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임성근 판사 탄핵심판 각하…이미 퇴직해 법관직 박탈 불가능해”
헌재 “임성근 판사 탄핵심판 각하…이미 퇴직해 법관직 박탈 불가능해”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1.10.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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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사법농단 재판개입 혐의로 법관 탄핵심판이 진행된 임성근 전 판사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8일 임성근 판사가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재판관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 각하 결정됐다.

이 사건은 우리 헌정사 최초의 ‘법관에 대한 탄핵심판청구’ 사건이다.

하지만 3명의 재판관들은 임성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으로 법관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의견은 재판관 4인의 각하의견, 재판관 1인의 각하의견, 재판관 1인의 심판절차종료의견, 재판관 3인의 인용의견으로 나누어졌다. 9인의 관여 재판관 중 과반수인 5인의 재판관이 각하에 찬성해, 결국 법관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탄희 의원 등 161명의 국회의원은 임성근 판사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 사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했다는 즉 재판개입을 이유로, 2021년 2월 1일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는 지난 2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인 중 179인의 찬성으로 가결했고, 이날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에 임성근에 대한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임성근 판사는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2021년 2월 28일 임기만료 돼 3월 1일 퇴직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재판관 5인의 각하의견으로, 이미 임기만료로 퇴직한 임성근에 대해서는 본안판단에 나아가도 파면결정을 선고할 수 없으므로 결국 임성근 탄핵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며 각하 결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해 본안판단에 나아가 임성근의 행위가 직무집행에 있어서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임을 확인한다는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의 인용의견이 있었다.

또 임성근의 행위로 인한 법치주의 훼손을 확인하면서 탄핵심판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한 김기영 재판관의 인용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었다.

임성근 판사가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 더 이상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이 될 자격을 보유하지 않은 것이므로 탄핵심판절차를 종료해야 한다는 문형배 재판관의 심판절차종료의견도 있었다.

이 사건은 사법농단 재판개입 혐의를 받는 ‘법관 임성근’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 및 파면결정을 선고할 것인지 여부다.

◆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의 각하의견

이들 재판관들은 먼저 “피청구인(임성근)에 대한 파면결정을 통해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목적원리를 구성하지만, 이를 추구하는 과정 역시 헌법과 법률이 정해놓은 요건과 절차를 준수함으로써 탄핵심판절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절차적ㆍ도구적 기능과 견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재판관들은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파면 결정을 선고’ 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탄핵심판절차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해당되므로, 만약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탄핵심판의 이익은 소멸하게 된다”며 “탄핵심판의 이익이 없는 경우, 헌법재판소로서는 탄핵심판의 본안심리를 할 수 없고,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법치주의의 특별한 보장자로서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탄핵제도는 직무집행상 중대한 위헌ㆍ위법행위를 저지른 법관 등 고위공직자에게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는 ‘비상적 수단’의 성격을 가진다”며 “법관 10년 임기제와 탄핵제도에 관한 헌법제정권자의 의사 등을 종합해 보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탄핵결정 선고 당시까지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피청구인(임성근)이 지난 3월 1일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으로서 손상된 헌법질서의 회복 수단인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볼 때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또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으로써 피청구인에게 부여되었던 민주적 정당성은 이미 상실되었으므로,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으로서 ‘민주적 정당성의 박탈’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관들은 “임기만료 퇴직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법관으로서의 민주적 정당성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법관 임기제’라는 일상적인 수단을 통해 이미 소멸된 이상,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관여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비상적인 수단인 ‘탄핵제도’가 더 이상 기능할 여지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재판관은 “결국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 등 규정의 문언과 취지 및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 이미선 재판관의 각하의견

이미선 재판관은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 계속 중에 피청구인이 임기만료 등의 사유로 퇴직할 경우에 있어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탄핵결정의 주문으로 파면만을 규정할 뿐 위헌 내지 위법확인에 관한 주문을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재판관은 “결국 헌법재판소법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탄핵소추를 받은 공직자가 탄핵심판의 절차 진행 중 어떠한 사유로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에는 탄핵심판절차를 종결할 것을 정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고, 이 때 주문은 형식재판을 요구하는 취지대로 ‘각하’ 주문을 선고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 문형배 재판관의 심판절차종료의견

문형배 재판관은 “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해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됐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해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행배 재판관은 “국회의 탄핵소추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는 독립된 절차이므로, 탄핵소추 당시 피청구인이 공직에 있어 적법하게 소추되었더라도 탄핵심판계속 중 직에서 퇴직했다면 이는 심판절차의 계속을 저지하는 사유로서 심판절차를 종료해야 할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재판관의 인용의견

이들 재판관은 “재판의 독립을 위협함으로써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행위에 대해 법관의 강력한 신분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탄핵심판에서까지 면죄부를 주게 된다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추락시킨 행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그대로 용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사법부 내 고위직이나 정치세력의 재판개입이 재판의 내용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아,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관들은 그러면서 “피청구인(임성근)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며 “따라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해 피청구인을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재판관들은 “그런데 피청구인이 2021년 2월 28일 임기만료로 퇴직해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며 “따라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이는 피청구인의 행위가 단순한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에 그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위반의 정도가 중대함에도 파면할 직을 유지하고 있지 않아 부득이 파면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또한 이는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중대한 법위반에 이르지 않은 경우 청구를 기각하는 판단과는 다른 판단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설명했다.

◆ 인용의견에 대한 김기영 재판관의 보충의견

김기영 재판관은 “피청구인(임성근)은 수석부장판사의 지위에서 소속 법원 판사들의 재판에 개입한 것을 선배 법관의 조언이라 합리화하고 있는데, 이는 사법권의 독립에 관한 본질적 영역의 보호와 이를 침해하는 행위 사이의 규범적 경계가 설정돼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며 “따라서 이 사건은 반드시 본안에 나아가 피청구인의 행위가 갖는 헌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해명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기영 재판관은 “피청구인은 사법행정 담당자로서 소속 법원 법관들이 부당한 영향이나 간섭 없이 사실에 입각해 법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저버렸고, 오히려 법원행정처 차장의 부당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재판의 구조와 외관을 공정하게 형성해야 할 최소한의 헌법적 요청도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김기영 재판관은 “이는 국제법규범의 영역에서 보편적으로 승인되고 있는 사법권 독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각각의 행위태양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들이 반복된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볼 때 그 위반의 정도는 헌법적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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