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백화점ㆍ면세점판매서비스 노동조합 로레알코리아지부 하인주 지부장은 6일 “하늘을 치솟는 물가에 발맞춰 제품가격을 올리면서, 엄청난 할인율과 사은행사로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도해 회사는 배가 터져라 불리면서, 우리는 무엇으로 임금을 보전하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백화점ㆍ면세점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은 백화점과 면세점의 입점 업체에서 근무하는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이 모여있는 노동조합으로, 총 9개 기업지부(로레알코리아, 샤넬코리아, 록시땅코리아, 한국시세이도, 클리랑스코리아, 부루벨코리아, 삼경무역, 쏘메이, 하이코스)가 소속돼 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위원장 김소연)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세종대로 대한문 인근에서 ‘브랜드는 달라도 우리는 하나! 산별교섭 쟁취로 백화점ㆍ면세점 바꿔내자! 2023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총파업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투쟁발언을 위해 단상에 오른 하인주 로레알코리아지부장은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파업대회에 함께 해주신 조합원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다.

하인주 지부장은 “노동조합과 함께 우리는 참 많은 투쟁을 했다”며 “그 투쟁 덕분에 화장실 이용도 좀 편해지고, 의자에 앉을 수 있으며, 미스터리 쇼퍼 스트레스도 없어졌다”고 성과를 공유했다.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는 고객으로 가장하고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면서 직원의 서비스 따위를 평가하는 사람이다.

하인주 지부장은 “아마 노동조합이 없을 때보다 현장의 여러 문제들도 개선되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할 말은 좀 하면서 살고 있지 않으냐”고 자평하면서도 “하지만, 여전한 것도 많아, 매주 1회였던 백화점 정기휴일은 IMF 이후 점점 줄어들어 월 1회마저도 들쭉날쭉 백화점 마음대로이고, 고객 갑질을 대하는 백화점의 태도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오픈 전에는 냉난방 시설도 가동해주지 않아 여름에는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제일 덥고, 겨울엔 손발이 동상이 걸릴 정도로 제일 추운 곳이 백화점 오픈 전 시업 준비 시간”이라면서 “한마디로 우리는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있다”고 설움을 토로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교섭 자리에 나온 회사는 원청 핑계를 댄다”며 “다른 회사와 비교하며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말조차 원청의 눈치를 본다”고 짚었다.

로레알코리아지부 하인주 지부장은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이라는 산별노조를 만든 이유는 ‘비슷한 업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임금은 같이 가야 하는구나’, ‘백화점, 면세점 원청에 약속받지 못하면 해결할 수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인주 지부장은 “물가가 많이 올랐다. 서울시는 버스, 지하철 요금도 올리겠다고 한다”면서 “월급 빼고 다 올랐는데, 실질임금 인상을 위해서라도 올해 임금 인상은 여느 해와는 달라야 하는 것은 너무나 정당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하인주 지부장은 “하늘을 치솟는 물가에 발맞춰 제품가격을 올리면서, 엄청난 할인율과 사은행사로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도해 회사는 배가 터져라 불리면서, 우리는 무엇으로 임금을 보전하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인주 지부장은 “그리고 산별노조의 이름으로 휴일과 휴식,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일원화를 백화점ㆍ면세점 원청에게 요구한다”면서 “모든 회사들이 같은 기준과 원칙으로 고객 응대를 함으로써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원청에 있음을 책임지게 해야 하기에 우리는 이렇게 산별노조의 이름으로 공동투쟁에 나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우리처럼 원청을 대상으로 싸우는 노동조합이 많이 있다”면서 “가깝게는 서비스연맹의 택배노조가 그러하고, 언론에 자주 나오는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이 그렇다”고 예시를 들었다.

이어서 그는 “마트에서 일하는 배송노동자, 입점업체들, 자동차 하청업체 등 주위만 둘러봐도 수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있다”면서 “이러한 노동조합들이 지난해부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투쟁했고, 지난 6월 30일 야 4당은 노조법 2, 3조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조합은 원청과 마주 앉아 우리의 요구사항을 놓고 교섭을 할 수가 있다”면서 “백화점 정기휴일을 만들자, 연장영업을 협의하에 진행해라, 감정노동 매뉴얼을 만들자, 화장실, 휴게실 문제 해결하자, 명절연휴는 다 함께 좀 쉬자는 등 교섭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하인주 지부장은 “당장은 백화점ㆍ면세점에서 일하는 우리부터 미래의 내 자녀까지 모두 이 법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투쟁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노조법 2조ㆍ3조 개정안이 7월말 8월초 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라면서 “법이 통과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벌써부터 국민의힘과 윤석렬 정권은 거부권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달아 하인주 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들을 앞세워 이미 노동탄압을 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분노해봤자 소용없다’고 노동자와 국민을 얕보기 때문 아니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우리의 분노는 여기서 끝날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분노해야 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 파업 투쟁에서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노조법 개정의 내용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함께 알려 나가자. 지금 여기 모인 우리는 어마어마한 일을 해나가고 있음을 가슴에 새기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이제 산별노조 4년 차가 됐다”면서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마음을 모으고 뜻을 모아, 오늘 이렇게 전국의 조합원이 한자리에 뭉쳐 투쟁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벅차 오른다”고 말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우리가 가는 길은 너무나 정당하며, 승리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면서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조합 중심으로 하나가 돼, 공동투쟁 승리하고 민주노총과 함께 노조법 2조ㆍ3조도 개정해 내자”고 다짐했다.

하인주 지부장은 “그것이 바로 서비스노동자들의 노동의 가치를 높이고, 존중받는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조합원 여러분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면 우리가 하자”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단상에서 내려오기 전 하인주 지부장은 “나를 믿고 동료를 믿고 끝까지 단결하여 노동자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면서 “노동 중심에 서비스 노동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사회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김연우 수석 부위원장(한국시세이도지부 지부장)이 맡았으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김소연 위원장,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이희주 면세업종본부 부본부장, 이동호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 하인주 로레알코리아지부 지부장 등이 발언자로 나선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백화점ㆍ면세점 판매 노동자 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김연우 부위원장의 선창에 따라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더 큰 단결, 더 큰 투쟁! 산별교섭 쟁취하자!”
“브랜드는 달라도 우리는 하나! 노동환경 개선하자!”
“노동조건 결정하는 백화점ㆍ면세점 원청은 응답하라!”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