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ㆍ이석태ㆍ김기영 “헌법위반 임성근 법관직 파면해야” 사법부 울림
유남석ㆍ이석태ㆍ김기영 “헌법위반 임성근 법관직 파면해야” 사법부 울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10.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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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
헌법재판소 “법관 임성근 탄핵심판 각하…이미 퇴직해 법관직 박탈 불가능해”

[로리더] 헌법재판소장인 유남석 재판관과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은 “임성근의 재판개입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라며 “따라서 임성근을 법관직에서 파면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헌법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의 독립을 위협함으로써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행위에 대해, 법관의 강력한 신분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탄핵심판에서까지 면죄부를 주게 된다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추락시킨 행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그대로 용인하게 된다”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서, 헌법재판소가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임성근이 사법부 내의 사법행정체계를 이용해 구체적인 재판의 진행이나 판결의 내용에 개입한 것은,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해 사법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므로, 헌법 위반이 중대하다”

이것은 임성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재직 시절의 재판개입 행위에 대한 유남석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의 주요 판단 내용이다. 헌법재판관들은 특히 임성근 수석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행위가 반복적 일상적이었다며,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고 판단하며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결정문에 명시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28일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에서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재판관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 ‘각하’ 결정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의견은 재판관 4인(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각하의견, 재판관 1인(이미선)의 각하의견, 재판관 1인(문형배)의 심판절차종료의견, 재판관 3인(유남석, 이석태, 김기영)의 인용(파면)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9인의 관여 재판관 중 과반수인 5인의 재판관이 각하에 찬성해, 결국 법관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임성근에 대한 인용의견 즉 파면의견을 낸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이 결정문에 명시한 내용을 보면 사법부 특히 법관에 대한 울림이 컸다.

이에 ‘법관 임성근 파면’ 의견을 강하게 개진한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의 결정문을 자세히 짚어본다.

헌법재판소

◆ “탄핵심판 중에 법관직 퇴직했어도 헌법재판소가 법관의 헌법적 책임 규명해야”

이들 재판관은 “피청구인(임성근)은 탄핵심판 계속 중인 2021년 2월 28일 임기가 만료돼 법관직에서 퇴직했다”며 “그러나 탄핵심판은 공직의 강제 박탈이라는 주관소송으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헌법질서의 회복과 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객관소송으로서의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고, 고위공직자의 임기만료 근접 시기에 이루어진 위헌ㆍ위법행위에 대한 헌법적 통제를 통해 탄핵심판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청구인의 행위가 얼마나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의 관점에서 파면 여부 자체에 대한 판단 못지않게 탄핵심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관들은 그러면서 “이 사건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청구인(임성근)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사건의 배당 주관자이자 중요사건 보고의 사실상의 중간결재자로서 중요사건의 접수나 종국 등 진행상황 보고를 위한 현황 관리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부 사건에 관한 공보관의 홍보업무 지휘 등 사법행정상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 재판관들은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지위에서 중요사건 보고나 법원 홍보에 관해 공보관을 지휘하는 기회에 탄핵소추사유에 기재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세월호 7시간) 명예훼손 사건,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과 같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담당 재판장이나 주심 판사에게 특정한 내용의 소송지휘, 공판절차회부에 대한 재고, 이미 선고된 판결의 판결서에 대한 이유 수정 등을 요구했다”며 “이는 모두 피청구인이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사법행정업무를 수행하던 기회에 직무와 관련해 ‘직무집행에 있어서’ 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헌법재판관, 법관의 자세 강조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은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짚으며 법관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 보장과 더불어 법관이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한다는 법관의 책임을 인정하는 규정”이라고 짚었다.

