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8일 ‘드루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와 자신을 기소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으로 재판이 진행될 것인데, 마지막 입장 표명이다.

먼저 허익범 특별검사는 27일 직접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허익범 특검은 “닉네임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 외에 2009년 1월경 인터넷포털사이트에 경제적공진화모임 속칭 ‘경공모’라는 인터넷 카페를 열어 일부 인원에 대해 비밀조직을 운영하며 정치인과의 접촉을 시도하다가 선거에 맞춰 댓글조작을 시작했다”며 “킹크랩이라는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 기사에 매크로 프로그램 같은 방법으로 정치적 여론을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허익범 특검은 “김경수 당시 국회의원에 대하여는 김동원(드루킹)을 소개받아 알게 된 후 2016년 11월 9일 댓글작업에 대한 시연회에 참석하고 이후 개발 및 운영에 공모한 점과 이후 경공모 주요 멤버인 조OO에 대하여 김동원으로부터 외교 인사로 추천해 달라는 청탁을 지속적으로 갖던 중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알아보고 제안한 점이 확인되어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김경수 지사를 댓글 조작의 공모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김 지사에게 2016년 12월4일부터 올해 2월1일까지 드루킹 일당이 실시한 포털기사 댓글 8800만회 공감ㆍ비공감 클릭수 조작의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한 기사와 글
김경수 경남지사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한 기사와 글

이와 관련, 김경수 경남지사는 28일 페이스북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어제 27일 특검의 최종발표가 있었다.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한 무리한 기소’라는 변호인들의 입장도 나갔다”며 “이제 (특검의) 회견을 살펴보면서 재판 전에 특검조사와 발표에 대해 마지막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허익범) 특검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드루킹 한 사람의 진술에 의존해 시작되었고 그렇게 끝났다”며 “이것이 얼마나 허술하고 황당한지는 조사기간 보여준 내용과 이번 특검이 손에 든 결과가 말해준다”고 총평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저는 이 사건 초부터 정확한 사실규명을 위해 특검 아니라 그 보다 더한 것도 수용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질신문을 포함한 모든 방식의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지만 겨우 1개월밖에 안 된 경남도지사 관사와 도청 집무실, 비서실까지 압수수색 했을 때도,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해서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유감의 뜻만 밝히고 압수수색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의 의도와 조사방식에 대한 일부의 우려와 언론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방적이고 악의적 기사에도, 특검이 오로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고 실체를 확인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답을 내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지사는 “그러나 특검은 진실특검이 아니라 정치특검의 길을 걸었다. 사건의 실체규명보다는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답에 맞춰 그 답을 반복하는 모양이었다”며 “겨우 두 번 만난 사람(드루킹)과 불법을 공모하고 논의했다는 상식 밖의 전제만 있었다”고 특검의 조사결과에 반박했다.

김 지사는 “수사과정에서도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번 특검 회견에서 입증하지 못한 이야기를 확신에 차 반복했다. 회견 내용도 영장실질심사 때 내놓은 자료와 주장 그대로였다. 그 이상은 없었다. 증거로 말하지 않고 특정인의 진술에 의존한 주장만 있었다. 심히 유감”이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분들마저도 왜 하필 그런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아 이런 일을 만들었냐고 안타까워한다. 맞다. 그 역시 제 불찰이다. 송구할 따름”이라며 “많은 사람과 만나다보면 일일이 기억할 수 없는 정말 많은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인지 무엇이 정당한 방식이고 그렇지 못한 방식인지는 구분 할 수 있다”며 “저는 정치인이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누구라도 만나서 이야기 듣고 지지를 호소하고 응원을 부탁한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설득하고 정책에 반영해서 함께 나가려는 노력은 저의 중요한 역할이자 일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번 시련으로 큰 교훈을 얻었지만, 저의 소신과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제 재판은 변호인들에게 맡기고 지금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나아겠다”고 밝혔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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