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소연)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을지로 롯데백화점ㆍ면세점 본점 앞에서 ”사용자는 책임을 다하라!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자는 원청교섭을 요구한다“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전국의 백화점ㆍ면세점 노동자 3,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실태조사 결과 노동자 10명 중 3~4명이 업무 외 시간에 백화점ㆍ면세점 관리자의 업무 연락을 바도 있으며, 10명 중 3명은 관리자로부터 ‘고객용’ 화장실 사용 자제를 권고 받은 경험이 있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최대근 전국서비스노조 부위원장,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조은별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조직국장,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김재숙 대의원(갤러리아백화점 근무), 박은주 대의원(롯데면세점 근무),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성원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영업시간의 일방적 연장 ▲화장실, 휴게실, 탈의실 등 기본적 노동조건이 대한 개선을 노조와 교섭할 것을 요구했다. 또 노조는 노동조건의 사실상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에게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노동조건의 중요한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원청 백화점과 면세점은 협력업체의 교섭요구에 응당 나서야 한다!>

백화점과 면세점이 대한민국에 설립된 지 수십년 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은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세계 일류 백화점으로 면세점으로 우뚝 섰다. 2019년 국내 백화점은 최초로 2조 원 매출을 돌파하여 4년 만인 2022년에는 3조 원을 돌파했다. 그중에도 최고의 성장률을 보인 곳은 21%에 달하는 성장을 했다.

면세점은 어떤가? 지금은 비록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약간의 침체를 보이지만 2019년 연 매출 25조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의 면세점이 되었다. 이러한 모든 성과가 오직 면세점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11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매장을 지켜온 많은 백화점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지켰으며 백화점이 승승장구하는 그 사이에도, 얼마전 일어났던 고객의 갑질과 최저임금에 준하는 급여를 받으며 묵묵히 일했다.

이러한 백화점과 면세점에게 노동조건의 가장 기초적인 수준인 휴게실, 화장실, 탈의실, 수유실, 의무실 등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를 원청이 보호해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마음 편히 모두가 함께 쉴 수 있는 날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우리 백화점·면세점 노동자들은 너덜거리는 소파, 화장실 옆 휴게실, 비좁고 먼 탈의실 등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였으며 화장실이 부족하여 무더운 여름에도 물 한 모금 마음 편히 마시기 꺼려지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온갖 고객의 갑질 앞에서는 매장을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기만 하던 한 노동자의 모습을 뉴스를 통하여 접했을 때 우리는 분노했다. 무엇이 우리를 안전히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인가? 그 상황에 원청은 책임이 없는 것인가?

우리의 휴일은 어떤가? ILO 협약에도 11시간 이상의 연속 휴식과 구성원이 함께 쉬는 휴식을 권고하고 있으나 우리의 휴식은 그렇지 못하다. 연중무휴인 면세점은 함께 쉬는 휴식을 누려본 적이 없으며 공항면세점의 경우 짧게는 퇴근 후 9시간 안에 다시 출근해야 하는 스케줄이 허다하다. 백화점 또한 명목상 월 1회 정기휴점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정기휴점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영업시간의 일방적 연장과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영업시간을 노동조합과 교섭하라!

하나, 화장실, 휴게실, 탈의실 등 기본적 노동조건에 대한 개선을 노동조합과 교섭하라!

하나, 노동조건의 사실상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은 노동조합의 교섭에 응하라!

더 이상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한 채 이익에만 몰두하지 말고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을 위하여 원청인 백화점과 면세점은 교섭에 응하라! 언제까지 거부하고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자신들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산업전환기 건설적인 노사관계와 원하청 상생의 방안을 찾는 것이 백화점산업과 면세점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3년 6월 14일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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