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법원공무원 김동규 법원본부 수원지부장은 법원행정처가 사무관심사승진제도 설명회를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 시간에 어떤 법원직원이 참여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이에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그 시간에 설명회를 진행하려면 접수계 계장님들, 실무관님들 모두 참석하라고 하고, 민사접수는 민사재판장 중 한 명, 형사접수는 형사재판장 중 한 명, 신청접수는 신청 판사 중 한 명, 집행접수는 집행과장 중 한 명을 세우라”며 “그래야 많은 법원직원들이 참석할 수 있다”고 법원행정처에 제안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이 현장 발언하고 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이 현장 발언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1월 3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시대역행! 공무원 줄 세우기! 청탁문화 유발! 공공성ㆍ사법서비스 무너뜨리는 독재적 승진제도 도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진행하는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
기자회견 진행하는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공무원노조, 법원노조)이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은 법원본부 이상원 사무처장이 사회를 진행했고, 이경천 법원본부장이 규탄 발언을 했다. 또 복수연 법원본부 수석부본부장과 전국 지부장들이 참석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2020년 6월 제7차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사무관 시험승진제도를 폐지하는 결정을 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시험승진제도에 대한 폐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결정에 수긍하는 입장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가장 객관성 있는 시험승진제도에 대해서 보완하는 제도, 공정성 있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승진제도가 곧 생겨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그리고 2025년부터 사무관 시험승진제도가 폐지되고, 심사승진제도가 도입되면서, 그 과도기적으로 실시한 실질평정과 특별승진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발생했다”며 “전국 모든 법원에서 ‘특별승진에 객관성이 많이 떨어진다. 어떻게 이런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냐’ (비판이 쏟아졌고), 특히 수원법원에서 이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실제로 법원공무원단체인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가 시대착오적인 승진제도를 일방적으로 도입하려고 한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추진하는 승진제도의 핵심은 ‘실질평정’과 ‘특별승진’이다.

법원본부는 “실질평정은 일 잘하는 직원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인데, 성과를 낼 수 없는 법원 업무 특성상 사실상 관리자에게 줄 서기 문화와 청탁이 횡횡할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법원본부는 또한 “특별승진도 수년간 민원 업무를 하는 직원이 아닌 특정 보직에 근무한 직원이 승진을 독식한 것을 보면, 승진이 곧 특혜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법원본부는 “문제는 사법부의 공공성과 사법서비스가 이러한 승진제도로 엉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승진을 위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관리자에게 줄 서기 문화가 횡횡하고 민원업무를 기피하는 직원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현장발언에서 “이 문제가 발생하고 저는 모든 법원직원들에게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리고 작년 7월부터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이번 설 전에 법원행정처에서 (사무관심사승진제도) 설명회를 한다고 하길래, 제가 설명회 안을 자세하게 살펴봤다. 가장 먼저 ‘불가’라는 빨간 글자가 보였다. (법원본부) 조합원 참여를, 노동조합 참여가 ‘불가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어이 없어 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공정성이 담보 돼야 되고, 수용성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우리 노동조합 참여가 보장되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법원행정처가) 그 의견을 토대로 안을 만들어 나아가야 되는데, 빨간 글씨로 ‘불가’가 써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지역별ㆍ법원별 안배’, 이 내용도 빨간 글씨로 ‘불가’라고 쓰여있었다”며 “도대체 이게 뭐지. (법원행정처가) 왜 이렇게 독단적으로 결정하려고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며 “(법원행정처가) 1월 31일 부산고등법원을 시작으로 고등법원 단위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사무관심사승진제도)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한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지만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민원인이 가장 많이 오는 시간이다. 그리고 민사재판이든 형사재판이든 가장 많은 재판, 또 쟁점이 될만한 사안들을 재판을 하기 때문에 증인심문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다.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법원행정처를 꼬집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그 시간에 설명회를 하면) 누가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냐. 가장 바쁜 시간에 법원 접수실을 비워 놓고, 재판을 비워 놓고 설명회에 참석하라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따졌다.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현장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지부장은 “재판을 진행하는데 해당 재판장이 피고인, 변호인을 대상으로 ‘여러분 오늘은 참여관, 실무관들의 가장 중요한 사무관 승진제도를 들으러가야 하기 때문에 휴정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된다는 말씀입니까”라며, 또 “띵동 ‘10번 민원이 오세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저희가 사무관승진제도 설명회에 참석해야 되기 때문에 돌아가셔야 됩니다’ 이렇게 해야 됩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법원행정처가) 누구를 대상으로 지금 (사무관승진제도) 설명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저희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동규 지부장은 “제가 (법원직원 대상으로) 총 6회의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설명회를 진행했다”며 “(법원행정처가 그 바쁜 오후 시간에)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려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특히 “만약 법원행정처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사무관승진제도 설명회를 진행하고 싶다면, 해당 법원 모든 재판 휴정하도록 공문 시행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현장 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현장 발언하는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설명회를 진행하려면 접수계 계장님들, 실무관님들 모두 참석하라고 하고, 민사접수는 민사재판장 중에 한 명, 형사접수는 형사재판장 중에 한 명, 신청접수는 신청 판사 중에 한 명, 집행접수는 집행과장 중에 한 명을 세우고 그렇게 공문을 시행하도록 해 달라”며 “그래야 많은 법원직원들이 참석하고, 법원행정처와 노동조합이 서로 같이 의견 나무고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법원본부 김동규 수원지부장

김동규 수원지부장은 “법원행정처는 (사무관심사승진제도에) 조합원 참여, 노동조합 참여, 지역별ㆍ법원별 안배를 고민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원행정처
법원행정처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가 2025년부터 사무관시험승진제도를 없애고, 심사승진과 특별승진만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전국 7개 법원에서만 설명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3월에 안을 확정하겠다고 한다”며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졸속적이고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에 사무관승진제도 개선에 대해 노사 동수의 논의기구를 구성해 대화하고 논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백장수 서울중앙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백장수 서울중앙지부장, 송우용 대전지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

이경천 법원본부장은 “법원본부는 이 사안을 법원행정처장이나 차장 퇴진으로 끝날 사안으로 보지 않을 만큼, 매우 엄중한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며 “법원의 건강하고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망가트리는 것은 사법부를 망가트리는 것이며, 이 피해는 고스란히 법원구성원들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이상원 법원본부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민주적인 사법행정 실시하라”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인 승진제도 철회하라”
“사법부가 무너진다. 노사 합의 실시하라”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저작권자 © 로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