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감사 정철승 변호사는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대형 로펌에 법률의견서를 써주고 고액의 자문료를 받은 논란과 관련해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에게 권영준 후보의 변호사법 위반 등에 대해 대한변협의 입장 발표를 요구했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이자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이자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형 로펌(법무법인)에 국내소송과 국제중재 등 사건의 법률의견서 63건을 작성해 주고 18억 1563만원(세전)을 받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국회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인청특위)는 권영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를 7월 17일로 연기했다.

대한변협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는 16일 페이스북에 “대한변호사협회(대합변협)의 감사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리며, 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에게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의 고액 로펌자문료 영리행위에 대한 대한변협의 입장 발표를 요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철승 감사는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에 의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권영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김앤장 등 대형 로펌(법무법인)에 63건의 법률 의견서를 써주고 18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는데, 이 문제의 심각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한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가 로스쿨 평가를 담당하는 대한변협에 위 문제에 대한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철승 감사는 “나는 현재 대한변협의 감사인데, 박찬운 교수님의 문제 제기가 타당하고 그에 대한 대한변협의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공교롭게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사적 관계가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자제해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철승 감사는 “오늘도 박찬운 교수님과 나눈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런 사정을 밝혔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한 것임을 깨닫게 됐다”며 “권영준 후보자와 내 사적인 관계와 대한변협 감사라는 내 공적 임무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나는 공사를 혼동한 것”이라고 자성하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변호사로 활동했던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의 고액 자문료 논란과 관련해 인사청문회 전후로 잇따라 문제를 지적해 왔다.

특히 7월 14일에는 대한변호사협회에 권영준 후보자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박찬운 교수는 “변협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한다”며 제시했다.

1. 권영준 후보자의 유상의 의견서 (그가 작성한 의견서 중 일부는 그 내용이 이미 언론에 보도 되었음) 작성이 로스쿨 교수의 직무에 비추어 적절한지

2. 5년에 63건의 의견서를 작성하고 18억원을 벌었는데, 그것이 변호사법 제109조에서 말하는 비변호사의 유상의 법률사무가 아닌지

3. 권영준 후보자의 의견서 작성이 변호사법 등에 위반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향후 로스쿨 교수들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현재는 개업하고 싶어도 개업할 수 없음) 이런 식으로 사실상 유상의 법률사무를 해도, 변협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인지

정철승 감사는 “대한변협은 로스쿨의 평가를 담당하는 공적 직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비변호사의 영리적 법률사무를 금지한 변호사법 위반에 대한 유권적 해석 그리고 국가 법률제도의 중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그러므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논란에 대한 대한변협의 입장 발표를 촉구한 박찬운 교수의 요구는 타당할 뿐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철승 감사는 그러면서 “대한변협 감사로서 나는 대한변협 김영훈 협회장에게 요구한다”며 “권영준 대법관 후보의 변호사법 위반 논란 등에 관한 대한변협의 입장을 발표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변호사협회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가 7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대한변호사협회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가 7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편, 정철승 변호사(법무법인 더펌 대표변호사)는 지난 2월 27일 대한변호사협회 정기총회에서 감사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이자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이자 감사인 정철승 변호사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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