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

[로리더]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25일 “법관 수를 늘려서 재판의 속도를 늘리고 법관들이 사건을 올바로 들여다보고 정의로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자”며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많아지는 법률 분쟁과 다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이하 법원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 지연을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법관을 증원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여ㆍ야간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정원법과 연계처리를 주장하는 정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훼방으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법원공무원노조 기자회견
법원공무원노조 기자회견

또 법원본부는 “경제위기로 인해 개인회생 사건이 급증하면서 전국적인 회생법원의 설치도 필요하다”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권역에도 회생법원을 추가로 설치해 폭등하는 개인회생 사건을 신속하고 형평성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본부’는 전국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이날 연대발언으로 참석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의사 정원을 확대하는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는 언급을 시작으로 입을 열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의사 정원을 늘리자는 것은 의사의 수입이 많다거나 의사들이 일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그만큼 더 질 좋고 더 폭넓은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므로, 그리고 의사들이 회피하는 영역, 지역에서의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너나 할 것 없이 의사 증원 확대를 찬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양경수 위원장은 “우리는 의사 정원 확대와 같은 맥락에서 판사의 수도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불법 파견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며 “소송을 진행하고 1심, 2심, 대법원까지 판결을 받는 동안 무려 11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설명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그 시간 동안 함께 소송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돌아가신 분도 있고 회사를 그만둔 분도 있었다”며 “정규직이라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에 11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가운데)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가운데)

또 양경수 위원장은 “사용자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1심 판결까지 무려 7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그 사이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착취당하고 어려움 속에 살아야 했다”고 전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법관 수를 늘려서 재판의 속도를 늘리는 것, 법관들이 사건을 올바로 들여다보고 정의로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며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법률 분쟁과 다툼은 많아질 수밖에 없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소위 ‘사’자가 붙는 직책들은 그들의 기득권 카르텔로 인해서 진입 장벽을 높게 쌓아왔다”며 “더 많이 열고 더 많이 개방해야 의사도 법관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지지받는 공정한 법정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 법원본부 이경천 본부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또 양경수 위원장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채무 불이행 사태에 놓여 있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개인회생인데, 개인회생을 위해선 정말 수십가지 서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그것을 하나하나 준비하고 법원을 쫓아다니는 동안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생계는 더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며 “개인들이, 국민들이 정말 어려운 조건에서 법원의 도움을 받아서 회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신속하고 무엇보다 우선해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전담 법원을 설치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그러면서 양경수 위원장은 “현재 부족한 판사 수에서 정원을 늘려야 회생법원의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공무원노조와 함께 법원본부의 판사 정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날 사회를 맡은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바로 민생”이라며 “민생을 도외시하는 정치인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판사정원법 개정과 인천, 대구, 대전, 광주 회생법원 설치법 개정은 사법에 관한 민심이자 민생 입법 사안”이라며 “법원을 찾는 국민은 마지막으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절박한 마음으로 법원을 찾아오게 된다. 국회는 더이상 민생과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조속히 두 법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 김창호 교육선전실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법원본부 이성민 조직국장, 황건하 교육선전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상원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재판지연 국민피해 판사정원법 개정하라!”
“개인회생 쌓여간다 회생법원 확대하라!”
“정원 없어 일 못 한다 판사정원 증원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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