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로리더]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는 1월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도, 부정적인 영향도 없을 것”이라며 “법원이 기업 주가 영향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굳이 선고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변, 경제개혁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은 이날 오전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더 이상 안 된다 –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개최했다.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 된다 -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 된다 -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

최한수 경북대 교수는 “사람들 뇌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때 이재용 회장이 감옥 갔다 와서 다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프로포폴 투약 사건처럼 아직 안 끝난 사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한수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재판에 유죄가 나올 것 같다”며 “간단히 생각해서, 우리나라 형사재판 1심 전부 무죄율은 지난 10년간 0.45%에 불과하고, 관련 사건들이 유죄가 나와 그 사실을 벗어나기란 모든 혐의가 우연히 이뤄졌고 결국 본인이 혜택을 봤다는 건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한수 교수는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유무죄가 아니라 양형”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재벌 총수가 실형 1년이나 소위 ‘3ㆍ5룰’이라고 불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중에 하나 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후자를 택한다”고 말했다.

최한수 교수는 “이재용 회장 본인은 물론 변호사들도 양형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거기에 가장 큰 논거는 ‘우리가 할 일이 많은데, 한번 갔다 왔으니 이제는 정말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교수는 “사람들이 이재용 관련 재판이 전부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제는 이재용 회장이 삼성을 빼앗길 일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재용 회장 본인이 얼만큼 경제적 손해를 봤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삼성에 대한 지배력은 수많은 형사 처벌과 행정 규제를 감안해도 모두가 ‘삼성은 이재용 거’라고 인정하고, 본인도 그 사실을 인정하니까 ‘아들에게는 안 주겠다’고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최한수 교수는 “그래서 이재용 회장 측은 ‘이왕 벌어진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내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할 것”이라며 “결국, 재판부가 실형을 때릴 것인지, 집행유예를 때릴 것인지의 문제”라고 정리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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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수 경북대 교수는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볼 때 과거 같은 명예, 영화가 다시 오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전자 주가만 봐도, 작년(2023년) 한 해 동안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고 짚었다.

최한수 교수는 “AI 시대에서 삼성이 만들어내는 반도체가 주력은 아니지만, 그건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였고, 거의 두 배가 올랐다”며 “해외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펼치면서 언론과 정부, 심지어 법원도 삼성에 면죄부를 줬는데, 정작 삼성이 잘 되는 것과는 무관했다”고 밝혔다.

최한수 교수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력이 검증이 안 된 건데, 이재용 회장이 정말 경영을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예를 들어,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IT, AI의 미래에 대해 한번이라도 공개적으로 얘기하거나,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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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수 교수는 “그런데 예를 들면,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 회장이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의 CEO가 무슨 얘기를 하면 그게 마켓 트렌드가 된다”며 “반면 이재용 회장은 시장에서 어묵을 먹으면서 각종 밈을 만들어낸다”고 꼬집었다.

최한수 교수는 “이재용 회장이 만들어내는 밈이 결국 우스꽝스러워지는 건데, 가장 큰 이유라고 하면, 이재용 회장은 자기가 주도해서 성공한 적이 없다”며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이재용 당시 상무는 이른바 e삼성이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전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교수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가 실형과 집행유예를 포함해 유죄가 난다면 총수에게 안 좋은 거니까 그 기업의 주가가 안 좋아야 상식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유죄 판결이 나와도 해당 기업 집단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도 부정적인 영향도 제한적으로,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최한수 교수는 “이는 대중과 언론의 직관과 주장에는 반하는 결과인데, 재벌 총수가 그동안 잘한 것도 없으니 잠깐 경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그동안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같이 연구한 학자들의 생각도 법원이 기업의 주가 영향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굳이 선고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최한수 교수는 “‘삼성에게 좋은 것이 나라에도 좋다’는 말은 원래 미국에서 ‘GM에게 좋은 것이 미국에게도 좋다’는 말에서 나왔다”며 “하지만, 2017년 KDI 조덕상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 집단에 어떤 특혜를 주는 것이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낳아 안 좋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최한수 경북대 교수는 “그 이유는 총수의 상속 유예 때문인데, 총수가 기업 집단을 재편할 때, 가장 효율적인 쪽에 자원을 몰아주고, 비효율적인 쪽은 없애거나 줄여야 하는데, 상속이 개입되면 그 반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삼성도 일련의 과정을 짜면서 기업의 유불리는 고려하지 않았고,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한수 교수는 “마지막으로 다시 선고를 예측해보자면, 아마 집행유예가 나올 것이고, 아니더라도 항소심에서는 나올 것”이라며 “우리나라 판사들이 ‘쫄보’라서 실형 선고를 못 할 것이고, 사실 민주진보 진영이라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 가석방으로 풀어주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최한수 교수는 “법 앞의 평등 원칙을 내세우면서 사면권 행사를 굉장히 자제했던 문재인 정부도 이재용 회장을 감옥에 계속 두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뒷받침했다.

최한수 교수는 “이재용 회장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자처한 것이다. 누가 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시장은 어느 정도 효율적이기 때문에, 삼성이 계속 이렇게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면, 물론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는 하지만, 점점 기업의 역동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 된다 -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
재벌총수 범죄 봐주기 흑역사 더 이상 안 된다 -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승계를 중심으로

최한수 교수는 “그런 면에서 법원이 깔끔하게 실형을 내리고, 경영진이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법원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는 좌장을 맡은 이찬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에 따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종보 변호사,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남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최한수 경제개혁연구소 자문위원 등이 발제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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