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로리더]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쿠팡 해고무효소송의 1심 선고가 3년 5개월간 지연되는 것에 대해 “서울동부지법 민사재판부는 지금 누구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냐”고 규탄했다.

쿠팡대책위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년 5개월 동안 1심 판결도 안 내리고 재판을 지연시킨 재판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대책위는 “2020년 9월 16일 해고무효소송 소장이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접수된 이후 무려 3년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1심조차 마무리되지 못했다”며 “쟁점이 많거나 증인심문을 해야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선고기일이 계속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쿠팡 해고무효소송 재판지연 규탄 기자회견
쿠팡 해고무효소송 재판지연 규탄 기자회견

쿠팡대책위는 “대법원 판결도 아니고 1심 판결의 선고가 왜 자꾸 연기되는지, 언제 선고기일이 잡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 사이에 해고 노동자는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재판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변호사는 “쿠팡 해고무효소송 사건은 쟁점이 아주 복잡하지 않다”며 “2020년 5월에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발생한 152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감염 피해자로서 쿠팡 물류센터의 방역조치 소홀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재계약이 거부돼 해고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민병조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 권영국 변호사, 소송 당사자 강민정 씨
왼쪽부터 민병조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 권영국 변호사, 소송 당사자 강민정 씨

권영국 변호사는 “여기서 쟁점은 강민정 노동자가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계약 갱신기대권이 있는지, 그리고 그 갱신 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등 두 가지 문제를 다투는 사안”이라면서 “그런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변론이 굉장히 오랜 기간을 끌었고, 이미 선고 기일이 잡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고 기일 지연이 반복됐다”고 의문을 남겼다.

권영국 변호사는 “6개월 만에 변론을 재개하고, 종결한 뒤 6개월 뒤로 선고 기일을 잡았는데, 이는 판결문을 쓰고도 넘치는 시간”이라며 “아무리 복잡한 사건도 보통 2개월을 잘 넘지 않는데도 6개월을 잡았고, 다시 선고 기일을 앞두고 1월 25일로 변경해버렸다”고 전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당사자는 기일이 변경되면 당혹스러워 최소한 무엇 때문에 두 달 이상 기일을 연기하는지 최소한의 이유와 설명이 있어야 하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며 “그래서 심사숙고한 내용으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1월 25일이 가까워지자 또 선고일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권영국 변호사, 소송 당사자 강민정 씨
권영국 변호사, 소송 당사자 강민정 씨

권영국 변호사는 “그런데 이번에는 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추후 지정하겠다고 했다”며 “이번에도 이유나 설명이 없어 담당 변호사가 이유를 묻자 재판장이 직권으로 정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쿠팡대책위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5 민사재판부는 지금 누구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냐, 쿠팡이라는 대자본에 부담을 주는 판결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냐”며 “재판부 판사들이 자신들의 미래 이익과 안위를 위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규탄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넘어서서 이 형국은 정의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납득할 수 없는 사유 고지조차 없이, 기약도 없이 반복하고 있는 선고 기일 연기 행태로 인해 이 사건 재판부는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권영국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권영국 변호사는 “대법원은 이 사건 재판부의 선고 기일 지연과 번복이 무슨 이득에 기인하고 있는 것인지 원인을 조사해 재판 절차상의 문제점을 규명해야 한다”며 “재판 내용에 개입하면 직권남용이지만, 재판 행정 절차상의 문제가 있을 때는 법원행정처가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쿠팡대책위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따라서 대법원에 요구한다. 이 사건 재판부의 선고 지연과 선고 기일 번복에 대해 재판 절차상 위법성과 권한 남용을 철저히 규명해달라”며 “이와 유사한 재판지연 사태로 국민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법원장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 널리 알려줄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 해고무효소송 재판지연 규탄 기자회견
쿠팡 해고무효소송 재판지연 규탄 기자회견

한편 이 자리에는 사회를 맡은 쿠팡대책위원회 활동가 기선(인권운동공간 활), 조영신 변호사(소송대리인), 소송 당사자 강민정, 권영국 변호사(쿠팡대책위 대표), 민병조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 홍익표 쿠팡물류센터지회 고양분회 부분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회를 맡은 기선 활동가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쿠팡은 부당해고, 법원은 재판지연, 재판부를 규탄한다!”
“재판지연 규탄한다! 원인을 규명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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