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롯데면세점에 근무하는 박은주 씨는 14일 “노동자를 위해 월에 하루라도 정기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을 마련해 달라”며 “매출과 경쟁이 우선순위가 아닌 일하는 직원들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요구했다.

롯데면세점에 근무하는 박은주 씨
롯데면세점에 근무하는 박은주 씨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소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을지로 롯데백화점면세점 본점 앞에서 ‘사용자는 책임을 다하라! 백화점면세점 노동자는 원청교섭을 요구한다’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이 자리에서 전국의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장 3,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실태 조사 결과 노동자 10명 중 3~4명이 업무 외 시간에 백화점ㆍ면세점의 업무 연락을 받고 있으며, 10명 중 3명은 관리자로부터 ‘고객용’ 화장실 사용 자제를 권고받은 경험이 있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롯데면세점에서 근무하는 박은주(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대의원) 씨는 기자회견 현장발언에서 “나뿐만 아니라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자 모두 브랜드에 대한 애착은 말할 것도 없으며, 쇼핑하러 오신 고객분들의 니즈(필요)를 파악하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일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도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은주 씨는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런 자부심은 점점 사라졌다”며 “당장 줄어든 입점과 매출로 회사는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했고, 갈수록 나빠지는 회사 정책에 다른 일을 찾아 떠난 동료 직원들도 많았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같이 일하던 동료 직원의 빈자리는 나머지 직원들의 몫이 되었고, 코로나가 끝나 여행 수요도 늘었고, 다시 면세점이 정상 영업을 준비하는 지금 회사는 인원 충원에 대한 말이 없다”며 “고객 서비스는 강조하면서, 정작 그 서비스를 해야 할 직원은 중요하지 않다는 거냐”고 롯데면세점을 비판했다.

박은주 씨는 “코로나 기간에는 5명이 하던 일을 3명이 해도 힘들었지만 가능은 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영업시간이 길어지고 매장이 바빠진다면 부족한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직면한 인력 부족을 지적했다.

박씨는 “‘연중무휴로 면세점은 빨간 날에도 닫을 수 없다’라는 말을 들으며 일했고, 나 역시 신입 직원들에게 그런 말을 하며 15년을 큰 불만 없이 지냈다”면서 “하지만 연중무휴라는 면세점은 코로나 기간 정기적인 휴점을 비롯해 연휴마다 휴점을 했다”고 밝혔다.

“면세점이라 연중무휴인 것이 아니었다”는 박씨는 “면세점도 상황에 따라 휴점을 할 수 있던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노동자를 위해 정기적인 휴점을 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주 씨는 그러면서 “코로나 때문이 아닌 노동자를 위해 월에 하루라도 정기적으로 함께 쉴 수 있는 날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며 “매출과 경쟁이 우선순위가 아닌 일하는 직원들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조은별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조직국장은 “‘면세점이니까 연중무휴 영업하는 게 당연하다’ 회사가 그렇게 말했고, 면세점이 그렇게 말했다”면서 “우리 노동자들은 그걸 다 믿고 있었다. 원래 그런 줄 알았다”고 언성을 올렸다.

조은별 조직국장은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고 여행객들의 수가 줄어들자 회사는 면세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정기 휴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당신들이 이윤, 당신들의 매출만이 아니라 우리 건강권, 우리가 행복하게 노동할 권리, 우리가 다 함께 마음 편히 휴식할 관리를 위해서 정기 휴점을 요구하고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조은별 조직국장의 선창으로 “면세점 노동자권, 교섭으로 달성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기자회견장에는 최대근 전국서비스노조 부위원장,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김재숙 대의원(갤러리아백화점 근무),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성원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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