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곤혹스런 질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농협중앙회장은 ‘귀족 회장’으로 불리며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과 이중 급여, 퇴임공로금까지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쓴소리를 내며 “농협중앙회장과 조합장의 퇴임공로금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강호동 율곡농협 조합장은 지난 1월 실시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선교 국회의원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농협의 자금은 순수한 민족자본이라는 거 알고 계시죠? 그런데 (지역) 현장에 나가면 삼삼오오 모이면 ‘농협이 농민의 피를 빨아먹는 조직’이라고 얘기를 해요. 많이 들으셨죠?”라고 물었고, 강호동 회장은 “예 옛날에 많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김선교 의원은 “농협중앙회장은 위탁선거법과 관리를 받고 정부 농정사업을 수행하는 자리로서 공공단체장에 준하는 지위를 갖고 있다”며 “회장님 급여 연봉으로 얼마입니까?”라고 물었다.
강호동 회장은 “민감한 부분인데, 지금 연봉을 확인하기는 어렵고”라며 정확한 액수 공개를 꺼리자, 김선교 의원은 “회장님 3억 9000만원이다.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하면서 받은 급여는 얼마입니까?”라고 질문했다.
강호동 회장은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하자, 김선교 의원은 “1억 9100만원이에요. 여기에 성과급 120% 받으면 2억 2920만원까지 받는다. 농협중앙회장을 하면 최대 8억 1020만원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김선교 의원은 “지금까지 관행이라면 (농협중앙회장) 임기 마치고 퇴임공로금 명목으로도 또 받죠. 역대 회장들 퇴직공로금 명목으로 얼마를 받아 갔는지 아십니까? 많게는 5억 이상까지 받았다”고 공개했다.
실제로 김선교 국회의원이 이 자리에서 공개한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농민신문사 회장 겸직) 급여 / 성과급 / 퇴직금 지급 현황’을 보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재직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급여로 11억 1580만원, 성과급 7억 3583만원, 퇴직금 5억 4239만원을 받았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재직한 김병원 회장은 급여 4억 8885만원, 성과급 5억 8944만원, 퇴직금 2억 6600만원을 받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재직한 이성희 회장은 급여 7억 5116만원, 성과급 8억 6357만원, 퇴직금 4억 2020만원을 받았다.
김선교 의원은 “그래서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회장직이 비상임 명예직이 됐고, 그 취지에 따라서 농협회장에 대한 퇴직금 제도가 폐지됐는데, 이사회 의결로 퇴임공로금을 지급하면서 사실상 퇴직금을 보장하고 있는 기형적인 급여 문제 모르진 않으시죠?”라고 물었다.
특히 김선교 의원은 “2012년 농협중앙회 사회구조 개편 이래 농협의 경제신용사업을 지주회사 대표들이 책임지고 중앙회장은 교육지원 사업과 대회 활동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라며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어야 하는데, 농협회장은 ‘귀족 회장’으로 불리며 겸직과 이중 급여, 퇴임공로금까지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왜 나왔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김선교 의원은 “그것이 법적 근거도 없고, 특권인 이중 급여, 퇴임공로금 없애야 한다는 비판들이 끊이지 않는다”며 “농민들의 희망이 되어야 할 농협중앙회장님, 회장직을 걸고 퇴임공로금이라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의사를 물었다.
이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아직까지 급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제가 신경 쓸 여력도 없습니다만, 어떻게 하든 간에 의원님께서 지적해 주신 부분이 있으니 중앙회장으로서 월급 값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선교 의원은 또 “회장님 지난 선거 치르면서 오히려 특별공로금제를 정식으로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셨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유권자인 조합장들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문제가 있다. 208만 조합원들이 동의하시는 것이라고 봅니까?”라고 따졌다.
강호동 회장은 “제가 공약한 근본적인 이유는 농협중앙회가 63년 발족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조합장님들께서 농촌 활동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일련의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선교 의원은 “회장님, 농협중앙회장과 조합장 퇴임공로금 문제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하며 “그래서 농업협동조합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목적과 가치를 부합하는 방향으로 내부 개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교 의원은 “회장님이 취임사에서도 변화와 혁신에 대해서 우선 과제라고 말씀하셨어요. 이건 안일하게 들으시면 안 된다. 앞으로 편향적 인사, 거기에 따른 포상, 여러 가지 피부에 와닿는 일들이 있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