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로리더]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2월 20일 “정치권의 압박에 포털은 ‘우리는 언론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등 책임을 전가했다”며 “그 결과가 지금은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종수 교수는 “포털 스스로 뉴스에 대한 설명책임을 다하는 ‘포털 콘텐츠 평가협의회(가칭)’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카카오 뉴스검색 서비스 차별이슈와 과제 정책토론회
‘카카오 뉴스검색 서비스 차별이슈와 과제 정책토론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고민정ㆍ민형배ㆍ이정문ㆍ조승래ㆍ정필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카카오 뉴스검색 서비스 차별이슈와 과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 검색값 설정을 변경하기 전에는 다음에 입점해 있는 1176개 언론사들의 기사를 검색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이 11월 22일 뉴스검색 서비스 개편을 하면서 ‘뉴스검색 설정’을 만들어 ‘뉴스제휴 언론사’(CP)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이용자들이 CP언론사(146개)가 아닌 다른 언론사들의 기사를 보려면 설정값을 ‘전체’로 바꿔야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날 토론자로 나선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포털은 디지털 공유지에 가깝다”며 “그런데 흔히 말하는 공유지의 비극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수 교수는 “대한민국 포털은 정치의 언론, 포털 길들이기가 오랜 세월 이뤄져 왔고, 포털은 뉴스를 가지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이용했다”며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이 플랫폼이 되려면 이용자가 유입돼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콘텐츠가 뉴스”라고 밝혔다.

임종수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로컬 포털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몇 안 되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라며 “대부분 국가는 예전에는 야후, 요즘에는 구글을 쓰므로 그들의 문법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한국은 특이하게도 국산 토종 포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임종수 교수는 “국내 포털에 이용자들을 유입시키면서, 나머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관리해 왔는데, 이제는 정치권에서 압박이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임종수 교수는 “압박을 대하는 태도는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면서 “책임 전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는 언론이 아니다’라고 공공연하게 선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때그때 국면에 맞춰서 정책을 내놓으면 그만”이라고 전했다.

임종수 교수는 “포털은 자신의 뉴스 서비스가 ‘비언론’임을 증명하기 위해 2006년 아웃링크 시작, 2009년 뉴스캐스트(언론사의 뉴스 박스 편집), 2013년 뉴스스탠드(언론사 아이콘 선택 후 이용) 등 정책을 펼쳤다”면서도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 포털과 제휴 언론사들의 노골화된 어뷰징이었다”고 설명했다.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교수는 “2015년 출범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는 뉴스의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외주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포털에게 있어 뉴스는 수익과 영향력의 원천이지만, 사회적 책임은 지기 싫은 상품이었고, 뉴스에 대한 책임을 제평위에 떠넘겼다”고 꼬집었다.

임종수 교수는 “포털은 그렇게 ‘더는 뉴스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네이버는 초기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기도 했다”며 “(포털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갖 관심이 온라인으로 쏠렸을 때, 온라인 시장에는 밝은 미래가 있을 줄 알았다”고 지적했다.

임종수 교수는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포털은 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렇기에 이제는 뉴스를 포기할 수 없어 Chat-GPT와 같은 생성 AI로부터 불어온 거센 바람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에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임종수 교수는 “포털이 정치 바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방법은 포털 스스로 뉴스에 대한 설명책임(accountability)을 다하는 것”이라며 “뉴스 서비스에서 설명책임이란 ‘왜 이런 뉴스가 나에게 도달되는지’ 사회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고 제안했다.

임종수 교수는 “제평위도 설명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을 것이지만, 포털이 비용을 대면서도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를 평가위원으로 위촉하는 구조에서 포털을 견제하는 것은 애초에 힘든 일이었다”며 “따라서 유관 학계와 자발적인 시민이 참여해 포털의 뉴스 및 검색 서비스의 경향을 연구, 참조, 모니터링하는 ‘포털 콘텐츠 평가협의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정필모, 조승래, 고민정,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왼쪽부터 정필모, 조승래, 고민정,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편 이 자리에는 고민정ㆍ이정문ㆍ조승래ㆍ정필모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들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국회의원도 참여했다.

발제 및 토론에는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보라미 변호사(법무사무소 디케)가 발제자로, 임종수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영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전무위원(전),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 조용현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 이준형 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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