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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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은 29일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프로젝트, 그리고 그것에 관련해 시민과 언론이 처해 있는 저항의 조건”에 대해 발표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의 양상을 그냥 ‘정말 폭력적이고 나쁘다’라고 얘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부적인 양상을 가지고 분석해 폭력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얘기하기 위해선 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필모ㆍ장경태ㆍ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표현과 언론자유에 대한 국가 검열 철폐와 자율 규제의 새 패러다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표현과 언론자유에 대한 국가 검열 철폐와 자율 규제의 새 패러다임
표현과 언론자유에 대한 국가 검열 철폐와 자율 규제의 새 패러다임

이 자리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준형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프로젝트에는 몇가지 방식이 있다”며 “첫 번째는 우리가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때도 봤던 것처럼 인사 장악에 큰 관심을 갖고, 실제로 그렇게 실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2023년 8월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9월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위촉하고, 7월부터는 공영방송 이사진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왔다”며 “KBS (이사회)는 여권 우위로 재편을 해냈다”고 전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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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연구원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해서는 계속 억지로 이사 해임을 시도해왔고,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최근에는 국민권익위원회를 동원해 원래 이사들을 해임하고, 여권 우위로 재편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이사진 장악의 다음 목표는 사장 교체인데, 이번에 KBS에 박민 사장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면서 공영방송사의 사장이 바뀌는 것이 얼마나 방송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은 “KBS 사장이 교체되자 폭력적으로 프로그램을 내리고, 제작진과 진행자를 교체하고, 평기자ㆍ직원까지 전보 보내는 등 여러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10월에는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오기 전에 사전 작업을 했다고 여겨질 수 있는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언론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돼서 또 가짜 뉴스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설파하고 있다”고 조목조목 짚어냈다.