이들 재판관들은 “다만 우리 헌법은 법관에 대해서 헌법 제103조 외에 직무수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의무나 금지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재판의 공정성이 법관에 대한 특정한 의무 부과나 행위의 금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관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법판단을 보장함으로써만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법관이 행하는 사법작용은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로부터 출발한다. 재판작용을 통해 법질서를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사법의 힘은 국민이 사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법원의 판단을 수용하는데서 "온다”며 “따라서 법관이 대내외적으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는 전제조건이 무너지게 된다면,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사법부 독립의 제도적 기반도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그러므로 헌법 제103조에 의해 인정되는 법관의 책임 속에는 법관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침해하지 않을 책임뿐만 아니라,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을 책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법관이 다른 법관의 재판과정에 개입하거나 간섭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의심이 드는 외관을 현출했다면, 이는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이 사건 당시 임성근(형사수석부장판사)은 형사부 소속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이나 평정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사무분담이나 법관 평정에 관한 초안을 작성하는 업무를 했으므로, 사실상 법관들의 사무분담이나 평정과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임성근은 이러한 영향력을 가진 지위에 있으면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의 담당 재판장에게 기사가 허위인 점이 드러나면 법정에서 밝히라고 요구하거나, 피고인(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분명히 하고 언론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법리적으로 부득이 무죄를 선고한다는 취지를 밝혀야 한다고 하거나, 담당 재판장이 보내 준 구술본 말미 파일의 내용을 다른 내용으로 수정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재판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의 주심 판사에게 공판절차회부에 관해 재고를 요청해 결국 공판절차회부 대신 약식명령으로 종결하도록 했으며,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의 재판장에게도 이미 선고해 판결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판결서의 주요 양형이유를 수정하도록 요구해 판결서 작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은 “위와 같은 임성근의 행위는 모두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 임성근의 헌법 위반 중대 여부…“임성근 재판독립 침해행위 일상적”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은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 훼손은 사법기능에 대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그 정도가 현저한 경우에는 중대한 법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 재판관은 “그런데 임성근의 재판개입 행위는 형사수석부장판사라는 지위에서 사법행정체계를 이용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여러 재판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과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에서 임성근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재판에 적극 개입했다”며 “임성근의 재판개입이 이처럼 여러 사건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임성근의 재판독립 침해행위가 일상적으로 행해졌다는 강한 의심을 불러와 법원의 재판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뢰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임성근이 담당 재판장이나 담당 판사에게 요구한 사항은 실제 재판결과와 모두 일치한다”며 “이는 임성근이 요구한 사항이 실제 재판에 그대로 실현된 것과 같은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임성근이 다른 법관의 재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개입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의심을 강화시킨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들은 “그뿐만 아니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청와대와 긴밀하게 소통한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이 재판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며 “당시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위상 강화와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재판관들은 “세월호 사건 당일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기사가 문제된 이 사건은 한ㆍ일 외교 문제나 대통령의 명예가 걸려 있어 청와대의 주요 관심 사항이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은 청와대 비서관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이 사건의 진행상황이나 예상되는 판결의 내용 등에 대해 상당 부분 공유했고, 사건 진행 초기부터 임성근을 통해 해당 재판부가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재판을 이끌어 가는지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임성근에게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임성근을 비롯한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법관들이 재판에 임함에 있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할 수 있도록 외부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인적ㆍ물적 시설을 확충해 이를 지원할 책무가 있다”며 “그런데 임성근은 그러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의 의사가 재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재판의 개입행위에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임성근은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의 요구를 전달받아 그대로 재판부에 전달했고, 이를 전달받은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며 “이는 사법부 내 어느 누구도 개입할 수 없는 재판 업무에 사법행정 담당자가 개입해 그 영향력 아래 재판하도록 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윤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은 “관료화된 수직적 구조의 사법행정조직이 조언이나 의견 제시, 충고 등의 형태로 재판에 개입하는 순간 재판의 독립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따라서 임성근이 사법부 내의 사법행정체계를 이용해 구체적인 재판의 진행이나 판결의 내용에 개입한 것은,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해 사법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므로, 그 위반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헌법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 “법관의 강력한 신분보장을 이유로 탄핵심판에서까지 면죄부 준다면”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은 “재판의 독립을 위협함으로써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행위에 대해, 법관의 강력한 신분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탄핵심판에서까지 면죄부를 주게 된다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추락시킨 행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그대로 용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사법부 내 고위직이나 정치세력의 재판개입이 재판의 내용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아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임성근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며 “따라서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해 임성근을 그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재판관들은 “그런데 임성근이 2021년 2월 28일 임기만료로 퇴직해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임성근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며 “따라서 임성근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임을 확인한다”거 강조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이는 임성근의 행위가 단순한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에 그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함에도 파면할 직을 유지하고 있지 않아 부득이 파면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또한 이는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중대한 법위반에 이르지 않은 경우 청구를 기각하는 판단과는 다른 판단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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