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30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지금은 제왕적 대법원장 사법부의 관료화가 아니라,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먼저 지난 1월 26일 선고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에 관한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에서 재판부는 47개 피의사실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본부는 2018년 당시 사법농단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신뢰받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시키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법원본부’는 전국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성민)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무죄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복소연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법관 사찰도 유죄이고, 재판 개입도 유죄이다”
“사법농단의 정점 양승태는 유죄이고, 우리는 부끄럽다”
“과거로의 회귀는 국민이 지켜보고 역사가 심판한다”
“재판 개입도 유죄가 아니라면 그 무엇이 유죄인가?”
“과거로의 회귀는 국민이 지켜보고 역사가 심판한다”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통해 정치적 판결이 나오도록 한 것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성민 본부장은 “또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에 대한 (1심 서울중앙지법) 무죄 판결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행위이며, 대한민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승태가 무죄라면, 사법농단의 피해자들은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법원행정처는 대한민국 법원의 인사, 예산, 회계 등 주요한 사무를 관장하는 사법행정기관”이라며 “이러한 법원행정처가 비대해지고 관료화되면서 법관의 재판을 보조하는 업무 수준을 넘어 법관에 대한 감시ㆍ감독의 기관으로 기능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성민 본부장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2017년 11월 취임 후 법원행정처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의 근원지로 지목하고, 법관 관료화를 막겠다는 취지로 법원행정처 근무 법관을 30~40명에서 10명으로 줄인 바 있다”며 “그런데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 지금의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행정처 근무 법관도 대폭 증원하겠다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성민 법원본부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은) 올해 법관 정기 인사에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기 위해 추진했던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금은 제왕적 대법원장 사법부의 관료화가 아니라,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라고 지목했다.

이성민 본부장은 “법원본부는 대법원이 사법농단이라는 최후의 헌법적 행태에 대한 철저한 방성을 통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로 나가게 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법원본부장과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을 지낸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김정수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직무대리가 참석해 연대발언을 하며 사법부를 성토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