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

[로리더] 부실시공으로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 정혜민 씨는 9일 “그나마 입주 전에 인명사고 없이 무너진 것이 천만다행”이라면서도 “사고 이후 100일이 지나가고 있는데, 1666세대 모두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과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긴급 아파트 안전진단, 현장 노동자가 말하다’ 긴급토톤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입주민으로서 증언에 나선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은 “인천 검단 AA13-1, 2블록 이하 ‘안단테’는 2023년 4월 29일 붕괴 사고라는 초유의 참사가 일어난 단지로서, 현재 광범위하게 문제가 드러난 공동주택 현장의 총체적 부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시발점이 된 단지”라고 소개하며 입을 열었다.

정혜민 회장은 “사실 붕괴 지점이 지금 대외적으로는 주차장으로 알려졌지만, 그 주차장 위쪽에는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 놀이터와 수변 시설 등이 들어설 공간이었다”면서 “그래서 더욱 저희 입주 예정자분들의 충격이 더 큰 상태”라고 전했다.

정혜민 회장은 “그나마 입주 전에 인명사고 없이 무너진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여길 정도로 지금 굉장히 공포의 하루하루, 지금도 안전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만약에 아슬아슬하게 버텼다가 입주 이후에 무너졌다면 과연 어떤 참사가 벌어졌을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로, 또 한 명의 입주 예정자로서 굉장히 아찔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왼쪽),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오른쪽)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왼쪽),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오른쪽)

인천 검단 안단테 현장 붕괴 사고는 4월 29일 오후 11시 30분경 현장 2공구 쪽 지하주차장 지하 1, 2층 지붕 층이 붕괴한 사건이다.

붕괴 다음날인 4월 30일, 인근 아파트 주민이 파손된 구조물을 발견, 제보하면서 사실이 알려졌다. 주민들 역시 단체 카톡방과 뉴스 기사를 보고 사실을 알았다고 전해졌다.

첫 주민 설명회는 6월 17일에 개최됐으며, 관련 책임자 사과와 사고 조사 과정이 공식적으로 설명됐다. 국토부 사고 조사 결과는 7월 5일에 이뤄졌으며, 이날 오후 GS건설의 공식 사과와 전면 재시공이 발표됐다.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
인천 검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

정혜민 회장은 “사고 이후 100여 일이 지금 지나가고 있는데 그 시간 동안 입주 예정자분들은 진짜 1666세대 모두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이 돼가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그저 저희 입주 예정자분들은 진짜 우리 가족 진짜 마음 편히 안전하게 지낼 집 한 채를 바랐던 것밖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혜민 회장은 “정말 건설 강국이고 아파트 공화국의 별칭을 갖고 있어 아파트 건설력을 그 누구보다 자신할 수 있다고 믿었던 우리나라에서, 특히나 국민 주거안정에 최선봉에 서 있는 LH와 대한민국 1군 건설사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GS건설’이 짓는 현장에서마저도 이런 총체적 부실과 그리고 그 결과가 붕괴 사고라는 점은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혜민 회장은 “그리고 다른 건설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의심만 더해지고 있다”면서 “사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 발표 이후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시점에서야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발표했고, 지금 LH는 저희 입주 예정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마지못해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후에 보상안 협의도 지금 굉장히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혜민 회장은 “지금 15개 LH단지의 부실이 드러나고 나서야 부랴부랴 뭔가 액션을 취하는 듯한 모습”이라면서 “하지만 사고 이후 100일 동안 그 어떤 보상안이나 입주 예정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행동들이 정말 부족했기 때문에 더욱더 실망스러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혜민 회장은 “건설업계에 뿌리 박혀 있는 안 좋은 관행들, 그리고 지금 심지어 작년 광주 화정동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1년여밖에 안 지났는데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 점에 대해서, 그리고 작년에 붕괴 사고 이후로도 그러한 매뉴얼이 없다는 점에 굉장히 분노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많은 분과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고 반성하고, 개선점도 고민하면서 앞으로 진정성 있게 국민 주거 환경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증언을 마쳤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 건설노조 강한수 노동안전보건위원장, 김봉현 레미콘 노동자, 한경진 철근 노동자, 검단 안단테 입주예정자 어광득 씨, 입주예정자협회 정혜민 회장, 함경식 건설안전기술사, 건설근로자공제회 경영전략본부 조사연구센터 심규범 전문위원, ㈔건설기능훈련취업지원센터 경기건설기능교육원 조재경 전임강사, 건설노조 전재희 노동안전보건실장, 한국건설안전학회 안홍석 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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