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로리더] 쿠팡의 블랙리스트에 언론인들도 올라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 전대식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20일 “쿠팡 김범석 회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나와서 기업 관리할 때 이것밖에 못 배웠느냐”며 “(블랙리스트) 문서가 우리 것이 아니라며 언론인들을 고발할 것이 아니라, 쿠팡이 가진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노동자들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 등 30여개 노동ㆍ인권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민주노총에서 ‘쿠팡 블랙리스트 규탄 인권운동단체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규탄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규탄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주최 측은 “이번 블랙리스트 사건은 1만 6450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노동권과 언론의 자유, 정보에 대한 권리 침해에 그치지 않고 쿠팡에서 노동하는 이들이 일터에서 정당한 권리를 얘기하고 실현할 수 없게 하는 큰 이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첫 번째 규탄 발언에 나선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쿠팡은 이번 블랙리스트 사건 말고, 2020년에도 쿠팡의 지역 물류센터의 노동조합 노동자 사망 사건을 보도했던 지역의 MBC 그리고 한겨레, 내일신문 등 그 비판 보도에 대해서 전략적 봉쇄소송을 했던 바가 있다”며 “당시에 통상적으로 취재 보도에 대해서 언론사를 문제 제기한 게 아니고, 해당 보도를 했던 기자에 대해서 전략적 봉쇄소송을 했다”는 설명으로 시작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여기 상당수 많은 취재진이 있지만, 취재를 했던 언론인으로서 언론 중재만 가더라도, 기본적인 취재 보도 활동 못 한다”며 “그거 막는 데 꽤 많은 시간 걸리고, 입증도 해야 하고 또 당사자로서 다퉈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하물며 언론중재라는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민사소송 형사소송을 들어올 때 이건 그 기업이 한 의도는 이 소송을 통해서 자신들이 말하는 사실과 진실을 따지기보다는, 이 보도를 했던 기자 당사자를 괴롭히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전략적 봉쇄소송을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일명 언론인 괴롭힘 소송이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쿠팡은) 이번에 한 발 더 나갔다. 아예 보도했던 기자 포함해서, 보도하지도 않았지만, 보도를 할 수 있는 기자들에 대해서 블랙리스트를 통해서 사전에 보도를 막아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앞에 있던 것들이 전략적 봉쇄소송을 통해서 기자들에게 직접적인 괴롭힘을 가했냐 하면은 이번에는 아예 그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앞줄 왼쪽부터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갈 때마다 자기한테 바른말 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는데, 쿠팡도 아마 입틀막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질이 나쁘고 극악무도하다”며 “극악무도의 뜻은 사전에 보게 되면은 도저히 이름 비교하지 못할 만큼 도의에 벗어나 나쁜 짓이다. 쿠팡이 지금 그 대명사가 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사실 쿠팡이 대한민국의 유통 플랫폼 1위 기업이고 지금 시총이 거의 수십조에 달하는 거로 알고 있다”며 “이 정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데는 쿠팡에 그 좋다는 로켓 배송도 있겠지만, 노동자들의 땀 외에 피와 눈물 그리고 각종 갑질 착취적인 노동 환경에 터 잡아서 오늘의 쿠팡이 있었다는 것을 쿠팡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그런 측면에서 언론노조는 이번에 쿠팡이 가진 블랙리스트 사건을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사전 억압하는 사전 검열, 즉 반헌법 행위로 규정한다”며 “아울러 언론노조 강령에 있는 자본의 부당한 횡포를 통해서 편집권 편성권을 침해하려고 시도했던 편집권 편성권 침탈 시도 사건으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블랙리스트 이후 정윤희 디렉터
왼쪽부터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블랙리스트 이후 정윤희 디렉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쿠팡을 비롯한 네이버, 카카오 등 이른바 플랫폼을 가진 공룡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비약적으로 도약했다”며 “그런 기업들에 대해서 시총이 어떻고, 주가가 어떻고, AI가 어떠냐는 논쟁도 중요하지만, 그거 말고 과연 이들이 흔히 말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지 더 이상 공론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에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적 책임을 논할 건 논하고, 사회적 책임을 물을 건 물어야 한다”며 “그런 판들을 국회가 좀 깔아달라”고 요구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플랫폼 관련된 법들이 무수히 많은 법안으로 계류 중인데 이번에 쿠팡 사태를 기회로 해서 곧장 논의하면 좋겠다”며 “이번 국회가 얼마 안 남았지만, 다음 국회가 열리게 되면 곧장 플랫폼 관련된 유통법들은 시급히 다뤄야 할 현안”이라고 제안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특히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쿠팡 창업자이자 지금 CEO인 이른바 범킴, 김범석 회장님한테 묻겠다”며 “하버드 경영대학원 나왔는데, 거기에서 과연 기업을 관리할 때 이것밖에 못 배웠느냐”고 일갈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기업의 물류, 자본, 코스트 이거 말고 기본적으로 HR이라고 하는 사람에 대한 관리 이런 부분들 쿠팡에서 전혀 안 보인다”며 “쿠팡의 지금 수년간 지적된 각종 질타의 배경에는 사람을 사람답게 보지 않는 근본적인 몰가치관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김범석 회장은 미국에 있더라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말을 해 달라”며 “이 문서(블랙리스트)가 우리 게 아니라면서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쿠팡이 가진 큰 힘, 큰 권력에 따른 큰 책임을 이번에 김범수 회장이 꼭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쿠팡 특별근로감독 즉각 실시 기자회견