이준형 연구원은 “인사 장악에 앞서서 막말을 동원해 언론에 싸움을 거는 일종의 정당화 전략 작업이 있었다”며 “언론판을 일단 싸움터로 만들고, 마치 언론이라는 악당을 상대하는 정의로운 정권의 싸움인 것처럼 정당화하는 작업이 있었다”고 되짚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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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연구원은 “2022년 7월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KBS를 비롯해 MBC 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이라고 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박성중 국회의원이 KBS와 MBC의 이사진 비율을 언급하며 ‘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아직 이사진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발언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고 회상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더 나아가 정부ㆍ여당에 대한 비판 보도에 대한 통제 시도, 즉 고발과 압수수색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 등 언론사뿐만 아니라 기자 개인에 대한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의 일들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은 “특히 이런 압수수색은 정권이나 정권의 유력 인사들에 대한 비판 보도를 한 언론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문제적”이라며 “학술적인 의미로는 사용해선 안 되는 ‘가짜 뉴스’ 타령을 하면서 비판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일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준형 연구원은 “이런 일들은 사실 대통령이나 정권 유력 인사들의 여러 말을 통해서 포착해 볼 수 있었다”며 “2023년 4월에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신문의 날 축사에서 ‘허위정보와 선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국민의 의사결정을 왜곡함으로써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시스템까지 와해시킨다’고 발언하며 포문을 열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가짜’, ‘거짓’, ‘선동’과 같은 말을 써가며 언론 보도가 가짜 뉴스일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려는 시도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라는 곳을 출범해 ‘가짜 뉴스’ 피해구제, 1인 미디어에 대한 언론 중재 대상 추가와 같은 얘기를 해왔다”며 “본격적으로는 류희림 방심위 체제에서 가짜뉴스 심의센터를 출범하고, 뉴스타파 보도를 기점으로 인터넷신문 보도에 대한 심의를 강행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뉴스타파를 인용 보도한 KBS, JTBC, YTN에 대해서 최고 수위 제재 과징금을 의결하기도 했다”며 “언론재단 김효재 이사장도 취임식에서 ‘가짜 뉴스 퇴치 플랫폼’을 구성하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이준형 연구원은 “윤석열 정권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때와 달리 볼 수 있는 지점은 재원 구조를 압박하고 공공성을 해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정치적으로 압도적 우위를 못 잡은 상태에서 언론사ㆍ공영방송 혹은 준공영 언론에 대한 새로운 타격 지점을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서울시 관련된 일이긴 하지만, 2022년 11월에 TBS 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켜 별 문제가 없다면 2024년 1월부터 조례 폐지가 현실화 되는 상황에 처했다”며 “2023년 7월에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갑자기 던져서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지금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진행 중이지만 8월에는 연합뉴스의 정부 구독료를 비롯한 여러 공공미디어 예산을 대거 삭감해 언론을 패닉 상태에 빠뜨리기도 했다”며 “YTN이나 연합뉴스TV의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승인 절차도 굉장히 졸속으로 진행하면서 손 쓸 수 없게 재원 구조와 지배구조가 타격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만한 점은 정권과 의회도 장악했던 이명박ㆍ박근혜 때와는 달리,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고, 국회도 여소야대인 상황”이라면서도 “안 좋은 점은 시민사회가 정치나 언론에 대해 냉소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이준형 연구원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조사 결과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매년 최하위 수준이고, 김만배 사건 등이 표상하는 신뢰도의 위기도 계속되고 있다”며 “과거처럼 레거시 미디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미디어들도 많이 늘어났는데, 그 인터넷 미디어들이 취하고 있는 정파성과 표퓰리즘 정치의 심화도 현 언론 상황과 관련된 정치를 규정하는 요소”라고 해석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팬덤 정치의 일반화, 특정 인물을 보호하고 지키는 정치 투쟁 속에서 시민사회가 레거시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도 굉장히 달라졌다”며 “내 편이면 좋은 언론, 네 편이면 안 좋은 언론으로 나뉘어 과거 객관주의 저널리즘이라는 가치가 시민들에게 ‘좋은 언론을 판별하는 기준’이 못 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준형 연구원은 “KBS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가 등장했을 때도 공영방송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수신료 그거 안 내도 된다면 너무 좋겠다’고 얘기하는 시민이 많았다는 지점도 언론이 뼈아프게 성찰하고 우려스럽게 바라봐야 한다”며 “시민사회 내에서 언론 장악에 대한 반발 동력이 과연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정권 때처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이에 이준형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언론 장악 프로젝트는 수신료 분리징수와 같은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의제를 던지면서 언론과 시민사회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2024년 4월 총선 전까지 방통위뿐만 아니라 여러 주요 기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가늠도 안 되지만, 그런 기관들의 인사 교체에 주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경고했다.

이준형 연구원은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는 됐지만, 거부권을 행사하면 8월에 임기 종료되는 공영방송 이사진을 교체해 공영방송 장악도 본격화 될 것”이라며 “최근 포털 다음(DAUM)이 포털뉴스 노출 방식을 바꾸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포털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 미디어 영역에 대한 정치적인 압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준형 연구원은 “신문법을 개정해 인터넷뉴스진흥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논의도 있었듯, 여러 가지 언론 장악이 입법을 통해 강화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인수위 시절부터 얘기했던 ‘미디어 산업 진흥을 위한 소유ㆍ겸영ㆍ편성 등 규제를 완화하는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자율 규제 패러다임을 새롭게 마련하고, 나아가서 통합형 자율 규제기구를 새롭게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정필모 의원과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정필모 의원과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이준형 연구원은 “지금까지 작동해온 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산발적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효율적이지 못하고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언론계 내부의 평가가 있었다”며 “이런 기구들을 통합해 실효적으로 자율 규제하고 언론이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주최자인 정필모ㆍ장경태ㆍ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외에도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사회자로는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 교수, 발표 및 토론자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김동원 정책홍보실장,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이준형 연구원, 김보라미 변호사(법무법인 디케), 언론개혁시민연대 권순택 사무처장 등이 참여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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