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은 11일 한화에너지가 최근 (주)한화 지분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매수 공정성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 포함 (한화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의 직간접 지분율이 19%에서 27%로 증가한다면 컨트롤 프리미엄(control premium)이 급증할 것”이라며 “그 결과 일반주주의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력이 약화되고,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

지난 7월 3일 정부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추진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하자, 이틀 후인 7월 5일 한화에너지가 이미 9.7% 지분을 보유한 (주)한화 보통주 8%를 추가 매수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공개매수 의사를 밝혔다.

공개매수 예정 수량 600만주에 대한 매수가격은 7월 4일 종가 2만 7850원에 8% 할증된 3만원.

한화
한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책임경영 강화’, ‘경쟁력 강화’, ‘기업가치 제고’ 같은 추상적 표현만 있다”며 “일반주주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럼은 “(주)한화의 지배주주는 책임경영 강화로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장기간 극히 낮은 주가 성과로 피해를 입은 (주)한화 일반주주는 왜 여기서 지배주주에게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무계획, 추상적 공시는 금융당국이 최소한 신고서 반려 등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닐까?”고 지적했다.

포럼은 “(주)한화 이사회는 1우선주 45만주를 전날 7월 4일 종가 3만 6350원에 11% 할증된 4만 500원에 취득, 소각 후 상장폐지를 결의했다”며 “일반주주에게는 3만원에 지배주주에게 보통주 매도를 권하면서, 정작 회사는 이보다 35% 높은 가격에 우선주를 매입하는 일반주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주)한화는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김승연 회장 지분 23% 포함 지배주주가 총 44% 지분을 가지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주)한화 지분을 각각 5%, 2%, 2%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3형제가 100% 소유한 개인 회사 한화에너지를 통해 (주)한화 10% 지분도 간접 보유하고 있다”며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지배주주의 (주)한화 지분율은 5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럼은 “대부분 언론은 (한화그룹) 3세의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주목했다. 승계가 물론 중요한 이벤트인 것은 사실이나, 거버넌스 관점에서 공개매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주)한화 일반주주의 이익 침해 가능성이다. 공정성의 문제라고 보인다”며 “주주 보호 차원에서 상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지목했다.

포럼은 “(주)한화 이사회는 즉시 이사 충실의무 관점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주)한화는 그보다 더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강조한 밸류업 계획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절차적인 관점에서 이번 공개매수는 김동관 부회장과 패밀리가 양 사의 지배주주이며, 김동관 부회장은 (주)한화의 이사이므로 (주)한화의 정보와 권한을 독점한 이해상충 당사자”라며 “이사의 자기거래(self dealing)는 제한되는 것이 원칙이고,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공개매수의 경우 (주)한화라는 회사에 피해가 없더라도 아래 예시 같이 지극히 낮은 주가 및 밸류에이션 수준의 매수가격이 제시되었으므로 (주)한화 일반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포럼은 “형제 개인 회사인 한화에너지가 공개매수 이유로 ‘책임경영 강화’를 주장했는데, (주)한화 주가 성과 및 밸류에이션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며 “(주)한화 보통주 주주 입장에서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 TSR)과 밸류에이션을 살펴보면, 공개매수 전날 주가 기준 지난 3년, 5년, 10년간 보통주는 각각 -7%, +8%, +7% 움직였다. 배당수익률을 반영해도 보통주 TSR은 지난 3년, 5년, 10년간 각각 연 0%, +1%, +3%에 불과하다. 은행금리에도 못미치는 극히 저조한 주주수익율”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네이버증권에 따르면 (주)한화 PBR은 0.27배, SK증권 최근 리서치에 의하면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은 69%”라며 “먼저 그동안 (주)한화 이사회가 회사의 합리적 자본배치와 기업가치 파괴 해결책을 진지하게 논의했는지 궁금하다”고 짚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다른 절차적인 문제는 전체 상장 주식에 대한 의무공개매수가 아닌 작은 소량인 8%만 매수하므로 일반주주는 구조적 갈라치기(structural coercion)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일반주주는 매수가격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인 줄 알면서도 매도에 응하지 않고 남아 있다가는 기업 거버넌스가 더 악화될 우려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포럼은 “일반주주가 뛰어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은 침해 요소”라며 “선진국에서는 100% 의무공개매수 도입이 주장되는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실체적인 측면에서 3만원의 공개매수가는 PBR 0.28배”라며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지배주주가 일반주주 주식을 매입 편취하는 셈이다. 공정하지 않고 ‘책임경영’이라는 모토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게다가 김동관 부회장 포함 (한화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의 직간접 지분율이 19%에서 27%로 증가한다면 컨트롤 프리미엄(control premium)이 급증할 것”이라며 “그 결과 일반주주의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력이 약화되고,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주)한화 이사회 특히 사외이사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이라면 다음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될 것이다. 김동관 부회장 포함 3 명의 사내이사를 제외한 사외이사만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차원에서, 일반주주들이 저가에 주식을 매도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특별위원회는 일반주주 입장에서 한화에너지가 제시한 3만원은 너무 낮으니, 독립적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훨씬 더 높은) 공정 가격에 매수 또는 일반주주 구조적 갈라치기(coercion) 하지 말고 공정가격에 전량을 매입토록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마지막으로 향후 한화에너지와 (주)한화 합병과 같이 개인회사를 이용한 승계방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이 경우 밸류업의 후퇴,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가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보호 의무를 포함하자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본 건 등과 같은 주주간 이해상충 거래에서 일반주주의 재산을 보호하고 증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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