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당사자 김준호 “국회가 집시법 11조 개악하려해…악법 존치 아닌 폐지”
재심당사자 김준호 “국회가 집시법 11조 개악하려해…악법 존치 아닌 폐지”
  • 신종철 기자
  • 승인 2020.03.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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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집시법 제11조 재심사건 당사자인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5일 “국회 행안위에서 집시법 11조를 개악하려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 조항인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관련, 2018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사당 및 각급 법원, 국무총리 공관 100미터 이내 장소에서의 집회 금지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규정은 2019년 12월까지였던 개정 시한이 경과함에 따라 효력을 잃었다.

그런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는 입법시한인 2019년을 한참 넘긴 지난 4일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고, 6일 오후 2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에 인권단체, 민주노총,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의 자유 앞 성역은 없다 - 국회는 집시법 11조를 폐지하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기자회견에 집시법 11조 재심사건 당사자로 참여한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저는 집시법 제11조로 재판을 받았던 그리고 현재도 재심 재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집시법 제11조, 국무총리공관 앞에서 세월호와 관련한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고,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받았다. 그런데 검사가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대변인은 “저는 지난 2014년 6월 10일 참여한 집회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세월호가 침몰한지 두 달이 흐른 그 날은 비가 참 많이 왔던 기억이 난다. 비에 흠뻑 젖은 채 저와 동료들은 이윤보다 인간이 중요함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알리면서 항의하면서 집회를 이어갔다”고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김준호 대변인은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벌써 6년이 지났지만 당시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들을 했던 수많은 시민들 덕분에 계속해 우리가 싸움을 이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그 대표적인 장애물이었다”며 “이 악법을 근거로 국가는 진실과 정의를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을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정치적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 나라에서 집시법 제11조는 아주 간단하고 쉽게 국민의 목소리를 지우고, 금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김준호 대변인은 “시간이 흐르고, 이 집시법 11조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다. 이에 저는 재심을 청구했다. 사실 저 개인에게 재심을 청구하고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은 그리 중요하진 않다”며 “저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2014년 6월 10일의 제 선택이 부끄럽지 않기 때문”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래도 집시법 11조가 위헌 판결을 받고 재심을 통한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갖는 의미가 있기에 재심 재판을 시작했다”며 “특정한 장소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이를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금지시켰던 이 법이 부당한 것이었음을 재차 확인하고자 재심 재판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민애 변호사, 정진우 권유하다 집행위원장,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대변인,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
오민애 변호사, 정진우 권유하다 집행위원장,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대변인,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

김준호 대변인은 “1심 무죄 판결을 받고 검사는 항소를 했다. 항소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했다는 것, ‘법리오해’라는 네 글자 밖에 안 되는 항소사유가 사실은 여전히 듣기 싫은 시민의 목소리는 탄압해도 된다는, 듣지 않아도 된다는 국가권력의 사고방식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2월 검찰이 공소를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저의 재심 재판은 여전히 기일이 잡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규탄 발언하는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

김준호 대변인은 특히 “오늘 국회 행안위에서 집시법 11조를 개악한다고 한다”며 “대체 어떤 필요 때문에, 무슨 좋은 이유가 있어서 시민의 목소리를,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이 법을 존속시키고자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경찰에 (집회장소 금지)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일부 위헌을 받은 장소만 교묘하게 삭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이 나라에 불필요한 악법”이라며 “국회는 더 민주적인 사회, 더 자유로운 나라를 위해 이 악법을 존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폐지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목했다.

김준호 대변인은 “오늘 만약 이 악법이 존속된다 할지라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요구를 외칠 수 있는 나라, 모든 이의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드는 과정은 계속해서 우리의 힘으로 함께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민선 활동가
기자회견 진행하는 민선 활동가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진행했다.

민선 활동가는 “그동안 한 차례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었던 집시법 11조 개정안 처리를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동안 시민사회에서는 집시법 개정 방향과 관련해 수차례 국회에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런 민의를 반영해야 할 국회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스리슬쩍 집시법 개악 처리를 시도하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민선 활동가는 “잠시 후 2시부터 행안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원들이 합의한 안을 ‘대안’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이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에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에서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최석환 전국농민회총연맹 대외협력부장, 오민애 변호사, 정진우 집행위원장 김준호 대변인
최석환 전국농민회총연맹 대외협력부장, 오민애 변호사, 정진우 집행위원장 김준호 대변인

이날 규탄발언을 위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오민애 변호사, 국무총리공관 위헌제청 사건 당사자인 정진우 권유하다 집행위원장이 참여했다. 또 최석환 전국농민회총연맹 대외협력부장,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도 자리에 함께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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