대”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배주주에 대한 과도한 보수지급”이라고 판단해 반대를 권고했다. 정의선 대표이사에게 지급하기 위해 증액하는 것이라는 거다.

연구소는 “2024년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은 76억 9200만원으로 이 중 57.6%는 정의선 대표이사에게 지급됐다. 정의선 이사의 보수는 44.3억원으로 차상위보수 수령자인 이규석 대표이사(17.9억원)의 2.5배다. 또한 정의선 이사는 현대자동차에서도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2024년 6월까지 22.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계열회사에서 겸직하며 복수의 회사에서 보수를 받는 이사에게 다른 대표이사의 2배가 넘는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지배주주 일가인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봐 반대를 권고하며, 정의선 이사의 보수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해 책정된 이사보수한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제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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