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터넷 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하늘에 떠 있는 수백 대의 군집위성이 전쟁과 경제의 판도를 뒤흔드는 혁신의 물결이 되어, 새로이 ‘우주인터넷’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 초고속인터넷은 지구의 모든 곳을 연결하며, 기존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혁신의 선두에 미국 스페이스X가 자랑하는 ‘스타링크’가 우뚝 서 있다. 경쟁자가 거의 없는 독주체제를 구축한 스타링크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 ‘팰컨9’을 통해 2019년 이후 무려 5천 개 이상의 위성을 저궤도에 발사하며 하늘을 점령했다.
이 혁신네트워크의 가입자는 62개국 소비자, 기업, 정부 등 200만 명에 이른다. 2020년말 사업을 시작하여 불과 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스타링크는 2030년까지 4만 2천개 위성을 띄워 지구전역에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이 연결된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 인구의 약 40%는 인터넷접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우주인터넷의 잠재적 수요가 약 32억명에 달함을 의미하므로 그 경제적 가치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다. 우주인터넷에 차세대 이동통신 6G를 결합한다면,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운송수단 시장에도 막대한 수익이 기대된다.
모건스탠리는 위성인터넷 시장규모가 2040년까지 9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아마존도 우주인터넷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를 통해 2024년 상반기부터 10년 내 3236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발사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시험위성 2기를 발사하고 성공적 지상교신을 마쳤다.
스페이스X는 최근 T-모바일과 협력하여 미 당국으로부터 스타링크를 이용한 휴대전화통신 실험승인을 받았다. 이 혁신기술은 지상기지국이 닿지 못하는 오지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상용화될 경우 이동통신시장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비싼 위성전화 대신 보편적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산과 바다에서도 통화와 인터넷이 가능하다. 요금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이통사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스타링크의 위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022년 2월, 러시아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통신망이 파괴되자, 스타링크서비스는 무상으로 우크라이나 통신망을 회복시켰다. 이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반격에 나설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한 개인의 결정으로 우주인터넷이 좌우될 수 있는 위험성도 확인되었다.
중국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인터넷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전쟁뿐 아니라 중국의 광대한 사막과 산지를 고려할 때, 우주인터넷 구축은 필수적이다. 중국의 톈빙과기유한공사는 팰컨9과 유사하게 한 번에 최대 60개의 위성을 실을 수 있는 로켓을 개발 중이다. 영국도 위성통신업체 원웹이 이미 618기의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였고, 2020년 원웹이 파산위기에 처하자 영국정부가 5억 달러를 투자해 구제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군집위성산업이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스타트업 나라는 지상 1.5m 너비 물체까지 분간할 수 있는 초소형 관측위성 ‘옵저버-1’을 팰컨9에 실어 2023년 11월 발사했다. 향후 5년 내에 100기 이상의 위성을 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50기 이상의 초소형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세웠고, 카이로스페이스는 초소형위성 86기를 발사해 우주인터넷 서비스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도 2024년부터 초소형위성 11기를 쏘아올리는 군집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했고 정찰용 초소형위성 40기를 포함해 2031년까지 100기를 우주로 보낼 예정이다. 국방부는 2030년경 초소형위성 40여 기와 정찰위성 5기를 띄워 북한 전역을 30분 단위로 감시ㆍ정찰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우주인터넷 패러다임은 이미 우리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저 멀리 나아가고 있으므로 이 우주인터넷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국제동향을 주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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