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2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몸통의 최정점에 있는 피의자”라면서 “양승태 구속을 통해서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을 위한 법원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법원ㆍ검찰 삼거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및 전 국민 서명서 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피의자신문은 명제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내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1년 역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건 처음이다.

조석제 법원본부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1월 11일 검찰 소환조사 당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오만함을 보여줬다”고 포문을 열었다.

조석제 본부장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법원본부는 (양승태) 자신의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의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그의 기자회견 사진에 대법원 벽돌 하나라도 담기지 않게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수막과 피켓으로 에워싸고 그리고 그의 목소리 하나라도 밖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양승태 구속의 목소리를 힘 있게 외쳤다”고 말했다.

그는 “그 투쟁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보낸 주신 뜨거운 지지와 응원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양승태 구속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에 참여해 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법원본부장을 역임한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좌)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우)
법원본부장을 역임한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좌)과 조석제 법원본부장(우)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드디어 오늘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있는 날이다. 오늘 (법원이 양승태 구속영장을 발부해) 사법부가 다시 살아날 것인지, 아니면 (영장을 기각해) 저 나락으로 떨어져서 국민의 신뢰를 완전을 잃을 것인지 결정이 나는 날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본부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몸통의 최정점에 있는 피의자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다. 임 전 차장이 구속됐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또한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며 “왜냐하면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에게 불법적인 지시를 하거나 공모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사람이 바로 양승태 본인이기 때문이다”라고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간의) 지루한 법정공방이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66%가 넘는 국민이 양승태 구속의 찬성 의견을 보내주셨다. (법원이)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법원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면 우리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내팽개침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좌측부터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김대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좌측부터 이상원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김대업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이러한 엄중한 시점에서 우리 노동조합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대국민 구속영장 촉구 의견서를 기자회견을 마치고 직접 담당 영장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비록 짧은 기간이어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의견수렴 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양승태 구속을 바라고 있다”며 “양승태 구속을 통해서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그리고 국민을 위한 법원으로 거듭 나기를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아 진행한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수차례 선창했다.

“사법적폐 정점, 양승태를 구속하라. 투쟁!”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를 구속하라. 투쟁!”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

특히 기자회견을 마친 법원공무원들은 범죄혐의 등이 적힌 대형 표지판을 들고 죄명 ‘사법농단죄’로 피의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람은 판사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구속영장청구자인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구속영장 발부 서명날인에 국민을 대표해 손도장을 찍었다.기자회견이 끝나고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이경천 수석부본부장, 서영국 부본부장이 대표로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 영장 재판부에 ‘양승태 구속촉구 의견서’와 서명결과를 전달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전 9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두에 앞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난 1월 11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가 있기 전에 이미 대법원 청사 정문 안팎에 집결한 법원본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은 “사법적폐 청산, 양승태 구속! 적폐법관 OUT!”라는 문구가 적힌 인쇄물을 들고 나왔다.

대법원 청사 안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외치는 법원본부 간부들
대법원 청사 안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외치는 법원본부 간부들

법원본부 간부들은 “양승태 구속!”이라는 플래카드와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대법원 정문 옥상과 대법원 담벼락에 올라가 주목을 받았다.

조석제 법원본부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목청 높여 반대하던 조석제 법원본부장

특히 당시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양 전 대법원장과 불과 3~4M 거리의 청사 안쪽에서 “피의자 양승태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법원을 욕되게 하지 말고,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죗값을 달게 받으라. 그것이 법원을 위한 마지막 길이다”, “여기는 당신의 죗값을 심판해야 될 법원이다”라고 목청 높여 외쳤다.

이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목소리는 조석제 법원본부장 등의 외침과 함께 뒤섞였다.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과 구속영장발부 의견서 등을 영장전담 재판부에 전달한 뒤에는,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인 구속영장 발부 대형 표지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릴레이 1인 시위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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