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로리더] 전국금속노동조합 손덕헌 부위원장은 11월 30일 “일본의 니토덴코주식회사(日東電工株式会社, 이하 니토덴코)가 운영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손배가압류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전면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이후 법 개정이나 대응이 없다면 또다른 제2, 제3의 외국투자 기업의 먹튀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대주주는 일본의 니토덴코라는 세계적인 화학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에 LCD 핵심 부품인 편광판을 납품했다.

그런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작년 10월 공장에 불이 나자, 곧바로 폐업을 결정했다. 직장을 잃게 된 직원들이 공장을 지키며 고용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자, 사측은 무차별 손배가압류로 대응하고 있다.

‘손잡고’와 전국금속노동조합,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박주민ㆍ우원식ㆍ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통해 본 가압류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통해 본 가압류 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통해 본 가압류 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이 자리에서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손덕헌 부위원장은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투쟁이 있은 지 1년이 훌쩍 넘었다”며 “정확하게 작년 10월 4일날 화재가 나고 10명의 노동자가 노동하지 못한 기간은 423일째”라고 소개했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면서 천막을 친 지가 305일째가 훌쩍 넘어가는 시간”이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일본의 투자자본 니토덴코의 먹튀로 인해서, 그리고 정리해고를 당해 노동을 할 수 있게 우리 일자리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일본 니토덴코가 국내에는 서울에 영업본부가 있고 또 한쪽은 평택의 공장이 있다”며 “구미에 공장이 있었는데 구미 공장에 화재가 나자마자 물량을 평택으로 이관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손덕헌 부위원장은 “그러나 투쟁을 해도 닛토덴코 그룹에는 어떤 생산적 타격도 없다”며 “(니토덴코는) 구미 제4공단에서 철거만 하면 노동자들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동지들은 일본 원정 투쟁도 했고, 2차 원정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그런데 니토덴코는 한국 법에 따라서 하면 된다며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며 “건축물 철거와 관련한 심사는 구미시의 심의절차를 마무리하고 결과 발표만 남아있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만약 구미시가 철거를 해도 된다고 결정하자마자 그들은 공권력을 동원하고, 때로는 용역을 사용할 것”이라며 “그러면 또다른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손덕헌 부위원장은 “니토덴코는 대형로펌인 태평양을 통해 손배가압류와 노조 측에 가처분을 한다는 등 노조 활동을 전면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8차례에 걸친 노조 침탈과, 굴삭기를 동원해 노조 사무실을 부수겠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니토덴코는 그동안 평택과 구미 공장을 운영하면서 20년간 연 17조의 매출을 올리고 수많은 이득을 일본으로 빼갔다”며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인세와 취득세, 땅을 50년간 무료로 쓸 수 있는 수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외투 기업이 먹튀할 때는 어떤 제한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후 법 제정이나 대응이 없다면 또다른 제2, 제3의 외투 기업의 먹튀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

손덕헌 부위원장은 “더이상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며 “2003년에 있었던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를 비롯해, 한진중공업 사태를 거치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이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인해 고통받고, 스스로 목숨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손덕헌 부위원장은 “빨리 우리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토론자들의 발표와 의견을 모아서 조속히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통해 본 가압류 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손배가압류를 통해 본 가압류 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이 자리에는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활동가의 사회로 금속법률원 탁선호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최현환 지회장,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부경대학교 정영훈 법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한편, 봉쇄소송 목적의 노동쟁의에 대한 손배가압류 청구 문제를 해결하고자 발의된 노조법 2ㆍ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1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12월 1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의결했다.

금속노조는 이에 “재계의 의견만 듣고 국가를 운영하며 10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했다”며 “또 손배가압류로 노동자가 계속 죽음으로 내몰리도록 방치했다.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의 의무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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