쿠팡 특별근로감독 즉각 실시 기자회견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또 하나 묻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끝마다 이념 카르텔, 좌파 카르텔, 운동권 카르텔 하는데 이게 쿠팡이 가진 대표적인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쿠팡 이전에도 한때 튀김용 기름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더니 기자들에게 또다시 전략적 소송을 남발했던 BHC, 그리고 자기 사주들 일가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했던 호반건설 등 그런 기업들이 문제점을 보도했던 방송, 인터넷 뉴스, 유튜버를 대상으로 고소와 고발을 남발했다”며 “이런 것들이 대통령이 말하는 카르텔”이라고 역설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기업들은) 자기들 이익과 자사의 명예가 훼손되면 똘똘 뭉쳐서 기자들을 옥죄지 않느냐”며 “대통령은 이 카르텔도 좀 제발 해체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줄 왼쪽부터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앞줄 왼쪽부터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여기 온 언론인들 빼고, 안 온 언론인들에게 부탁한다”며 “대한민국 언론인들이 그동안 노동 보도를 얼마나 잘 했느냐 못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보도를 잘 안 한다”고 꼬집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언론계에선 오보보다 더 나쁜 것이 무보도, 보도하지 않는 것”이라며 “쿠팡, BHC, 호반건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들이 소송을 걸었던 기자들이 대드는 것이 아니고, 그 기자들과 스크럼을 짜고 같이 연대하는 것이다. 굳이 탐사 보도까지 바라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런 사실이 있다는 보도를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삼성 이재용 회장이 부산 자갈치 시장 가서 오뎅 먹고, 김건희 여사의 외모는 시간 단위로 보도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2학번 티를 입었던 것도, 진실 여부까지 보도하면서 왜 쿠팡에 대한 보도들은 없느냐”며 “노동자 사망사고, 과로사 보도 왜 없냐”고 언론사들과 기자들을 꼬집었다.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원인과 대책, 다른 선진국 사례까지는 보도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이 사실이 있었다는 보도는 제발 좀 해달라”며 “적어도 말과 글을 만들어 파는 언론 노동자라면 동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침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권력과 자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침묵”이라며 “차라리 보도해서 글자가 틀리고, 맥락이 달라서 싸우게 되면 언론노조가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제일 큰 문제는 보도하지 않는 것. 제발 이 사태에 대해 보도해달라”며 “오늘 10개, 내일 100개, 1000개가 보도된다면, 쿠팡 김범석 CEO가 안 나올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쿠팡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아까 말했던 회사들 외에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이런 기업들 관련 보도가 촉발되면, 다 같이 달라붙어서 보도하자”며 “그렇게 블랙리스트에 대해 언론도 블랙리스트로 맞서는 싸움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 강령 1호에는 공정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편집ㆍ편성권 쟁취를 위한 민주언론 수호투쟁에 나선다고 했다”며 “쿠팡 블랙리스트는 그 강령 1호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싸움으로 규정한다”고 못 박았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 147개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보도 사업장인데, 이번에 쿠팡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 별도 민주언론실천위원회를 가동해서, 보도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따지고, 보도하지 않았던 사업장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지침을 편성해 보도하도록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줄 왼쪽부터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언론노조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이번에 해당된 건 뉴스타파나 MBC의 보도겠지만, 여기에 계속 침묵하면 여기 오지 않았던 KBS나 조선, 동아, JTBC 전부 다 해당할 수 있다”며 “자본이 무서운 것은, 우리보다 돈과 힘을 더 가진 것도 있겠지만, 우리가 연대하지 않았기에 매번 진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어느 때보다 언론 노동자들이 자본의 거대한 횡포, 그리고 그 횡포를 휘두르기 위한 각종 반헌법적인 행태를 언론들이 보도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쿠팡대책위 조혜연 활동가,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정윤희 블랙리스트 이후 디렉터,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안준호 노동안전부장, 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활동가, 쿠팡대책위 김혜진 집행위원장,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등이 참석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인권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이들은 사회를 맡은 조혜연 활동가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언론자유 침해하는 쿠팡은 사죄하라!”
“알 권리 봉쇄하는 쿠팡을 규탄한다!”
“1만 6000여명 대규모 사찰 쿠팡은 사죄하라!”
“쿠팡이야말로 블랙리스트다. 쿠팡은 각성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