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승진적체에 답답한 법원공무원들이 대법원 청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승진적체 해소를 촉구하며 총력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9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는데,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공무원은 13년 2개월, 국가직 공무원은 16년 10개월 걸리는데, 법원공무원은 무려 19년 6개월이나 걸려 승진적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법원공무원들이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법원공무원은 지자체 공무원에 비해 6년 4개월, 국가직 공무원과는 3년 가까이 승진 기간에서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런 차이는 임금과 연금 그리고 각종 수당에서 불이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특히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막강한 권한과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으니 가진 권한과 지위만큼 책임을 지라”며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승진적체 문제 해소에 나설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7일 1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내에서 전국 지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사회 승진 양극화 최대피해자 법원공무원! 승진적체 해소 촉구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는 이 자리에 “2023 법원에서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법원본부는 “법원은 사법부 승진적체 해소 5개년 계획을 수립하라”, “법원은 2024 사법부 직제협의에서 대폭적인 상위직급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법원공무원들은 또한 “법원은 법관정원법, 양형조사관 법제화, 사법보좌관 업무영역 확대, 노동법원 설립 등 입법에 총력을 기울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지금부터 ‘공직사회 승진양극화 최대피해자 법원공무원!! 승진적체 해소 촉구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동지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시작하겠다”며 시작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오늘 기자회견을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올라와 주신 동지들과 바쁘신 와중에도 법원공무원들의 승진적체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참석해 주신 기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오늘 기자회견은 제목에 나와 있듯이 ‘공직사회 승진양극화 최대피해자 법원공무원들이 법원에서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는 울부짖음과 외침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지자체(지방자치단체)는 13년 2개월, 국가직은 16년 10개월, 법원은 19년 6개월이다. 이게 뭔 숫자인지 아십니까? 9급에서 6급까지 승진하는데 부처별로 걸리는 기간”이라고 밝혔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상원 사무처장은 “법원공무원들은 지자체 공무원에 비해 6년 4개월이, 다른 국가직 공무원과는 3년 가까이 승진이 늦다”며 “이런 차이는 임금에서, 연금에서, 각종 수당에서 불이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고물가, 고금리, 실질임금 감소, 민생 파탄으로 살기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법원공무원들은) 승진에서도 다른 공무원에 비해 너무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법원공무원들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법원공무워들의) 승진적체를 해소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다”며 “상황이 이 지경에 된 데에 대한 책임이 법원 수뇌부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고 지목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지금 윤석열 정권의 전방위적인 탄압으로 동지들이 죽거나 다쳐가고 있다”며 “양희동 열사가 돌아가셨고, 금속노조 조합원은 머리가 터지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상원 사무처장은 또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까지 온갖 폭거를 벌여나가고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더욱 강건한 연대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진보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함께 투쟁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승진적체 해결하라!”

이어 이상원 사무처장은 “이번 투쟁을 책임지고 있는 법원본부 투쟁의 구심점 이경천 본부장님으로부터 여는 말씀을 들어보겠다”며 마이크를 넘겼다.

이경천 법원본부장(법원공무원노조위원장)
이경천 법원본부장(법원공무원노조위원장)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법원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현장 발언이 있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먼저, 법원공무원 계장급을 대표해서 현재 7급 계장으로 형사합의과에 근무하고 있고, 인천지부에서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태언 동지로부터 현장의 민심을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인천지방법원 형사합의과에서 근무하는 임태언 계장을 소개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계장의 발언이 끝나자 이상원 사무처장은 “지금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래서 승진적체 해결 방안으로 법원에 여러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보면 법관들은 법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 하고, 공채 사무관들은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고, 또 알량한 집행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상원 사무처장은 “제가 느낀 것은 과연 이 사람들이, 우리 후배들의 승진적체의 절절한 마음을 알기나 할까. 잘 나가는 사람들이다. 9급으로 4~5년 이상 근무해 봤을까요. 승승장구했던 사람들이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고, 그냥 노동조합에서 또는 후배들이 요구하고 있으니 하나의 업무로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단체교섭 분위기를 전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제가 대법원장이라면, 제가 법원행정처장이라면, ‘내년도 1년 연봉 안 받겠다. 대신에 지금 법원의 승진적체가 이런 상황이니, 법원 정원을 더 책정해 달라’는 요구를 가지고 진정성을 가지고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겠다”며 “그런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자신들의 기득권은 전혀 내려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직격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투쟁이 더욱 강도 높고 분노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못 살겠다. 분노한다. 승진적체 해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이상원 사무처장은 “다음은 실무관들을 대표해서 현재 등기조사과에 근무하고 있고, 대전지부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하동준 동지로부터 현장의 쓴소리를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대전지방법원 등기조사과에서 근무하는 하동준 실무관을 소개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어 이상원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두 분의 동지들로부터 간절하고 절절하며, 가슴 깊이에서 끓어오르는 현장의 민심을 들을 수 있었다”며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의 이번 투쟁이 얼마나 정당한지, 그리고 이렇게 심각한 상태에서 빠져 있는 상황에서 법원본부가 얼마만큼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해야 되는 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기자회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이에 우리의 분노를 표출하고, 우리의 요구를 법원 당국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승진이 죽었다’는 검은색 천막을 찢고, ‘승진을 살려내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나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승진이 죽었다 퍼포먼스
승진이 죽었다 퍼포먼스

법원본부는 퍼포먼스 후에는 “2023년 법원에서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다음과 같은 1만 조합원의 핵심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은 법원본부 이정윤 서울북부지부장과 최자성 광주지부장이 했다.

이상원 사무처장은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다른 기관의 공무원만큼이라도 우리 법원공무원들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동지들, 이게 과도한 요구입니까? 이게 무리한 요구입니까?”라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상원 사무처장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사회적 약자다. 권력도 없고, 돈도 없다”며 “오로지 신념과 양심, 우리 조합원들에 대한 한없는 동료애와 동지애에 기초해서 활동할 뿐”이라고 말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은 “반면에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어떻습니까? 막강한 권한과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가진 권한과 지위만큼 책임집시다! 책임질 의지가 없다면, 그 권한을 노동조합에게 넘기세요. 그 정도의 권한과 힘이 법원본부에 있다면, 우리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참석자들이 화답했다.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이상원 사무처장은 “동지들, 오늘부터 장장 3개월 간의 기나긴 투쟁이 시작된다”며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 생각하며, 우리 옆에 있는 동지들과 손잡고 힘차게 투쟁해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법원공무원들은 대법원 청사에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
“대법원장, 행정처장 승진적체 해결하라!”
“못 살겠다 분노한다. 승진적체 해결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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