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24일 사법농단 의혹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과 관련 “사필귀정이다. 양승태는 죄를 인정하고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법원본부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는 이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에 대한 법원본부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2019년 1월 24일 새벽 2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법원본부는 “그동안 법원본부는 양승태 구속을 위해 많은 투쟁을 전개했다”며 “지난 2018년 11월 9일 조합원 500여명이 연가를 내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구속을 외쳤고, 2019년 1월 11일 검찰 출두를 앞 둔 양승태의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온몸으로 저지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청사 안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외치는 법원본부 간부들
대법원 청사 안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외치는 법원본부 간부들

또 “전국 법원구성원과 국민들과 함께 양승태 구속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해 법원구성원 3253명과 국민 1만 12명의 서명을 받아 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영장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법원본부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사법농단 관련자들 재판이 법원에서 진행된다.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려면 특별재판부가 요구된다. 또한 사법농단에 연루된 적폐법관에 대해 탄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런 사법농단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법원행정처에 법관 근무를 배제하는 사법개혁을 신속히 진행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법원본부는 온전한 사법개혁이 이루어지도록 앞으로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2시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5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명제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것도, 나아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사법부 71년 역사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처음이다.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석제 법원본부장은 “드디어 양승태가 구속됐다. 법원본부가 ‘양승태 구속’을 내걸고 2년 넘게 투쟁한 소중한 결과를 보았다”며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다시는 사법농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또 “헌정 사상 최초의 전직 대법원장 구속으로 인해 사법부 신뢰회복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평가했다.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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