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로리더] 법원에서 7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임태언씨가 7일 대법원에서 계장급 법원공무원을 대표해서 승진적체에 짓눌린 동료 선후배들의 사기 저하 실상을 전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승진적체 해소를 호소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이날 1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내에서 전국 지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사회 승진 양극화 최대피해자 법원공무원! 승진적체 해소 촉구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법원본부는 이 자리에 “2023 법원에서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법원본부는 “법원은 사법부 승진적체 해소 5개년 계획을 수립하라”, “법원은 2024 사법부 직제협의에서 대폭적인 상위직급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법원공무원들은 또한 “법원은 법관정원법, 양형조사관 법제화, 사법보좌관 업무영역 확대, 노동법원 설립 등 입법에 총력을 기울여라”고 촉구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기자회견 진행하는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일선 법원 현장에서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일하고 있는 동지들의 현장발언을 들어보겠다”며 “계장급 법원공무원을 대표해서 현재 7급 계장으로 형사합의과에서 근무하고 있고, 법원본부 인천지부에서 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태언 동지로부터 현장의 민심을 들어보겠다”고 소개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이다.

마이크를 잡은 법원본부 인천지부 임태언 부지부장은 “전국에서 한달음에 달려오신 지부장ㆍ사무국장님,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태언 부지부장은 “정말 화난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삶의 낙이 없다”며 “웃음과 활기가 없는 지금 전국 대부분의 법원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는 심정”이라고 승진적체로 짓눌린 법원공무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부지부장은 “왜 그런지는 법원행정처가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아니, 알면서 그냥 넘어가는 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면서 “바로 승진적체 문제”라고 법원행정처를 직격했다.

임태언 부지부장은 “서두에서 이상원 사무처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2021년 기준으로) 9급 서기보로 입사해 6급 주사까지 승진하는데 지방자치단체는 평균 13년 2개월, 국가직공무원은 평균 16년 10개월인데 반해, 법원사무직렬은 무려 19년 6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임태언 부지부장은 “단순한 수치로 봐도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리 법원은 지금 7급 주사보 근속 승진은 몇 해 전부터 있어 왔고, 이제는 8급 서기 승진도 5년 6개월 근속승진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부 임태언 부지부장은 “이러니 법원 최일선에서 재판업무, 민원업무에 근무하는 선배ㆍ후배님들에게는 우리 법원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직장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승진적체에 따른 법원공무원들의 사기 저하를 지적했다.

임태언 부지부장은 “지난주 인천지부장과 함께 현장순회를 돌았다”며 “현장순회를 돌면서 본 우리 선후배님들의 얼굴 표정은 활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부지부장은 “현장순회 하면서 선후배님들 얘기를 듣고 있으니, 우리가 죄인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직장생활이 어떻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임태언 부지부장은 “그간의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는 작년 98명의 증원이라는 성과를 달생했다. 그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의 승진적체가 된 시기 그리고 인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라고 지적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법원본부 인천지부 임태언 부지부장은 “(법원행정처가) 올해도 기획재정부와 직제협의를 시작했다”며 “노동조합에서 그간 진행해온 승진적체 해소를 위한 일련의 사업 양형조사관 법제화, 사법보좌관 업무영역 확대, 노동법원 설립 법안 등의 입법 발의 사업, 전국국가직공무원 연석회의 건설 후 대정부투쟁, 대국회사업 등 노력만큼 (김명수) 대법원장님,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님, 기획재정부와의 직제협의에 사활을 걸고 임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부지부장은 “(일선 법원) 현장에서의 우리 동료 선후배님들의 승진적체 해소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하면서도 “직제협의가 끝나는 순간까지 저희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부지부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인천지부에서 5월 1일 노동절 3행시 짓기 공모전에서 입상한 조합원의 사행시를 하나 소개해 드리고, 발언을 마치고자 한다”며 “승진적체에 관한 것”이라며 소개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이경천 법원본부장,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승 : 승진을 하기는 했는데
진 : 진짜 너무 오래 걸린 거 알지?
적 : 적금을 하나 들고 싶은데
체 : 체념하고 살아야겠네.

인천지방법원서 근무하는 7급 계장 임태언 법원공무원

임태언 부지부장은 “지금 (승진적체에 고단한 법원공무원)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인 것 같아 소개했다”며 마무리했다.

이날 참석한 법원공무원들은 이상원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승진이 죽었다. 승진을 살려내라!”
“못 살겠다. 분노한다. 승진적체 해결하라!”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승진적체 해결하라!”

이날 법원본부 집행부는 승진적체에 대한 법원공무원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승진적체 해소 요구를 법원 당국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경천 법원본부장, 박대준 2030위원장 등이 “승진이 죽었다”라는 대형 검은색 천막을 뚫고 나오며 “승진을 살려내라”는 외침이다.

한편, 법원본부는 현장에서 고통받는 조합원들을 생각하며 이날부터 앞으로 3개월 동안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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