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변호단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22일 “국회의원이 대통령 앞에서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을 한 것이 그렇게 귀에 거슬렸느냐”며 지난 18일 전주에서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이 행사장에서 끌려나간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블랙리스트 이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면 누구의 입이든 틀어막겠다?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민변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변호단 오민애 변호사는 지난 18일 전주 지역 행사에서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국정기조를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사를 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진보당 강성희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낸 사건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민변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변호단장 권영국 변호사는 “국회의원이 끌려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인가, 황제인가, 깡패인가 대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단 말이냐”며 “어떻게 백주대낮에 대통령의 경호라는 이유로 국회의원을 무지막지하게 제압하고, 폭행하는 일이 버젓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 18일 전주시 행사장에서 강성희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바꾸십시오.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말을 건네자 대통령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 내동댕이쳤다”며 “우리 국민들은 영상을 통해 그 전모를 똑똑히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국회의원이 대통령 면전에서 직언을 하자 국회의원을 곧바로 제압하고 입을 틀어막고 끌어냈다”며 “대통령과 대등한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쓴소리한다고 해서 재갈을 물리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게 도대체 무슨 무도한 짓이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지가 벌벌 떨린다.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면 이런 일이 백주대낮에 행해질 수 있단 말이냐”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내가 누구인데 감히 내 앞이라고 국정기조를 논해’ 이런 장면을 연상케 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 때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나오더니 이제는 정말 자신이 왕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대통령 앞에서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이 그렇게 귀에 거슬리더냐”며 “대통령에게 거슬리는 말을 하면 이제는 제압당하고, 끌려나가고, 폭행을 당해야 하는 시대가 됐느냐”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 나라가 군주국가인가, 왕정국가인가?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회귀해버렸는가?”라며 한탄했다.
민변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변호단장 권영국 변호사는 “자신의 면전에서 쓴소리를 한다고 해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장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집권 이후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현상이 설명되고 있는 듯하다”며 “대통령의 강경 대응 한마디에 건설노조가 조폭노조가 되고, 집회의 자유가 허가제로 둔갑하고, 정권에 의한 언론 탄압과 장악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정부의 주요 요직에 대통령 자신과 가까운 지인들과 검사들로 가득 채워지고,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밥 먹듯이 행사해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나 되는 국민이 죽어도 제대로 된 사과 말 한마디 없고, (채상병 사건) 사단장을 면책하기 위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에까지 개입해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것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 헌법을 준수하는 대통령, 국민을 주권자로 생각하는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제 대통령 부부 면전에서 쓴소리를 하면 안 된다. 직언해도 안 된다”며 “그저 달콤한 말을 해야 하고, 듣기 좋은 말로 아부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그러니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같은 사태가 터지지 않았느냐”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 자가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의 대표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런 자를 어찌 민주주의 시대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윤석열은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라. 반성하고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권영국 변호사는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 나라는 왕정국가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민변 권영국 변호사, 오민애 변호사, 이종훈 변호사,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활동가, 블랙리스트 이후 송경동 시인, 미술인 정윤희 평론가, 최세미 배우, 비정규 노동자의 쉼터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김준호 정책국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권영국 변호사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낸 무도한 행위에 대해 국회의원과 국민 앞에 사과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심기 경호를 위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폭행을 휘두른 대통령 경호처 관련자들 및 경호처장을 즉각 파면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과 국민의 대표를 적으로 삼아 탄압하고, 제왕인 양 국민 위에 군림해온 오만한 국정을 성찰하고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꿔라!”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할 것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