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기자회견

[로리더]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자이기도 한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은 26일 “쿠팡물류센터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LS)는 그 와중에 이사를 나갔다”며 “적극적이고 공공연한 증거인멸인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쿠팡 블랙리스트 법률대응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최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서 고소인은 총 12명으로, 쿠팡물류센터지회 간부 및 조합원 9명과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등 언론인 2명, 근무했던 노동자 1명 등이다.

고소 혐의는 근로기준법 위반(취업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등이며, 피고소인은 쿠팡 주식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쿠팡 주식회사 대표이사(강한승, 박대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대표이사(엄성환, 정종철, 무뇨스제프리로렌스, 브라운라이언애셔) 등이다.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이 자리에서 발언에 나선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은 “블랙기업, 범법기업 쿠팡을 고소한다”며 “쿠팡은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규탄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1만 6450명, 이렇게 잘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큰 숫자”라며 “하지만 쿠팡이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쿠팡을 비호하며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서 이 숫자는 점점 더 우리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의) 광범위한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MBC를 통해서도 수없이 보도됐다”며 “쿠팡물류센터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는 그 와중에 이사를 나갔다”고 밝혔다.

쿠팡CFS는 원래 쿠팡 본사와 같은 잠실 신천동(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570, 18층)에서 문정동(송파구 법원로11길12, 8층)으로 소재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 본사와 같이 쓰고 있던 건물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갔다”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증거인멸들이 이뤄졌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성용 지회장은 “명백히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이후에 이뤄진 이사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이고 공공연한 증거인멸인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증거인멸 과정을 노동조합과 쿠팡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넋놓고 쳐다봐야 했다. 수사기관인 고용노동부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 블랙리스트) 1만 6450명의 피해자라는 숫자가 고용노동부에는 별거 아닌가 보다”면서 “아니면 쿠팡으로부터 고용노동부가 암암리에 받은 것의 액수가 그 이상이기 때문인가? 만약 고용노동부가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 부당한 압력에 놓여있는 거라면, 제발 말하라! 함께 싸워주겠다”고 꼬집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성용 지회장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올해 장례를 치렀던 고(故) 방영환 열사는 ‘가만히 있으면 고용노동부는 언제나 자본 편이고, 자본의 불법 행위는 합법’이라며 ‘하지만 노동자가 투쟁하면 진실이 드러나고, 자본은 온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고 전했다.

방영환 노동자는 택시기사로서 2023년 2월부터 임금체불 해결과 ‘완전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다 2023년 9월 26일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열흘 만인 10월 6일 세상을 떠났다.

쿠팡대책위 권영국 대표는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쿠팡 블랙리스트 수사를 촉구하는 물구나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쿠팡대책위 권영국 대표는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쿠팡 블랙리스트 수사를 촉구하는 물구나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애초에 고용노동부를 믿지 않았다”면서도 “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를 믿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행동,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찾아 나갈 것이다. 그 행동의 결과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일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 블랙리스트는 살아있다. 지난 3월 18일(월) 쿠팡 인천4센터에서 광고 문자가 왔다”며 “3월 19일(화) 오후 6시에 HUB 공정으로 출근할 수 있냐고 하길래 출근을 지원했지만, 당연히 반려됐다”고 밝혔다.

정성용 지회장은 “블랙리스트가 그렇게 당당하면 왜 PNG 리스트에 명단이 있어서 반려했다고 말하지 않는가? 어차피 반려할 거면 왜 출근할 수 있냐는 광고 문자를 보냈느냐”며 “블랙리스트에 없다는 알리바이라도 만들고 싶었냐”고 따져 물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정성용 지회장은 “쿠팡이 블랙리스트가 없다면 3월 10일, 11일, 19일, 23일 내 출근신청이 왜 반려됐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그리고 오늘부터 매일 꾸준히 지원할 예정인 나에게 마찬가지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성용 지회장은 “혼자 하지 않을 것”이라며 “PNG리스트에 올라간 노동조합 간부들과 함께할 것이다. 모두가 계속 반려됐을 때, 언제까지 블랙리스트 때문이 아니라고, 노동조합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성용 지회장 오른쪽으로 김미숙 생명안전행동 공동대표, 권영국 쿠팡대책위 대표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성용 지회장 오른쪽으로 김미숙 생명안전행동 공동대표, 권영국 쿠팡대책위 대표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 김준호 정책국장, 쿠팡물류센터지회 고양분회 홍익표 부분회장, 고소대리인 김병욱 변호사, 쿠팡대책위 권영국 대표, 장혜진 노무사, 김미숙 생명안전행동 공동대표(김용균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쿠팡대책위 권영국 대표,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김준호 정책국장, 김병욱 변호사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즉각 실시하라!”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을 즉각 실시하라!”
“쿠팡은 지금 당장 블랙리스트를 폐기하라!”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기자회견
쿠팡 블랙리스트 피해자 고소장 제출 기자회견

◆ 쿠팡 “CFS는 엄정하게 법적 책임 물을 것”

한편,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쿠팡에서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민노총과 권영국 전 민노총 법률원장은 민노총 간부가 탈취한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 자료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작하고, CFS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CFS는 관련자들을 형사 고소하여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더 최창영 기자 cc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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